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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in Sep 14. 2024

[미술]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우디앨런의 '미드나잇인 파리' 주인공처럼

에드바르 뭉크는 삶과 죽음, 사랑, 불안, 고독 등 인간의 감정을 독창적인 표현 기법으로 그려낸 표현주의의 대표 화가다. 그의 명작 "절규" (The Scream, 1893) 전시를 관람한 후, 작품에 담긴 심리적 표현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당시 유럽 예술 활동에 대한 궁금증으로 글을 쓰게 됐다.



어릴 적 경험

뭉크는 5살에 어머니를, 14살에 누나를 폐결핵으로 잃었고, 이후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게 된다.

그런 아버지는 종교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뭉크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등 정신적인 학대를 가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뭉크는 평생 동안 불안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나는 일생 동안 죽음과 함께 있었다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솔직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 다수다. 그래서일까 작품 몇몇은 무섭기까지 하다.

왼쪽: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     오른쪽: 해변의 젊은여인(1912)

팔뼈가 있는 자화상 - 자화상에서 팔뼈를 표현하며 작품 속에 삶과 죽음이 공존해 보인다.

해변의 젊은 여인 - 알 수 없는 어두운 인상이 느껴진다.



시대적 배경

19세기는 산업혁명으로 엄청난 변화가 유럽에서 일어난 시기다.

부와 노동자들의 생활 조건,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식민지 확대등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발생됐다. 과학적 발달은 자동화 카메라로 인하여 미술계 화풍의 변화도 생기게 된다.

물질주의에 반대하는 인간의 대한 깊이 이해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다.

자연주의적 인물, 풍경을 그대로 담는 화풍에서 좀 더 다양한 인간의 내면과 상징을 표현으로 확대된다.

현재 우리 시대와 닮아 있다 생각된다.

풍요로운 생활로 새로운 제품과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산업혁명을 받아들이는 그들의 입장이 어떠했을지 생각할 수 있다.




초년기

크리스티아니아(당시 노르웨이 수도)에서의 초년: 뭉크는 이 시기에 자연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와 만난 시기다.


자연주의 인물, 풍경, 일상적인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

인상주의(인상파) 자연과 일상적인 장면을 색조, 색채, 질감 달리 묘사

상징주의 개인적인 감정과 상상력을 중시하며, 감정과 상징을 표현한 시적인 묘사


뭉크의 전시를 보면 자화상 작품이 많은데, 전시의 첫 작품이 그의 자화상이며, 마지막 작품 역시 노년의 자화상이다. 그는 내면 인간 심리에 관심이 많은 작가 같다.

왼쪽 자화상  - 패널에 유화 물감(1882-1883)   가운데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초상(1893)  오른쪽 아스타 칼슨 (1888-1889)

자연주의적 사실을 그린 작품이지만 젊은 시절 이후 이와 같은 그림은 보기 힘들어 보인다.

왼쪽 그물을 고치는 남자(1888)  오른쪽 카바레(1895)


프랑스에서의 시절

달빛, 키스, 생클루의 밤까지

1889년부터 1892년까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뭉크는 센강, 그리고 니스의 화려한 지중해 풍경을 다루며 인상주의 기법을 많이 사용하며 자연주의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키스'하면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 떠오를 수 있지만, 뭉크의 '키스'는 그와는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클림트의 키스가 사랑의 황홀함을 표현했다면, 뭉크의 '키스'는 사랑의 고통과 이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두 사람의 입맞춤이 사랑의 순간이자 동시에 이별을 예고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인간 감정의 복잡성이 보인다.

키스(1892)


 

생의 프리즈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핵심을 이룬다. 제목과 같이 삶의 순환 생식, 유년기, 청년기, 매혹, 키스, 이별, 절망, 죽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특히 '마돈나'라는 작품은 단연 눈에 띈다. '마돈나'가 어떤 의미로 그렸는지 궁금했다.


