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지 못한 편지
가을비가 오고 나서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네요. 아버지. 하늘에서 하나님 옆 천국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지요?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셔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도 하시고 걷기도 하시고 나무에 몸을 부딪히면서 "으샤! 으샤!"화이팅하고 운동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침마다 그 자리에 서서 아버지가 걸어가셨던 길을 돌아봅니다.
어제가 중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인생의 반을 살았습니다. 어릴 때는 참 많이 부모님 속을 썩였던 같아요. 중학교 2학년 역사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하고 싶은 데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삶이란 계속 하루하루가 이어질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중학교 2학년에 친구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죽음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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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떠나신 지도 벌써 15년이나 되었습니다. Danny가 태어난 그 해 영남대병원에 입원하셔서 갑자기 뇌출혈로 마지막 말없이 하나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따라 제일 교회에 등록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하나님을 믿고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시리가 믿습니다. 탱크부대 출신의 그렇게 강인하셨던 아버지도 세월은 이겨내지 못하셨습니다.
중학교 2학년 아버지와 함께 감천 냇가에 가서 얘기 나누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중학생인 나에게 아버지께서 마음속에 꼭 기억하라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항상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라"
"네... 아버지..."
아버지는 늘 내성적이었던 나에게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은 마음속에 한줄기 빛처럼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살아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추석입니다. 매년 추석이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친척 어른들에게 인사를 다녔던 것이 생각납니다. 아버지께서는 추석이 다가오면 당숙이셨던 아저씨 댁, 고향 큰아버지 댁, 외갓집 외할아버지 댁에 가서 인사를 드렸는 기억이 가득합니다. 아버지의 뜻을 잘 받들어서 추석이 되면 지금도 친척 어르신들에게 인사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저와 동생들이 잘 모시고 있답니다. 나보다 형제들의 우애를 위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돌아보는 첫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어머니와 형제들의 고마움에 대하여 더 감사할 줄 아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삶 속에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하며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보름달이 가득한 가을 하나님 옆 천국에서 행복하게 건강히 잘 지내세요.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부모님 전상서 그리운 아버지 중에서
꿈실천가 SUN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