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쿵, 저리 퍽. 우리 아이 상처 관리

[우리 아이 응급 주치의] 중에서

[도와주세요!]

아이가 놀다가 넘어져서 얼굴에 상처가 났어요. 꿰맬 정도로 깊진 않은데 흉터가 질까 봐 걱정입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좋을까요?


[의사의 답변]

일단 깊지 않은 상처라도 초기 상처 평가와 골절 여부, 파상풍 접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유합니다. 봉합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다면 메디폼이나 알레빈, 얼굴의 경우에는 듀오덤 같은 습윤 드레싱 제품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따라 하는 응급처치]

벌어지는 상처가 있거나 붓기, 통증이 있는 경우 초기 평가가 중요합니다. 상처 봉합은 6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좋아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지혈제나 된장, 담뱃재 등 이물질을 바르는 것은 절대 피하시고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를 누른 채 바로 응급실을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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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아빠의 응급 이야기]

아이들이 다치면 상처를 치료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흉터가 남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상처와 관련한 제품도 아주 다양하고, 상처 관리에 대한 광고들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 기회에 제대로 된 상처 관리 방법을 알아두시면 우리 아이에게 상처가 생기더라도 후유증 없이, 흉터가 적게 잘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아이가 넘어져서 이마가 찢어지는 바람에 직접 상처를 꿰매어준 적이 있습니다. 약으로 재우지 않고 꿰매는 중에 아이가 놀라 심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흉터가 좀 남게 되었죠. 3년쯤 지난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당시엔 아내의 눈총을 좀 받았습니다.


아이가 다쳐서 상처가 나면 당황스럽겠지만 일단 아이를 진정시키고 상처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1cm 이상 찢어져 벌어지는 상처는 봉합해야 합니다. 얼굴의 경우엔 0.5cm만 되어도 봉합이 필요합니다.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를 눌러 지혈하면서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주세요. 지혈제 등을 뿌리고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추천하지 않습니다. 간혹 잘못된 지식으로 인해 된장이나 담뱃재를 묻히고 오시는 예도 있는데, 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처치입니다.


얼굴 상처의 경우 성형외과에서 봉합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처가 크거나 근육층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는 의료진이 성형외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옮기길 권유하기도 하죠. 이때는 근처 개인 성형외과 의원에서 도움받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얕은 상처의 경우엔 성형외과 진료나 응급의학과 진료나 큰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단순 봉합의 경우 보통은 성형외과 전문의 선생님 대신 전공의 선생님들이 한답니다. 가능한 경우 봉합 대신 피부 위에 바르는 접착제로 봉합을 대신하는 예도 있습니다.


상처가 났을 때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좋습니다. 식염수가 가장 좋지만 없으면 수돗물이나 생수까지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된 물이나 소주 등 다른 물질로 씻는 것은 상처에 악영향을 주게 되니 피하셔야 합니다. 응급실에 오시면 지저분한 상처는 식염수로 씻어 드립니다.


병원에서는 봉합하기 전 인대나 혈관 등 구조물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게 되는데 만약 손상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수술 시 마취 방법에 따라 금식이 필요할 수 있으니 물을 포함해 아무것도 먹지 말고 응급실에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상처가 생겨서 병원에 갈 때는 파상풍 예방 주사 접종력을 알고 계시면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 수술이나 상처 봉합을 받은 적이 있는지, 1세 때 맞는 DTaP 예방접종과 초등학교 5~6학년 때 맞는 추가 파상풍 접종을 받았는지에 따라 파상풍 예방 주사가 필요한지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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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한 상처는 그 위치에 따라 5일에서 14일가량 소독을 하며 관리하게 됩니다. 보통 7~10일간 관리하게 되는데 얼굴의 경우는 더 짧아서 5일, 반대로 관절이 있는 부위는 더 길어서 14일간 지켜본 뒤 봉합사를 제거합니다. 간혹 집에서 소독해도 되는지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는데 집에 소독약이 있다 하더라도 소독된 기구가 없는 경우 오히려 염증을 일으키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상처의 상태를 보고 염증 여부에 따라 항생제 추가 사용과 추가 처치를 결정하는 때도 있습니다. 가능한 한 가까운 병원에서 상처를 보이고 소독 받으시길 권유합니다.


