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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Mar 02. 2020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군대의 대응

최근 대한민국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2월 23일부터 위가 단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었고 사태는 지금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을 군대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미 군인 확진자들도 나왔고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군대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확산력이 강하다. 제대로 퍼진다면 신천지를 능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몇 차례의 이런 사태를 경험하였고 군대 역시 이러한 상황들을 겪어왔다. 앞서 겪었던 상황들을 교훈 삼아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추고 있고 대응 매뉴얼들이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2015년 대한민국은 지금과 같이 메르스의 위험에 직면했었다. 

당시 OAC(고급 군사반) 교육을 받기 위해 포병학교에 들어가 있었는다. 군대 교육기관의 경우 영내 생활을 하다가 주말에 교육일정이 없으면이 없어 외박을 허용하고 있는데 위수지역이 따로 없어 거의 휴가나 다름없다. 하지만 메르스의 공포가 확산되자 외출, 외박이 전면 통제됐다.  

자대였다면 출퇴근이라 주말에 많은 통제를 받지 않았겠지만 포병학교에서는 영내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황금 같은 주말을 그 안에서 보내야 했다. 식사도 사 먹어야 하는데 그 안에는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다. 그래도 나름 중국집도 있고 치킨집, 피자집도 있긴 하지만 군대 내에 있는 시설이다 보니 외부에 있는 음식점들에 비해 경쟁력이 한참 뒤처져도 어쩔 수 없이 가는 곳들이다.

그래도 1주는 어떻게든 넘겼는데 2주째가 통제가 되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퇴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쯤 되자 평일에도 교육을 받는 내내 초미의 관심사가 '과연 언제 외박이 풀리는가'였고 같이 교육받는 동기생들은 정보망을 총동원해 상급부대에서 내려오는 외박 관련 공문들이나 회의 내용들을 확보했다. 다행히 3주째는 사태가 좀 누그러들어 외출까지 허용되었고 4주째가 되어서 통제가 풀렸고 겨우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에는 독감보다 확산력이 낮고 치사율도 낮은 질병 때문에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사실 군대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 군대는 그 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니 한 명의 감염자로 인하여 부대 전체가 감염의 위험에 쳐해 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대장을 할 때 옆 포대에서 휴가 나갔다 온 병사가 독감에 걸리면서 옆 포대 포대장이 독감에 감염되었고 그 독감은 대대장 및 나를 제외한 모든 포대장들이 감염되면서 순식간에 지휘부가 마비된 적이 있었다. 그냥 유행성 독감이라 격리조치는 안 하였기에 모두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군인은 전투력 보존의 의무가 있고 군대 내에선 이렇게 전염의 파급력이 크기에 일단 외부와 접촉을 차단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휴가, 외출, 외박을 통제시킨다.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을 줄여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원천 봉쇄한다. 이미 휴가를 나간 사람들은 복귀하면 일정 기간 동안 격리시킨다. 

역학 조사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격리를 안 시키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역학조사 없이 격리시키기도 한다. 또한 영내에 있더라도 약간의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바로바로 검사하며 이번처럼 특정 지역에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하다면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체온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다 한명의 의심환자라도 발생하면 전 부대원을 격리시킨다.


한 가지 통제가 어려운 점은 출퇴근하는 간부들인데 간부들의 숙소는 영외에 있기 때문에 어쨌든 나갔다 올 수밖에 없다. 간부들에게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라고 지시하지만 사실상 생활을 하려면 마트라도 가야 하기에 불가피하게 사람 있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한 군인 가족들의 행동까지 통제할 순 없기 때문에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각자가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다. 만약 감염자와 접촉이 있었거나 특정 지역에 간 이력이 있으면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기간 동안 자택격리를 시킨다. 일부 부대는 강경책으로 코로나에 걸리는 간부는 징계를 하겠다고도 한다. 

또한 위병소에서 귀 체온계로 출퇴근하는 간부들의 체온검사를 하고 이상 있는 간부들은 바로 검사를 받게 한다. 상급부대에서는 각종 훈련이나 평가 같은 것들도 미루고 초미의 관심을 질병 확산 예방으로 두고 있다. 일부 부대에서는 대청소를 시키고 생활관에 양파를 배치한다고도 하는데 효과에 대해서 의문은 가지만 예방을 위해 뭐라도 한다는 정도로만 보는 게 좋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여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완벽한 확산 방지는 불가능해도 군대에서는 잘 대응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바라며 다시 이와 같은 상태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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