1. 내 품에 들어온 족제비 한 마리
아윤이를 품었지만 딱히 태몽이랄 것이 없었다. 30주 가까이 되어 만삭에 가까운 시기까지도 할머니가 꿔준 꿈도, 엄마가 꾼 꿈도 뭔가 확 와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꿨다. 옷방에 옷들 사이사이로 족제비 한 마리가이리 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섭거나 낯설지 않았다. 그 순간, 그 족제비가 내 품으로 쏙 안겨들었다. 자연스럽게 나는 그 족제비를 품었다. 그리고 나는 말했다.
“얘는 내가 진짜 잘 키울 거야. 내가 진짜 잘 키워야 해.”
처음 보는 족제비를 품고, 나는 다짐했다. 그리고 잠에서 깬 나는 “이건 아이에 대한 태몽이구나.” 하고 확신했다.
임신 생활 동안 나는 30주 가까이 입덧을 했다. 입덧약을 끊지 못할 정도였다.‘얼마나 대단한 녀석이 나올까?’ 궁금했다.
사실 아윤이는 결혼 5년 만에 기다리고 또 기다려 만난, 너무 소중한 아이였다. 지독한 입덧에도, 나는 임신 기간이 정말 행복했다.
코로나 시기라 외출도 쉽지 않았고, 초반엔 남편에게 좋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내 머릿속에서 임신 기간은 그저 해피(Happy)했다.
행복한 임산부였던 나에게 아윤이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작은 존재였다. 내가 무조건 지켜내야 할, 나의 작은 아이. 꿈속에서 족제비를 품으며 다짐했던 그 말처럼 나는 이 아이를 무조건 지켜내리라 다시 다짐했다.
내 인생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아이는 나를 구하러 온 족제비일지도 몰라.’
이 조그마한 생명이 내게 건넨 손은 작고 여렸지만 그 손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아윤이가 내 품에 들어온 날부터,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나는 ‘엄마’였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다시 태어났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