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과 시간

by 하동소년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도, 내가 괜찮지 않다면, 나는 어디에 기대야 할까. 사실 어디에도 기댈 곳 없다는 것 잘 아는 상태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라면, 혼자서 아파하든 혼자서 쓸쓸하든 알아서 살아야 할 텐데.


거짓말이었을까. 그저 귀찮음에 얼어붙은 시간을 녹이기 위함이었을까. 빈말인지 아닌지 말하는 본인조차 모르는 말에 인생 자체를 재단하는 내가 문제인가. 나는 알아도 모르겠다.


과거. 과거의 나는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를 후회한 적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미래. 예전엔 찬란하진 않을지언정 어둡지 않은, 반짝이진 않을지언정 그 자체의 빛은 가지고 있는 인생을 바랐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것을 하더라도, 그 어떤 것을 되찾더라도 빛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다.


현재. 영 좋지 못한 과거와 미래 사이에 끼어 있는 지금이 좋을 리가 없다. 과거에 내가 원한 미래는 지금 현재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 무엇을 해도, 어떤 선택을 해도 원했던 미래를 얻지 못할 것이고, 생각을 어떻게 바꾼다 한들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가능한 함구하자. 괜히 듣는 사람 무안하게 하지 말자. 나만 알고, 나만 아파하자. 어차피 알 만 한 사람들은, 입조차 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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