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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Jan 20. 2020

군생활,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것일까?

"과연 나는 군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군 입대를 앞둔 청춘들은 이런 고민에 많이 빠진다. 


입대 전부터 주변에서 갈구는 선임, 폐급 동기, 관심병사 후임 같은 말들을 많이 하다 보니 지레 겁먹게 된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 하는 말도 달라 뭐가 맞는지도 혼동이 온다..


사실 군생활이라는 게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마치 사람의 얼굴을 말로만 듣는 것과 비슷하다. 설명 듣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이미지가 안 그려질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잘 생겼다 못생겼다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대략적으로 형상은 잡을 수는 있지만 직접 보고 나서야 그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시간이 지나 입대를 하고 나서야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다. 그때 왜 그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는지.


군대라는 것이 어딜 가느냐에 따라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특징들이 있어 이를 통틀어 정의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어떤 군생활이 잘하는 것이라는 것에 대한 완벽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통적인 사항들은 있다. 그 공통적인 사항들 중에서 특히 입대할 때 알아두면 좋을만한 것들을 적어봤다.  



첫인상에 신경 써라

첫인상은 어떤 조직에 가던 중요하다. 첫인상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초반에 사람들의 마음의 허들은 낮출 수 있다. 물론 군생활 하루 이틀 하는 것이 아니니 나중에 열심히 해서 이미지를 바꿀 수는 있지만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래서 첫인상은 군생활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첫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정말 별거 없다. 목소리만 크면 된다. 

군대에서는 목소리를 곧 군기로 인식한다. 목소리가 크면 자신감 있고 똘똘해 보이고 목소리가 작으면 자신감 없고 주눅 들어 보인다. 특히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의 목소리는 더욱 중요하다. 

자대 배치를 받으면 총기수여식이라는 것을 한다. 신병에게 지급되는 총기를 수여하는 하나의 행사인데 이때 많은 이들이 긴장을 해서 말을 더듬거리거나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렇게 되면 선임들이나 간부들에게 어떤 인식도 주지 못 한다. 경우에 따라서 안 좋게 보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큰 목소리로 말한다면 인상은 달라진다. 실수를 해도 좋다. 다시 말하면 된다. 

모두들 당신이 이등병이라는 것을 알고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다. 실수했다고 멘털이 무너져서 목소리가 작아지면 좋은 인상을 주는 가장 쉬운 방법에 실패하게 된다. 그다음부터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되도록이면 밝은 모습을 유지하라

사람한테 좋은 인상을 주는 쉬운 방법 중 또 하나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면 상대방도 그 에너지를 받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힘들고 짜증 나고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이 많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침울해있고 표정이 안 좋게 하고 있으면 상대방도 당신을 보고 좋은 감정이 들지 않는다. 물론 혼나고 나서 웃거나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실실거리고 다니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평소에 인사를 건넬 때만 밝게 해도 사람들은 당신이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격에 영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만 밝은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밝은 모습은 다름 사람도 웃게 한다. 물론 내가 트와이스를 좋아해서 웃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편하려고 하지 마라

군대는 눈치만 있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하지만 가장 쉬운 것 같아도 정말 어려운 것이 눈치이다. 가끔 이런 게 타고난 친구들은 군생활에 쉽게 적응하곤 한다. 하지만 군생활을 하다 보면 이 눈치로만 먹고사는 친구들이 보이기도 한다. 본인은 모를 것이라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눈치껏 행동하는 것과 눈치를 살살 보는 건 다르다. 이 두 개가 구분이 힘들거나 눈치가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편하려고 하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다 똑같이 편하고 싶어 한다. 이등병이라고 편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제 막 새로운 조직에 가서 배워야 하는 입장에서 편하려고 한다면 좋게 볼 사람은 없다. 어떤 일이 주어지면 뭐든 하겠다고 나서라. 잘 모르는 것이라도 좋다. 만약 당신이 할 수 없는 것이라 판단되면 알아서 다른 사람한테 임무를 주어질 것이다. 가끔 퉁명스러운 간부나 선임은 '할 줄도 모르면서 뭘 하겠다고 그러냐'라고 핀잔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에게 플러스가 됐으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는다. 

