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덕, 그리고 바다 #1

| 이스탄불 사진 여행기

by 유하리


갑자기 떠난 여행

항상 계획적으로 살아온 나는 30년 평생 어딘가에 속해있었다. 가족, 유치원, 학교, 회사,, 대학을 졸업하기 전 지금의 회사에 취직했으니 사실상 방학이 하루도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퇴사를 했지만 이 또한 예정에는 없었던 일이다. 회사에선 경영 악화로 당장 다음 달부터 창고 업무를 봐달라고 했다. 음,, 디자이너로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던 내가 택배 포장을 할 수 있을까? 심지어 현재 업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 배송 업무가 추가되는 것이다. 죄송하지만 전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그렇게 졸업직후부터 6년을 다닌 첫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렇게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어느 날, 독일 교환학생 때 같이 살았던 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나 내일 튀르키예 가. 우리 같이 유럽여행 다녔던 생각나서 연락해 봐."
튀르키예? 그 튀르키예? 내가 잘못 본 건가 했지만 언니가 간다는 곳은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동서양의 매력이 공존한다는 그 튀르키예가 맞았다. 광활한 고원 위 수백 개의 열기구가 뜨는 풍경을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에 품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 바로 비행기를 검색했다. 이틀 뒤 출발하는 직항 비행기가 있었다.
너무 급한 것 아닐까? 이렇게 아무 계획 없이 가도 될까? 퇴직금도 아직 못 받았고, 실업급여도 나오기 전인데,,, 가진 건 시간뿐이었다.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니 '돈은 나중이라도 생기겠지만 시간은 지금이 아니면 없다. 혼자 가려면 언제가 될지 모르니 당장 기회 될 때 가야 한다'라고 한다.
하루종일 고민하다 결국 비행기표를 끊었다.

언니! 내일 봐요.



여행의 묘미는 항상 뒤돌아보게 만드는 것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항상 날 돌아보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