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은 정적과 긴장감으로 가득 찬 가운데,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새로운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배심원 여러분. 지금까지 밝혀진 학대와 범죄 외에도, 우리는 피고인 홍선숙 씨와 피해자 김유진 씨의 아버지 고 김진혁 씨가 공모하여 과거 김유진 씨의 친어머니, 고 이슬기 씨를 살해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계획적인 범죄였습니다."
검사는 설명과 함께 스크린에 증거 자료를 띄웠다.
"이 자료는 고 이슬기 씨가 사망한 당시의 사고 현장 사진과 부검 보고서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사고로 처리되었지만, 최근 기술로 재분석한 결과, 외부의 힘에 의해 발생한 상처가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기록에 따르면, 김진혁 씨와 피고인이 사건 발생 직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어 검사는 당시 홍선숙의 통화 기록과 김진혁의 은행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사건 발생 전날, 피고인과 김진혁 씨는 수차례 통화했고, 김진혁 씨 계좌에서 의심스러운 금액이 피고인 계좌로 이체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이슬기 씨의 사망을 전후로 이루어진 거래로, 두 사람이 공모한 정황을 뒷받침합니다."
검사의 발표가 끝나자 방청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몇몇 방청객은 충격에 입을 틀어막았고, 홍선숙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검사의 말을 들은 유진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기억 속 따뜻한 엄마의 모습은 친엄마, 고 이슬기 씨였으며, 홍선숙이 아버지와 결탁해 엄마를 살해했음을 깨닫는 순간, 이루 말할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폭발했다.
"그럴 리 없어요!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유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울음을 터뜨렸다. 법정 경위가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가섰지만, 유진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아 도훈이 다가가 그녀를 꼭 안으며 차분히 달랬다.
홍선숙의 변호인은 즉각 반박했다.
"검사의 주장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이슬기 씨의 사망 사건은 이미 사고로 종결되었고, 이 증거들은 시간이 너무 오래된 자료에 기반하고 있어 신뢰성이 부족합니다. 특히, 당시 통화 기록과 거래 내역이 단순한 우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변호인은 홍선숙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주장하며 증거의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피고인은 김유진 씨를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녀가 과거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주장은 허위이며, 명확한 물증이 없다면 이는 피고인의 인격을 공격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검사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피고인의 알리바이와 일치하지 않는 정황 증거가 있습니다. 당시 피고인은 사고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목격자가 피고인이 사고 당일 이슬기 씨의 집 근처에서 목격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사건 후 이슬기 씨의 보험금 수령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문서도 확보되었습니다."
재판장은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진정시키며 이날 공판을 정리했다.
"오늘 우리는 매우 중대한 새로운 증거와 주장을 확인했습니다. 배심원들은 제출된 증거와 증언을 신중히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피고인과 변호인 측은 추가로 반박할 증거와 주장이 있다면 다음 공판에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공판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재판 마지막 날까지 홍선숙의 변호인은 증거를 부정하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검사는 홍선숙의 과거 금융 기록, 보험금 수령 내역, 그리고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며 그녀의 범죄를 낱낱이 폭로했다.
"피고인은 김유진 씨의 사고와 김진혁 씨의 죽음을 통해 수억 원의 보험금을 챙겼으며, 이는 그녀의 모든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또한 의붓남매인 홍선우와 친족관계인 김혜수를 살해하고 현 배우자 박재현을 살해하려 한 증거자료들을 제출합니다."
홍선숙은 점차 당황하며 자신의 죄를 숨기려 했지만, 쏟아지는 증거들 앞에서 점점 무너졌고, 재판 마지막 날, 홍선숙은 살인, 아동 학대, 보험사기 등 모든 혐의가 인정되었으며, 특히 가족 및 친족살해 등이 인정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유진은 재판이 끝난 뒤 도훈과 함께 법정을 떠나며 눈물을 흘렸다.
도훈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다정히 말했다.
"유진아, 이제부터는 좋은것만 보고, 즐거운 일만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 그래줄 수 있지?"
유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날의 고통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