이는 선임병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등병처럼 뭐든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은 본인이 해야 한다. 후임들은 무서운 선임이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선임을 따른다. 



뭐든 적어라

자대 배치를 받으면 선임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것이다. 이때 무조건 적어라.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적어라. 당신이 머리로 외울 수 있는 것 같은 것도 적아라. '이것 정도는 굳이 안 적어도 되겠지' 싶은 것도 적어라. 선임이 먼저 '이런 것은 안 적어도 돼'라고 말하는 게 아니면 적어라. 

당신이 적는 것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당신이 나중에 그것을 다시 보고 상기시키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당신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선임이 무언가를 알려주는데 안 적고 있다가 당신이 나중에 그것을 까먹었을 때 그 후폭풍은 두배가 된다. 

물론 적어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다시 봐야 한다. 자기 전이든 대변을 보면서든 한 번 더 상기시키는 것은 정말 큰 효과가 있다.  

빠르게 적응하려면 그만큼 빠르게 배워야 한다.

빠르게 배우는 데는 복습만 한 것이 없다. 

공부를 잘하려면 예습 복습만 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예습은 불가능하니 복습이라도 철저히 해야 한다.



웬만하면 적을 만들지 마라

이것은 이등병 때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생겨나는 일이다. 군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분명 자신과 상극인 사람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게 선임일 수도 있고 동기나 후임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나랑 안 맞다고 해서 언쟁을 할 수는 있겠지만 굳이 그 사람을 적대하거나 자신의 생각과 맞추려고 할 필요가 없다. 

정말 꼴 보기 싫은 사람이지만 군대라는 공간 안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있다 보니 계속 충돌하여 적으로 만들어버리면 나중에 본인에게 피해가 올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적당히 거리만 유지하면 된다. 그 사람 또한 자신과 안 맞는 것을 알기에 적당히 거리를 유지할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같은 생활관이나 분과라면 중대장에게 건의해서 보직을 옮기는 편이 낫다.

충돌이라는 것은 두 개의 물체가 부딪치는 것인데 당연히 둘 다에게 충격이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충돌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친한 간부 하나쯤은 만들어둬라

자대에 처음 가면 선임들도 어려운데 간부들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알아둬야 할 것은 간부들은 생각보다 어린 사람들이다. 상사, 대위급 밑으로는 대부분 20대이고 심지어 대위도 20대인 경우가 많다. 일반 상비사단에서 실질적으로 같이 일하는 간부들은 대부분 형이라 부를 수 있는 정도의 나이다. 

가장 친해지기 쉬운 간부는 본인이 속한 그룹에서 가장 계급이 낮은 간부인데 대부분 하사나 중·소위쯤 되는 계급일 것이다. 이들에게 그리 많지는 않아도 나름 권한이 있고 나이 차이가 가장 적어 친해지기 쉬운 사람들이다. 불편한 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있을 때 이들을 이용하면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굳이 어려운 중대장이나 행정보급관한테 말을 안 해도 이 사람들에게 말하면 대신 이야기를 전달해 줄 것이다. (물론 전달된다고 다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들이 당직을 설 때 무언가 건의하기도 쉬워지고 월급도 병사들보다 많기 때문에 무언가를 얻어먹을 일도 생길 것이다. 물론 자신과 너무 안 맞는다 싶으면 억지로 친해질 필요는 없지만 친해진다면 군생활에 많은 힘이 되어줄 것이다. 

 


위 사항들은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개념들이다. 

많은 병사들을 전역시켜본 지휘관들은 공통적으로 '군생활 잘하는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군생활 못 하는 사람이 사회생활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위 사항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완벽한 공식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버려야 할 것들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알고 안 하는 것이랑 모르고 안 하는 것은 다르다. 

입대를 앞둔 이들이 이 글을 보고 잘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으나 일병이 되고 다시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만약 그때 부대 적응이 다 안됐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라도 늦지 않았으니 위 사항들을 보고 조금이라도 빠른 적응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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