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선택하면 좋을까?
나는 2018년 8월 홍콩대학교의 MBA 과정을 시작하였고,
Part time MBA로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며, 2020년 2월에 모든 수업을 수료하였다.
올해 11월에 졸업식만을 남겨 두고 있는데, 한국에 있는 지금 졸업식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대학원을 선택하며 고민한 과정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아직 일반 대학원과 MBA사이에서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고민의 시작 (2013년 9월 9일)
2013년 6월에 처음 회사생활을 했지만,
3개월이 지난 후부터 딴 궁리를 저렇게 했었다 ㅋㅋ
(한 귀퉁이에 창업도 있네?)
물론 많은 신입들이 처음 회사 생활 시작하면,
맨날 혼나고 하는 건 엑셀 돌리는 거밖에 없으니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라는 회의감이 들기 쉽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저렇게 동그라미를 많이 그리고,
여러 가지 옵션을 써보고,
어디로 나아갈지 고민을 해보았던 것 같다.
그때 처음 MBA와 일반 대학원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고민 (2014년 7월 9일)
회사생활을 시작한 지 2년 차가 되어가면서 대학원에 대해서 한 겹 더 깊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유학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고려한 옵션은 2가지였다.
해외 일반 대학원 VS 해외 MBA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특화된 일반대학원과 경영대학원으로 유명한 대학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일반 대학원을 갈 것인가, MBA를 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두 과정 모두 장, 단점이 분명하다.
일반 대학원
장점:
1. 내가 스페셜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분야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2. 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MBA보다 낮다.
3. 비용은 상대적으로 MBA보다 저렴하다.
단점:
1. 한 분야에 특화된 공부이므로, 졸업 후 내가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을 때 오히려 장벽이 될 수 있다.
2. 파트타임 과정이 거의 없어, 회사를 그만두고 다녀야 한다.
3. 실무적인 지식보다는 이론을 많이 배우고, 커리어 서비스는 MBA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MBA
장점:
1. 제너럴 하게 배울 수 있으며, 회사에서 승진 혹은 커리어 변경을 원할 때 디딤돌이 된다.
2. 파트타임이 있어, 회사 다니면서 병행이 가능하다.
3. 실무적인 지식을 배우며, 네트워킹의 기회나 커리어 서비스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
단점
1. 일반대학원에 배에 달하는 학비. 한 마디로 비싸다
2. 유명 MBA 과정의 경우, 특히 미국의 Top MBA 과정을 경쟁률이 매우 싸다
3. 한 분야를 깊이 배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솔직히 어디가 더 나은지 절대적인 답은 없다.
그냥 나에게 잘 맞는 학위,
내 최종 목표가 무엇일지 러프하게라도 그려보고
거기에 도움이 될만한 학위를 정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이게 말은 쉽지 정말 정말 어렵다.
나도 그렇게 몇 년을 고민했고, 시간은 흘러 흘러 직장인 3년 차가 되었다.
고민의 연속 (2015년 5월 5일)
3년의 시간 동안 회사생활을 하고, 학교를 알아보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학위는 무엇일지, 학교는 어디일지, 예산은 얼마나 쓰일지를 알아보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때는 구체적으로 모아놓은 돈도 까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결국 나는 4년 반 동안 고민을 하고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1. 회사를 그만두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2. 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보다는 제너럴 하게 배우면서, 여러 기회에 문을 열어 두고 싶다.
3. 이론 위주의 학문보다는, 실용적인 프랙티스와 각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렇게 되면 나의 시야나 그릇은 더욱 커질 거 같다.
4. 회사에서 쭉 일하게 된다면 일반 학위보다는, MBA 학위가 더 메리트가 있다.
5. alumni가 주는 메리트도 고려하자
저때는 X를 강하게 친 학교가 결국은 나의 모교가 되었다 ㅋㅋㅋ
그렇게 해서 2018년 MBA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4년 넘게 고민했던 공부였기에, 배움의 과정에서 후회한 적은 없었다. (돈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물론 있었지만)
그 공부의 과정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똑똑하고 유능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사귀게 되었고,
나의 시야는 폭발적으로 넓어지게 되었다.
물론 일반대학원의 메리트도 정말 크다.
학부에서는 다룰 수 없었단 심도 깊은 학문을 배우고, 졸업 후에는 해당 분야에서 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학과 때와는 다르게 교수님과 더 좋은 관계도 맺을 수 있고, 나중에 학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할 수도 있다.
또한 박사과정을 한다면 일반대학원의 석사과정을 필수적인 선행 코스이다.
다만 나는 학문에 내 남은 인생을 바칠 것 같지 않았고, 실 생활에서의 실용학문을 배우고 싶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너무 사랑하지만, 나중에는 나만의 일을 하고 싶었기에 기업가 정신, 경영자의 마인드도 배우고 싶었고,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다.
결론적으로는 MBA가 나의 그 장기적 목표에 상상력의 씨앗을 심어주고, 그 씨앗을 인큐베이팅해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두 가지도 선택지의 다가 아니다,
공개강좌, 온라인 코스, 책, 세미나 등등 배울 수 있는 기회, 과정은 정말 많다.
하지만 혹시라도 학위를 고려하고 있다면 저렇게 각각에 대해 장단점을 쭉 나열해보고
본인이 원하는 목표에 제일 잘 부합하는 학위는 무엇일지 고민해보면 어느 정도 빠르게 답이 나올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