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만들 때 개인적인 이야기는 어디까지 꺼내는 게 좋을까?
오늘 할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작고 미묘한 부분입니다.
바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어느 선까지 꺼낼까 하는 것이죠. 나의 생각뿐 아니라 감정 상태, 과거의 일화, 일상 등을 콘텐츠에 얼만큼 섞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의외로 콘텐츠를 못 만들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이 되는 녀석입니다. 오늘은 Q&A 형식으로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Q. 콘텐츠 만들 때 개인적인 이야기를 꼭 해야 할까?
제 답변은 '안 해도 된다'입니다.
실제로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정보성 콘텐츠만 발행하는 채널도 많잖아요.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으는 계정이라든지, 책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계정이라든지 말이죠.
콘텐츠 마케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장기적·정기적으로 같은 주제의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여 잠재 고객의 신뢰를 얻고, 그들과 소통하며 상품을 제작·개선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잠재 고객의 신뢰를 얻고, 소통할 수 있다면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는다면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더 쉽고, 신뢰도 더 빨리 얻을 수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식물을 잘 키우는 법'이라는 주제의 콘텐츠라고 할 때 객관적인 정보만 넣어도 좋지만 실제 자신이 키워보며 느꼈던 것을 함께 넣는다면 공감이 더 잘 되겠죠.
Q. 그렇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는 어디까지 꺼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꺼내든 간에 제 기준점은 '불편하지 않은 부분까지'입니다.
저 역시 드러내기 편한 내용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내용이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내용까지만 콘텐츠에 담는 편입니다.
예전엔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불편한 부분까지 꺼내봤는데 그 콘텐츠가 저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마음을 많이 관찰하는 편이에요. 어느 선까지 괜찮은 지 보기 위해서요.)
Q. 내 생각, 느낌, 감정이 매일 달라지는데 이걸 전부 콘텐츠에 담아도 괜찮나?
네, 특히 아직 콘텐츠 발행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면 이야기를 편하게 꺼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맥락을 모른다는 것
그냥 '오늘 너무 힘들다.', '우울하다', '짜증난다'와 같은 감정을 툭하고 써놓거나 생각이 바뀔 때마다 적는다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의아함만 느낄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가 쌓이면 사람들이 선뜻 다가오기 어렵겠죠.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적어도 '왜'라는 이야기는 필요합니다. 왜 우울하고, 왜 힘든지, 왜 생각이 바뀌었는 지 설명해주는 작업이요.
Q. 콘텐츠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지난 몇 년 동안 콘텐츠를 만들며 느낀 것은 '콘텐츠에서 보이는 나'와 '실제의 나'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 커질수록 좋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몇 달 전 종영한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행복한 척 하지 말기, 불행한 척 하지 말기, 자신에게 정직하기…."
저는 이 말이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콘텐츠에 나의 삶을 100% 담을 수는 없습니다. 일정 부분 편집 하게 되니까요. 어떻게 누군가의 계정을 보고 그 사람의 삶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죠.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것처럼 말하거나, 불행하지 않은데 불행한 척 하거나, 내가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하거나, 내가 해봤는데 하지 않았다고 하면 간극이 커지고, 커진 간극은 이내 나의 몸과 마음을 잡아먹더라고요.
개인 스토리를 잘 풀면 어떤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와 개인적 이야기의 비율은 몇 대 몇이 좋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비즈니스 이야기와 어떻게 연관시키면 좋다 등등
일종의 법칙처럼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콘텐츠 만들 때 이런 걸 떠올리며 만들기는 해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나만의 감을 잡는 거잖아요. 이 감을 잡기 위해서 결국 많은 연습을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고, 또 배우는 작업이 필요하겠지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