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제대로 읽기
소설은 총 12장으로 구성되며, 이는 탱고의 기본 스텝인 ‘앞으로 여섯 걸음(1부의 1~6장), 뒤로 여섯 걸음(2부의 6~1장)’을 완벽하게 모방한다.
전반부(1~6장): 사건이 발생하고 ‘이리미아시’라는 가짜 메시아를 기다리며 마을 사람들이 술집에 모여 광란의 파티를 벌이는 과정이다. 에너지가 한곳으로 응축된다.
이리미아시가 온다는 소문―그의 실제 이동―의사의 관찰―술집에 모인 주민들―소녀(에슈티케)의 죽음―광란의 술판과 거미줄.
후반부(6~1장): 시간의 흐름이 뒤틀리거나 역전된다. 앞서 일어난 사건을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복기하거나, 결말이 다시 시작으로 연결되는 ‘닫힌 원’의 형태를 띤다.
이리미아시의 기만적 연설―마을을 떠나는 주민들―시체의 환각과 덫―사기극임을 직감하면서도 무기력하게 순응하게 됨―감시 보고서를 쓰는 서기들―의사가 다시 기록을 시작하며 첫 문장으로 회귀.
▪ 다성성(Polyphony): 각 장은 후터키, 이리미아시, 의사, 에슈티케, 술집 주인, 심지어 법원 서기에 이르기까지 화자가 매번 교체된다. 작가는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침투하여 그들의 추악하고 비겁한 본성을 걸러내지 않은 채로 쏟아낸다. 독자는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이들의 머릿속을 강제로 유영하게 된다.
▪ 호흡의 압박: 문단 바꿈이 전혀 없는 구조는 독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흔히 알려져 있듯 숨조차 못 쉴 만큼 극한의 만연체는 아니지만, 쉼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은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출구 없는 답답함’과 ‘정체된 시간’을 신체적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줄 바꿈이라는 탈출구가 봉쇄된 텍스트 안에서 독자는 인물들과 함께 진흙탕 속에 발이 묶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