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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처타임즈 Jun 14. 2019

중국공항에서 황당한 일이..

[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중국공항에서 생각지도


필자가 중국어를 공부하고 중국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렸을때는 가깝고도 멀게만 느껴졌던 중국, 하지만 매일 중국인들과 부대끼고 중국을 오가며 언젠가부터 중국은 내 마음속에서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중국어 동시통역을 전공한 필자가지금도 출장으로 일 년에 수차례 중국을 오가며 직접 느낀 중국과 중국어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컬처타임즈와 함께 하게 되었다. 또한 이 칼럼을 통해 독자들이 중국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럼 오늘은 먼저 중국 공항에서 있었던 필자의 사연을 시작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본다. 


 

출처/픽사베이



여행이든 출장이든 외국을 갈 때 공항은 우리가 거치는 필수 관문이다. 특히 한국어가 안 통한다는 심적 부담을 누구나 조금씩은 갖고 있다. 하지만 ‘남들도 하니까’라고 생각하며 위안으로 삼지만 막상 문제가 닥치면 당황한다. 필자도 수백 번 넘게 중국을 드나들어 공항에서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항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기도 했다. 그중 오늘 이야기는 중국 국내에서 환승할 때 생긴 일이다.


필자가 중국에 출장 갈 때 늘 직항을 이용했는데, 동시통역 출장 일정이 급히 잡히는 바람에 비행기가 모두 만석이라 목적지(베이징)까지 직항이 있는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환승을 해야만 했다. 직항보다 좀 번거롭지만, 출국 당일날 다행히 짐은 환승지에서 찾지 않고 최종 목적지에서 찾으면 된다는 직원 말에 그래도 ‘편히 가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짐을 위탁수하물로 부친 후, 필자는 홀가분히 면세점으로 달려가 출장지에서 만날 동시통역 파트너 선생님의 선물을 샀다. 남자분이라 면세점에서 술을 샀는데 점원이 베이징에 도착해서 뜯으라고 했다. 어차피 다 아는 말이라 알겠다고 대답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환승지인 칭다오에 내려 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필자는 비행기에서 내려 수속 없이 바로 환승 게이트로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국제선에서 중국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때문에, 먼저 중국 입국 수속을 밟고 완전히 빠져나온 후 다시 중국 국내선 쪽으로 가서 환승 수속을 해야 했다. 따라서 입국 심사는 물론 보안 검색도 다시 받아야 했고, 인천 면세점에서 샀던 술은 당연히 뺏겼다. 보안요원에게 밀봉상태인데 목적지까지 갖고 가면 안 되냐고 애걸(?)해 봤지만 통할 리가 없었다.



선물이라 좋고 예쁜 걸 골랐던 필자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자, 보안요원이 그럼 받는 사람에게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상대방에게 문자로 주소를 물어봤지만 일하는 시간이라 답장이 바로 올 리 만무했다 환승 시간에 쫓기는 나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선물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보안요원에게 씩 웃으며 "공항 근무하시느라 힘드실 텐데 제가 드린 선물로 생각하시고 한국 술 한 번 맛보세요. 물론 근무시간 말고요"라고 말했더니 보안요원들이 버리려다 나를 보며 "정말요?"라고 되물으며 "감사합니다. 뜻밖의 선물도 받고, 오늘은 일할 맛 나는데요?"라고 하며 쌩긋 웃었다.



이 일로 필자가 준비한 선물의 주인이 의도와 달리 엉뚱한 데로 갔지만 그래도 어찌 됐든 목표달성은 했으니 결과적으로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중국으로 직항이 아닌 환승할 때는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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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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