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0년 디램 반도체 시황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2020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 미국과 중국의 끊임없는 갈등, 화웨이 퇴출,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전 지구적 이슈들로 반도체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2020년 1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저는 코로나 사태를 2~3개월 정도 지속되는 단기 이슈로 판단했으며 연간 시황을 낙관했습니다.
미국, 유럽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고 재택근무, 홈스쿨링의 증가로 인해 서버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 또한 단기적 이슈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저는 연간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여기서 2020년 시황에 대해 또 한 번 크게 오판을 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서버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노트북, 크롬북 등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20년 상반기는 시황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해 코로나로 인해 생각지 못한 수요의 증가로 시황에 대한 희망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상반기는 공급을 뛰어넘는 큰 폭의 수요 증가로 가격 또 한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시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었습니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상반기 선행투자로 인한 하반기 투자 감소 리스크,
중국/동남아 등지에서 국경을 폐쇄하며 발생한 모바일 빌드 차질 영향으로 인한 세트 판매 하락,
도쿄 올림픽 연기로 인한 컨슈머 제품 수요 하락 등등 수많은 리스크가 산재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매우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한 것입니다.
미국 기업의 장비로 제조한 메모리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할 경우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미 정부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 정책은 9월 14일 부로 적용되었고 8월 말부터 시작된 화웨이의 엄청난 pull in 수요로 3분기는 모든 반도체 업체들이 기대보다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미국 마이크론은 타업체를 능가하는 실적을 기록해 저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4분기는 모바일 수요 증가가 두드러진 기간이었습니다.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화웨이가 사라진 이후 중국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빈자리를 차지하고자 공격적으로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 신제품의 폭발적인 인기도 4분기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4분기 서버 시장의 약보합세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전체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한 해를 돌아보며 느낀 것은 메모리 반도체, 특히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디램은 연초 각 업체가 발표한 공급 목표를 반드시 초과 달성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경영자의 마켓 셰어에 대한 의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제품의 특성이 필수재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팬데믹이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제품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디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3개 업체의 과점 상황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현재의 주어진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상황이 악화될수록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현재의 상황이 개선될수록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2021년 1월 현재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