그래도 병원에 오실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소독을 안 할 순 없겠죠? 이때 사용할 만한 것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포비돈 스틱 스왑이라는 제품인데요. 일회용 포장된 멸균 면봉에 소독약이 적셔져 있습니다. 상처와 그 주위를 달팽이 그림 그리듯 안쪽에서 바깥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발라주시면 되겠습니다. 상처 안쪽을 후벼 파듯이 소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다음 상처를 덮는 메디폼, 듀오덤 등 폼 제재를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그럼 이번엔 긁힌 상처에 대해 알아볼까요? 먼저 긁힌 상처에 이물질이 있진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아스팔트 자국이나 기름때 등 이물질이 있는 상태로 그냥 두면 외상성 문신이라고 해서 그 자국이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응급실에서 칫솔이나 솔로 긁어 제거해야 하는 예도 있습니다. 이물질이 없고 상처가 작으면 물이나 소독약으로 씻고 지켜볼 수 있지만 깊게 파이거나 흉이 지겠다 싶은 상처는 정형외과 외래라도 나오셔서 상처를 보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긁힌 상처라도 깊이에 따라 파상풍 예방 주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파상풍은 흙에서 흔히 발견되는 테타니균이 만드는 신경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상처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 2주가량의 잠복기 동안 증식을 하며 신경독을 뿜어냅니다. 이 독소가 신경을 따라 올라가면서 여러 증상을 보이는데 처음에는 턱 근육 떨림 정도만 보이다가 나중에는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일단 감염되면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죠. 때문에 최우선으로 예방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제가 전공의이던 시절, 못에 찔린 상처를 우습게 보고 그냥 두었다가 2주 만에 응급실에 오셔서 중환자실로 입원한 분도 있었습니다. 작은 상처라도 초기에 처치하지 않고 무시하면 이처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드레싱 제재에 관해 설명을 좀 더 드릴까 합니다. 요즘은 좋은 제품이 많고 아주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만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사용해 본 제품은 메디폼, 알레빈, 듀오덤 정도입니다. 단순히 거즈를 붙이면 상처가 마르면서 흉이 질 가능성이 있죠. 그런 것을 방지해주는 것이 방금 말씀드린 습윤 드레싱 제품입니다. 상처를 마르지 않고 습윤하게 유지해 창상 치유 과정을 돕고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 드레싱 제재의 기본 원리입니다. 상처에서 분비물이 많이 나오는 상태라면 드레싱 폼이 금방 젖어버리는 경우도 있어 자주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보통은 2일에 한 번 갈아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듀오덤은 하이드로콜로이드 제재로 얇고 피부에 직접 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과 시술 부위나 얼굴의 상처에 사용하기 편합니다. 다만 흡수력이 낮아 분비물이 많은 상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메디폼은 푹신한 스펀지같이 두꺼워 분비물이 많은 상처에 더 적합합니다. 하지만 메디폼은 피부에 붙지 않아 추가로 테이핑이 필요한데요. 테두리에 테이프가 붙어서 나오는 제품이 알레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나와 있습니다. 부위에 따라 상처 상태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마데카솔, 후시딘 같은 연고에 대해 어떤지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연고를 바를 때 소독되지 않은 손이나 면봉을 사용하다 오히려 감염될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드레싱 제재를 쓰시는 것이 좋고 관절 부위 등 드레싱 제재를 붙일 수 없는 곳이라면 연고를 소독된 기구를 이용해 바르면 도움이 됩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초기 상처 평가가 우선입니다. 지혈은 대부분은 상처 부위를 깨끗한 수건으로 누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상처를 압박해 지혈하면서 바로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세요. 흉터 관리는 그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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