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클래식” 이 두 가지를 함께 떠 올리면 특별한 날, 분위기 있는 장소, 격식 있는 복장, 교양 있는 말투 등 자칫 특정한 사람들만 누리는 취미, 문화생활로 인식될 수 있다.
이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느껴지는 평온과 여유에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쉽게 다가가기엔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지식의 자랑으로 비치는 부분이 거리감을 느끼게도 한다.
여가에 투자하고, 앎과 배움의 욕구에 대해 점점 높아지는 요즘 사회를 보면 <와인과 클래식>도 알고 싶은 부분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늘어가고 있지만 쉽게 배우고, 접근할 수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고급문화로 표현되는 건 아닌지 싶다.
나 또한 클래식을 공부한 사람이지만 음악 자체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들고, 공감하기 어려 부분이 있어, 음악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와인 마찬가지로 술을 마시지 않아 애초에 매력은커녕 관심조차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술도 잘 마시지 않는데, 음악도 잘 듣지 않았는데.. 그렇다 어떻게 내가 이 두 가지에 매력을 느끼게 됐는지, 무엇 때문에 이 두 가지를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었는지 그게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내가 이 와인과 클래식을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더 재밌게 즐겨볼 수 있을지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기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적기 시작했다.
<와인과 클래식>은 서로 유사한 매력을 갖고 있으며, 그 매력 또한 빠지면 빠질수록 더 깊어지게 하는 묘함을 가진 것 같다.
와인과 음악의 시작으로 가보면 이 두 가지는 항상 인간의 여러 부분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해 왔다는 걸 볼 수 있다. 고대 벽화 속 그림을 보면 포도와 포도주를 들고 있고, 또 한쪽은 기타레를 들고 있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그게 포도주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현재의 와인잔과 흡사하고 과일도 포도가 그려져 있지 않은가? 그럼 고대를 지나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와 어머니라 불리는 헨델의 시대인 바로크시대로 가보자. 바로크 음악은 철저히 교회 중심에서 발전하였다. 그 뒤로도 현재까지 바흐나 헨델의 교회음악은 기악음악의 교과서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 와인은? 와인 또한 수도사들이 성찬식에 사용할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포도원을 확립하고, 포도재배와 양조 기술을 연구하며 그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종교적 의미로 시작되었던 클래식과 와인은 그 지역이 종교의 중심적 지역을 기반으로 근처 지역까지 퍼지며, 점차 귀족적, 영웅적, 신화적으로 표현되고, 귀족들만이 즐기게 된 그들의 소유물 같은 문화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또한 유럽 각 지역의 수로를 통해 무역과 교류가 넓혀져 가면서 점차 종교와 귀족뿐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도 전파되어 지금의 우리 시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와인의 세계는 넓고도 흥미롭다. 종류도 무궁무진하며 또한 같은 품종이라도 지역과 와인 메이커 또 해마다 다양한 향과 맛과 스토리를 갖고 있다. 클래식 음악 또한 연주자와 지휘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며, 또 그 음악들을 만든 작곡가들의 당시 상황이나 배경을 알게 된다면 음악을 듣기 전부터 그 음악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또 어떤 메시지를 남겨줄지 기대되기도 한다.
앞으로 진행될 나의 이야기는 고급 와인의 소개도 어려운 클래식 음악의 해설도 아니다. 무엇이 맛있다. 어떤 음악이 좋다는 얘기도 아니다.
내가 너무 재밌게 알아가고, 체험하며 하며 받는 즐거움의 마음을 공유하고 나누고 싶다. 모든 것의 첫걸음은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첫걸음을 시작하는 사람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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