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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다미 Dec 16. 2021

김밥 한 줄

먹는 사람에겐 간편한 김밥 한 줄..

주부가 되고 나서야 김밥 한 줄이 간편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간편한 김 밥 한 줄을 위해 야채부터 고기까지 여러 가지 재료를 준비해야 하고

재료 손질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먹는 사람에겐 간편한 김밥 한 줄이 만드는 사람에겐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문득 우리 인생도 김밥 한 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을 보면 이미 완성된 김밥 한 줄처럼 쉬워 보이는데,

내가 그곳에 가고자 하면 장보는 것부터 쉽지 않음을 느낀다.



공부 잘하는 사람을 볼 때도 

좋은 시험 점수를 받기 위한 당사자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결과로 평가하기에 우수한 성적을 가진 사람을 머리 좋은 사람으로 묶는 경우도 생기는 듯하다.

물론 머리가 좋게 태어났을 수도 있지만 남들보다 적게 자고, 적게 즐기며 쌓아온 노력의 흔적들이 쌓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를 이룬 사람이라면, 성공의 문턱에 서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은 김밥 재료를 고르는 것보다 훨~씬 정성을 다하며 고통을 감내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엔 김밥 한 줄 먹는 것과 같이 쉽게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쉬운 단어 하나로 그들을 묶어버리기도 한다.

'금수저'

그들이 정말 금수저이든..

자수성가이든..

자신의 노력이든 부모님의 노력이든..

누군가의 피나는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그들이 피눈물을 쏟으며 성장할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생각하니 부끄러워진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김밥을 말 준비를 하고 있다.

김밥 재료를 얼마나 준비했을까?

장을 보고 있는 상황인지..

김밥을 싸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인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김밥을 싸는 날이 오겠지..

나의 김밥이 한 줄도 옆구리가 터지지 않게..

참치김밥, 소고기 김밥, 돈가스 김밥처럼 스페셜한 김밥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쌓고 싶다.





작년 9월 9일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비상하기 위해 숨죽였던 2020년, 그리고 바쁘게 달려왔던 2021년 

열심히 공부하고 나누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맛있는 김밥을 상상하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 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思心있는 여자의 '나'를 만나는 생각 여행이라는 전자책을 써서 승인받았고,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작년에는 김밥 재료를 준비했고, 올해는 재료 손질을 했더니 마지막 달에 김밥을 쌀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만든 김밥을 맛있게 먹어줄 사람을 찾아야 할 때이다.


'산 넘어 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무언가 해결했다 싶으면 다시 일이 생긴다는 속담이지만 나는 이 속담이 좋다.

다시 할 일이 생겼다는 사실은 나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오늘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이 말을 속으로 되뇐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게 주신 모든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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