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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실천가 SUNCHA Apr 02. 2022

희망의 신설동 고시원에서

[끄적끄적] 25. 희망의 신설동 고시원에서

[끄적끄적] 25. 희망의 신설동 고시원에서




영국이가 나를 불렀다.

영국이는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외대 정외과 졸업생이었다.


"저녁 먹었니?"

"아니..."


배고픈 표정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영국이는 나를 데리고 1층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김치찌게 2인분 주세요...


"배고프겠다.... 같이 저녁 먹자..."

"응.. 고마워.. 영국아..."


영국이는 88학번이었다.

나보다 2살 더 많은 영국이는 항상 형처럼 친구처럼 잘해주었다.


"영근이는 아침 먹었대?"

나는 나보다 어린 막내 영근이를 찾았다...


"응....내가 먼저 물어봤어...영근이는 아침 먹었다고 하네..."



신설동 고시원에서의 우리 세명은 주춧돌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고시원 총무를 하기 전에는 영근이가 했었다.

영근이도 시골에서 올라와 대입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일을 함께 했다.

그때 나는 대학원 조교, 과외, 고시원 총무, 자판기 사업, 논문 대필까지 참 열심히 살았었다.



밤새 우리는 같이 공부하고 서로의 미래를 함께 했다.

고시원 옥상은 우리들만의 아지트였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새벽 1시나 2시에 옥상에 올라갔다.

거의 그쯤에 누가 먼저라고 할까 항상 누가 라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공부하다가 옥상에서 친구들하고 먹던 라면은 세상 어느 라면보다 맛있었다.



외무고시를 준비해 참 아는게 많았던 영국이...

착하고 신실했던 영근이와 항상 함께 했다.

그러다 얘기가 길어져서 얘기가 희망의 날개를 달고 밤으로 날아가면..


세상의 새벽을 함께 맞이했다.


고시원 옥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아무도 모르는 순서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참 재미있게 생각했었다.


02시가 되면 새벽에 청소하시는 분들이 골목을 청소하기 시작하고

03시가 되면 새벽 장사하시는 분들이 부랴부랴 나가는 모습을 본다.

04시가 되면 새벽 막노동 시장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오고가고

05시가 되면 첫 차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서둘러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06기다 되면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항상 분주하였다.



세상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의 우리는 2평의 작은 고시원에서 세상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준비하였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영국이는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었고..

대입을 준비하던 영근이는 한국외대에 진학하였다.



청춘은 항상 미래를 향해 열정의 하루로 가득했었다...


참 아는게 많았던

영국이는 벌써 여행을 마치고 하나님 곁으로 돌아갔다.


살아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면,

지금의 나도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끄적끄적 중에서

꿈실천가 SUN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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