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by 후아유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첫사랑.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사람.

저마다 기억 저편에 묻어둔 그 시절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기에,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원이 너무 완벽한 사람이라서,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 은호가 안타까웠다.

못난 자격지심에 정원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에도

“너는 잘될 거야.” 라며 은호를 위로하는 정원.

이별의 순간에도 은호의 컵라면을 챙겨주고 떠나는 정원.

그런 정원을 끝내 놓치는 은호가 안타까웠다.

10년 후 재회에서 뭐든 다해주고 싶었다는 은호의 말에 정원이 답한다.


“다 받았어. “


영화가 끝나고서도 정원의 이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은호는 정원의 이 말에 얼마나 위로를 받았을까.

자신이 줬던 상처보다 정원이 받은 사랑이 더 컸음을 확인한 순간, 얼마나 고마웠을까.

정원과 은호의 시작과 끝에는 늘 비가 내린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찾아온다

하필 가장 서툰 시절에 만난 완벽한 사람.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볼 때 ‘조금 더 철이 들고 만났더라면 ‘ 하는 사람이 누구나 한 명쯤 있겠지만, 어쩌면 추억으로 남았기에 그때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남은 건 아닐까.

남자가 여자보다 철이 늦게 든다는 말은 아무래도 사실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