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그림 채우기

20180607

by 정희라

며칠 전 친구에게 선물할 선인장을 그리다

마음에 들지 않아

그리던 것을 그만두고

다음장에 다시 그려 선물했다.


오늘 그리다만 그림을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버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내모습도

그저 그모습 그대로 수용하고

오늘의 나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필요했는데


멋드러지게 그리려 하지 말고

빈칸만 채우자며 그린 오늘의 그림


숯검댕이 같은 내가 죽지 않고 살아남은 모습이 그대로 보이네.


내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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