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 Lake, USA
다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다. 그저 좋은 추억으로 남겨 두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다시 돌아온 것이 화근인 것만 같다.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 이걸 '후회'라고 하던가. 난 살면서 그다지 후회를 해 본 기억이 없다. 그저 충실하게 현재를 살았을 뿐.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아니 다른 선택을 한다 해도 어차피 운명은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이건 타고난 운명에 순응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적어도 운명을 바꾸려면 10년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완전히 뒤바뀌리란 생각은 없다. 그저 순간순간이 쌓여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고, 그놈의 선택이란 건 순간이 쌓인 내가 하는 것이니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았다. 캐리비안 해적 2에 나오는 첫 장면, 하얀 소금밭 위에 표류된 잭 스페로우의 플라잉 더치맨, 상상한 그대로였다. 여기다 여기!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희한한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새하얀 소금호수 위를 달리는 그 맛은 어떻게도 설명할 길이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 새하얀 소금 평야. 달리는 자동차 바퀴의 그 부드러운 감촉, 핸들을 돌릴 때의 그 느낌은 마치 손가락으로 부드러운 생크림을 휙 떠서 맛보는 듯 달콤하고 촉촉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너와 함께 한다는 사실이 황홀했다.
그래. 너무 좋은 것이 문제였다. 다시 찾은 것이 그야말로 에러였다. 그것이 뜨거운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라는 것도. 새하얀 소금은 호수에 녹아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찰랑찰랑 발 밑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는 호수를 보며 허망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소금호수였다고 위로하면서 발길을 돌리고야 말았다.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 터지고 멍들며 헤어진 연인도 헤어진 이유는 퇴색되고 아름다운 추억만 떠올라 잊지 못하듯, 돌아가신 부모님께 못 해 드린 후회 때문에 가슴을 치듯. 하지만 그때 그 순간, 뜨거운 태양과 짠내음, 태양에 반사된 눈부신 소금호수, 그리고 사랑하는 그대. 그러니까 타이밍 기가 막힌 그 순간 만이 만들어내는 치열한 아름다움이 다시 돌이킨다 해도 똑같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사람의 순간이 기억을 만들고 그것을 주관적인 감상으로 추억하게 한다. 그래. 그 순간은 그대로 두는 게 더 빛날지도 모르겠다. 떠나간 애인을 추억하되 붙잡지 않는 것처럼. @2014 Salt lake, Utah,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