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생물학적인 나이가 40이 지난지 100일 좀 넘게 지난 것 같다. 나는 만40, 아이는 만4세. 그 사이에 나는 큰 변화랄건 없었지만 새로이 알게 된 몇가지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다.
1. 대통령 후보에 출마할 수 있다. 대통령은 만40이 넘어야지만 할 수 있단다. 30대 젊은 대통령은 아예 불가능했던 것. 다른 나라도 그런가?
2. 건강검진에 위내시경이 포함되었다. 내시경 무서운데 요즘은 코로 한다더라. 나보다 먼저 40을 넘긴 짝꿍님이 덤덤하게 말해서 더 무섭. 그만큼 40짤은 건강에 위험 요소가 많아진다는 얘기.
3. 이제 앞으로 신진 예술가 지원 및 국가지원 청년 지원 그런거 못 받음. 나이제한에 걸린다. 그래서 한 공연장 pd님은 40대 예술가가 버티기 제일 어렵다고 했다. 물론 어떤 분야든 나랏돈으로 버티기 전에 자립할만한 컨탠츠가 있다면 괜찮겠지만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은 떨어져나가겠지요.
40대는 자기 얼굴에 책임질 나이라고 한다. 나도 모르게 찌푸린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남는다. 내 습관, 마음가짐이 피부에 고스란히 새겨지는 무서움…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이제 늙어감을 인정하게 되는 나이, 진정 운동이 생존이 되는 나이 같다. 아이 옆에 찍힌 구부정하고 주름진 얼굴에 깜짝깜짝 놀란다. 운동이든 피부과든 관리 잘 된 사람들은 여전히 팽팽한데, 관리를 안 하게 되면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40인 것 같다.
공자는 40의 나이를 불혹이라 하여 세상 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고 하였다. 시대가 많이 바뀌고 그 나이대에 요구하는 바는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쥐뿔도 없으면서 치기어렸다면, 이제 시간이 주는 경험치와 자기 분야에서 쌓인 내공으로 마음의 안정이 생긴 건 사실이다.
40대의 뇌는 더욱 정교해지고 기능이 향상된다고 한다. 나뭇가지의 세세함을 보는 능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숲을 보는 능력은 커진다고 한다. 그 동안의 경험들 지식들이 총체적으로 더해지면서 복잡한 와중에 핵심을 뚫는 능력은 강화된다고 한다. 와, 그야말로 최고의 능력치를 발휘하는 때가 아닐까.
거기에 더해 사회적 위치 경제력까지 더하면 그 틈이 더욱 갈라지는 시점이 40이 아닌가. 30대까지는 비슷한 것 같은데 다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50대, 60대 격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길게 하려면 주거나 생활의 안정이 필요충분조건.
아, 앞으로 60년은 어떻게 살어… 무병장수, 숨겨진 부자가 내 꿈. 여러분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