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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기획을 처음 맡았을 때,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도 알기 어려웠죠.
그래서 가장 쉽게 꺼낸 말이
“잘 팔릴 것 같아요”였습니다.
틀리진 않을 것 같고,
기획자답게 들리는 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말은 회의를 앞으로 밀어주지 않았습니다.
질문도, 반박도, 다음 단계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이 말은 판단이 아니라, 판단을 미뤄둔 표현이었다는 걸요.
상품기획자의 역할은
아이디어를 던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건
무엇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하는지를
말보다 먼저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그 기준을 설명하려 하진 않겠습니다.
지금은 한 가지 혼란만 남기고 싶습니다.
상품기획자는 과연 어떤 말을 대신 해야 하는 사람일까요?
이 질문은
다음 회차에서도 다른 장면으로 다시 흔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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