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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탈 Aug 11. 2021

제조스타트업 G 이야기

정도를 가는 탁월함

경험으로 확신하는 제품기획에 대한 내 기조는 완벽한 제품은 어렵지만 소비자 기대치를 뛰어 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작고 사소해보이는 것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고 컨셉을 강하게 만드는 버전업을 쉬지 않고 거듭해야 한다. 말이 쉽지 실제로 그걸 해 내는 곳은 흔하지 않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인연이 된 한 스타트업이 내가 해주는 조언을 놀랍게도 하나씩 모두 해결해 나가고 있다.


소비자로서 느끼고 마케터로서 분석한 점을 무자비한 솔직함으로 전달하고 반영하게 해야만 제품을 최고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약간의 찜찜함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얘기하면서도 과연 이걸 다 해결할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로서의 아주 작은 불편함과 찜찜함은 기업으로서는 해결할 만큼 큰 문제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러다보니 그걸 해결하기보다 무시하고 다른 중요한-뭔가 있겠지만- 일들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숙제를 다 하고 연락을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전 제품보다 훨씬 좋아진 것을 내놓는다.


앱서비스라면 공장부지니, 원재료니 하는 헤비한 실물자산의 부담에서 자유롭게, 신속하게 업그레이드도 다양화도 가능하다. 물론 개발할 사람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와 대비해 그들은 사람 외에 너무 많은 실물 자산을 필요로 한다. 제품을 만들려면 사람과 돈과 부동산과 설비와 원재료와 노하우..말도 못하게 많은 것이 필요한데 거기에 더해 관리도  비즈니스 대비  배는  어렵다. 제조업에서 관리역량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어려움을 겪을  있기에 스타트업이니 관리역량  떨어져도 된다는 말을 절대  수가 없었다. 오히려 좋은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는데, 아무나 사람을 데려다 놓는다고 뭔가 척척 되는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제품이 현재 시장 최고라고 광고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건 제품기반 스타트업에게 너무 귀찮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손뼉 쳐 주는 것이다.


더구나 컨셉을 흔들지 않으면서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선택은 왠만해선 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업그레이드 제품은 창업의 파운딩 컨셉을 지키면서 막다른 골목을 뛰어 넘은 돌파구가 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면서 이 정도에서 타협해도 되겠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아마 매일 수백번도 더 들었을 것이다. 난 내심 그들이 타협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다음번에 내게 연락할 때 그게 어려워서 결국 이렇게 하기로 했어요라며 본질을 박살냈다고 고백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 회사의 지독한 정공법에 박수를 보낸다. 제대로 된 제품기획은 컨셉 몇방울과 미끈하게 빠져나가는 광고문구로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첫 투자계약을 했고, 아마존에도 제품을 보내고 있다. 고생스럽지만 무소의 뿔처럼 혼자 뚜벅뚜벅 정도를 가는 그들을 응원한다.


앞으로도


#그람컴퍼니 #카사바블랙 #친환경고양이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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