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덕, 그리고 바다 #16

|이스탄불 사진 여행기

by 유하리

다이빙
튀르키예에 오기 전 제주에 간 일은 사실 그냥 여행은 아니었고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따려고 간 것이었다. 아쉽게도 다이빙 깊이 기준이 통과되지 않아 자격증은 취득을 못했다. 근데 랄랄라에서 다이빙 lv.2 lv.3 능력자들을 만났다. 두 분 다 해외에서 취득했다고 하는데 멋진 다이빙 영상을 보니 너무 아름답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에 많이 부러웠다. 얼마나 연습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상을 보니 엄청난 수준급이셨다.


내가 가진 게 부족한 건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데 능력이 없다는 것만은 엄청난 심리적 타격을 받는다. 한 번만에 성공하는 일은 쉽지 않으니 피 땀 눈물이 있는 성취가 더 값지고 아름다운 법인데 항상 모든 걸 쉽게 노력 없이 얻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쉽게 이뤄낸 성취는 재미없다! 돌아보면 노력해서 이뤄낸 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모든 사람들이 같지 않을까?
나도 제주에서 한 번에 자격증을 땄으면 한국에 와서 다시 풀장에서 트레이닝할 생각은 안 했을 것 같다. 느리지만 더 탄탄히 쌓는다는 생각으로 한국 돌아가면 꼭 자격증에 다시 도전해야지.



영원한 아기
랄랄라 문지기 고양이는 항상 건물 문 앞을 지키며 오가는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배웅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밥 먹기 전 시간이 남아 인사하러 내려갔는데 다른 아이가 문지기의 밥을 먹고 있는 것이다. 여러 번 불러보니 길 건너 쓰레기통 뒤에서 대답하는 문지기가 있었다. 겁먹은 녀석을 여러 번 쓰다듬어 달래자 갑자기 성큼성큼 밥그릇이 있는 곳으로 향하더니 밥을 뺏어먹는 녀석과 나를 번갈아 본다. 얘가 내 밥 뺏어먹어요-라고 이르는 듯하다. 도둑고양이를 떨어트려 놓으려는데 배가 많이 고팠는지 사람 손길을 피하면서도 꿋꿋하게 밥을 먹는다. 밥 먹고 싶어서 이르는 고양이나 눈치 보며 밥 뺏어먹는 고양이나 내 눈에는 너무 아기 같고 귀여워 웃음이 났다.
그래 얘도 배가 많이 고픈가 보지,, 휙휙 내쫓는 척하면서도 쉽게 내칠 수는 없었다. 적당히 먹고 돌아가거라,, 얘기를 하면 알아들을까 싶어 얘길 하다 네가 참아,, 하며 문지기 엉덩이를 두들기고 나도 밥이 먹고 싶어 져 올라왔다.




생각만 하는 건 얼마나 쉬운지.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딱 나를 위해 만들어진 말 같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끝없이 고민한다. 그러다 드디어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저질러버려 얼렁뚱땅 시작하게 된다. 이럴 거면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할걸. 막상 하고 나면 별거 없다. 그동안 고민하고 두려워했던 게 뭔지 모든 게 부질없다. 그냥 시작해 버릴걸. 실행력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을 얻을 수 없다. 어쩔 땐 고민되지만 그냥 한번 시작해 버리자!







지금까지 [고양이, 언덕, 그리고 바다 | 이스탄불 사진 여행기]를 아낌없이 감상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 찍는 것만 좋아하던 제가 어느 순간 사진에 이야기를 붙이기 시작하고, 여행기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행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그동안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유하리 여행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그럼, 3월 3일에 새로운 홋카이도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스탄불 사진 중 가장 사랑하는 아기천사를 담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