여자의 요염함과 남성을 성적으로 자극하는 느낌을 전달한다. 그러나 색감은 칙칙하고 어두워, 밝고 아름다운 여성을 표현하려는 의도보다는 탐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내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중세 이후 여성에 대한 이중적 관점, 즉 육체적 타락을 상징하는 여성과 마리아 같은 순수하고 비물질적인 여성을 동시에 나타내려 한 것 같다. 여기에 신앙 숭배와 모성애를 결합한 '마돈나'의 이미지를 표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마돈나(1895/1902)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단연 '절규'다. 이 작품은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그 크기는 생각보다 작지만, 내뿜는 감정과 강렬한 분위기는 압도적이다. '절규'는 뭉크가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 잡게 만든 작품으로, 그 안에 담긴 심리적 깊이는 단순한 외침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결치는 하늘, 뒤틀린 인물의 형상, 그리고 붉은빛의 배경은 모두 내면의 고통과 불안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작품 속 인물은 고립과 불안을 상징하며, 현대인이 느끼는 존재의 위기와 두려움을 담고 있다. 뭉크는 이 작품을 통해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당대 유럽 사회 전반에 퍼져 있던 불안한 시대정신을 형상화했다. 마치 '모나리자'가 미소 뒤에 숨겨진 감정의 미스터리를 품고 있듯이, '절규'는 인물의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공포와 절망을 깊이 있게 전달해 준다.


절규



공포와 죽음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에서 공포와 죽음은 중요한 주제로 자주 등장한다. 그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 가족들의 연이은 병환 등으로 인해 불안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공포로 가득 차 있었고, 이는 그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생애 전반에 걸쳐 죽음과 고통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그중에 병든 아이, 뱀파이어를 소개한다. 병든 아이는 어릴 적 죽은 누나를 상상한 것은 아닐까

왼쪽 병든아이(1896)  오른쪽 뱀파이어(1895)


풍경

이 풍경화들은 단순한 자연의 묘사가 아닌, 인간의 감정과 마음 상태를 투영한 공간으로 그려졌다. 1909년 뭉크는 신경쇠약에서 회복되어 코펜하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노르웨이의 크라게뢰에 위치한 넓은 목조 주택인 스크루벤에서 머물렀다. 그곳에서 그는 평온한 주변 환경을 담은 여러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서, 그의 심리적 회복 과정과 내면의 고요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짙은 색조와 대담한 붓질은 여전히 남아 있는 불안과 고독을 암시하지만, 동시에 자연 속에서의 치유와 평온을 담아내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특히 뭉크는 나무, 하늘, 바다 등 자연의 요소들을 상징적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내면세계를 반영하며, 이를 통해 그의 회복과 재생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냈다.

왼쪽 쾨젠의 공원(1906)  가운데  벌목지(1912)  오른쪽 눈 속의 거친 나무줄기(1923)


누드


1902년 베를린으로 돌아온 후, 뭉크는 이러한 주제를 그의 작품에서 하나의 중요한 장르로 확립하게 되었다. 특히 여성의 나체를 통해 욕망, 질투, 증오, 살인과 같은 극한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그의 작품 속 여성들은 단순한 존재를 넘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상징하며, 종종 파괴적이고 불안정한 감정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뭉크가 인생과 인간관계에서 느꼈던 고통과 불안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주의적 기법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왼쪽 해변의 두 소년(1911)  가운데  아스가르스트란드에서의 크리스티안 기어로프(1916)  오른쪽 무릎을 끓은 여성 누드(1919)



말년과 뭉크의 자화상

1944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많은 작품을 남겼다.

노년에 다가와 힘없는 인물묘사와 뼈는 초기 자화상과 대비되어 남겨놓은 작품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왼쪽 붉은 집(1926-1930)  오른쪽 자화상(1940-1943)



마지막 받은 선물

추석 맞이 이벤트로 전시 티켓을 구매하니 '도록'을 함께 받았다. 보통 전시회를 다녀오면 기억이 흐려지기 마련인데, 도록을 통해 작품을 한 장 한 장 다시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전시가 있다면 또 구매할 것 같다. 무료로 받은 선물이라 즐거움이 더욱 배가됐다.





생각보다 작품이 많아서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한 작품 한 작품에 의미를 담아보려다 보니 다소 피로감도 있었지만, 그만큼 깊이 있게 그의 세계로 들어간 느낌이다.


마치 우디앨런의 '미드나잇인 파리' 주인공처럼


if you stay here, it becomes your present. Then pretty soon you   will start imaging another time was really your golden time. That's what the present is. It's a little unsatisfying because life is so a little unsatisfying - Gill

여기에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런 거니깐요. - G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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