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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사의 선택, 언제 죽는지 vs 어떻게 죽는지

스터디언 (전 체인지 그라운드) 채널 인터뷰 준비 5편


Q1. 평소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응급실에서 많은 급작스럽게 발생한 죽음의 상황과 마주치다 보면

우리가 밖에서는 죽음이란 없는 것처럼, 죽음의 존재를 잊고 살고 있지만

사실 죽음이 우리 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구나,

살았다는 상태와 죽었다는 상태는 아주 작은

종이 한 장의 차이와 같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일례로 갑자기 심장이 부르르 떠는 부정맥이 발생한다던지

뇌로 혈류가 가지 않거나 뇌전증 발생으로 뇌 기능을 잃게 되거나

전해질이 심하게 변화가 온다던지 혈압이 떨어진다던지

또 심한 폐렴이나 기흉 혈흉 등으로 산소 공급이 되지 않거나 하면

사람은 의식을 잃습니다. 심하면 혼자서 호흡도 하지 못해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기관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로 산소를 불어 넣고

수액으로 전해질 수치를 맞추고 혈압을 강제로 높이고 해도

한 번 잃어버린 의식은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신체 기능도 곧 나빠지죠.

결국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 항상성을 잃어버린 신체는 죽음과 매우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영원히 살 것 같이 살고 있는 우리 삶에서

종착지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Q2.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신가요?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면 그건 거짓이겠지요.

하지만 죽음이 갑자기 눈 앞에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삶을 잘 꾸며가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평온하게 천수를 다 하고 죽음을 맞을 지,

갑자기 질병이나 사고로 죽음을 맞을 지는 지금 알 수 없지만,

그 때가 언제라도 단 한 번 살아온 삶이 후회되는 삶이라면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를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야겠죠.

또, 생전에 의미있는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영원히 사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Q3.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뭘 해보고 싶다 싶은 건 없어요. 엑티비티도 여행도 다 사람 사는 모습이다 싶어서요.

주말에 시간 내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싶은데

요즘 일인 여러 사람 역을 하다 보니 주말에도 가족과의 시간이 잘 나지 않네요.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말기 암으로 고통받으며 죽음의 공포에 있는 분들께

온열 면역 암치료와 식이요법, 운동요법, 명상으로 건강을 되찾아주는 일.

그리고 가장 쉬운 의료봉사 플랫폼이라는 미션으로 키워가고 있는

사단법인 행복한 의사 대표로서의 역할입니다.



Q4. <인생의 선택> ‘죽음’ 편 리액션 반응


언제냐 어떻게냐 각각 이유가 있네요.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Q5. 나의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언제 죽는지 vs 어떻게 죽는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언제 죽는지 보다는 어떻게 죽는지가 궁금하네요.

언제 죽는지 알면 그 전 몇 년의 시간 동안 불안에 휩싸일 것 같습니다.

암 환우분들이 3개월 남았다, 심하게는 2주 내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는

주치의의 의견을 듣고 우울과 절망에 빠지는 모습을 옆에서 보거든요.

암 치료에서 심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꽤 커서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삶을 대하려면

나을 수 있다. 방법이 있다.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편이 더 좋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 죽는지 보다는 어떻게 죽는지를 아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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