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브랜딩]신인감독 김연경, 열혈농구단 서장훈

스포츠예능의 진화

by 신승호

예능이 리그를 만드는 이유는?


스포츠 예능이 ‘단순한 웃음’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예능이 스포츠를 차용했다면, 이제는 방송이 스포츠를 ‘생산’한다. ‘최강야구’가 이 흐름을 열었다면, ‘신인감독 김연경’과 '열혈농구단'은 그것을 한차원 더 발전시킨 형태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방송국들은 예능을 콘텐츠가 아니라 리그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예능 안에서 진짜 경기가 벌어지고, 그 경기를 보기 위해 관객이 티켓을 사고, 방송이 만든 팀의 유니폼이 굿즈로 팔린다. 즉, 예능이 스포츠 산업을 재점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강야구 (or 불꽃야구)’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방송이 끝나면 실제 야구장 관객이 늘었고, 선수들이 재영입되는 등 ‘방송과 스포츠’의 선순환이 일어났다.


MBC의 ‘신인감독 김연경’은 그 흐름을 다른 종목으로 확장했다.'


5085_9738_2557.png '신인감독 김연경' 프로그램 포스터=mbc


은퇴한 김연경이 신인 감독으로 복귀해, 방출 선수와 복귀 희망 선수들을 모아 팀을 꾸리는 설정은 리얼리티와 서사를 모두 잡았다. 시청률은 2.2%에서 출발해 3회 만에 4.7%를 돌파, 일요 예능 강자로 올라섰고, OTT 웨이브에서는 시청자 수가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 방송사들은 예능을 ‘IP 중심의 종합 콘텐츠 사업’으로 본다.


방송으로 화제를 만들고, OTT로 시청을 확장하고, 굿즈와 티켓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신인감독 김연경’의 경우 MBC 사내벤처 모다이브가 공식 MD 상품을 출시했는데, 일부 품목은 이미 품절이다. 예능이 실물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즉, 시청률보다 ‘참여율’이 새로운 지표가 된 것이다. 팬들은 단순히 방송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관에 ‘참여’하고 ‘소유’하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종목의 다양화로도 이어진다.


SBS는 서장훈이 출연하는 ‘열혈농구단’으로 농구의 르네상스를 노리고, 채널A는 박세리 단장과 추신수 감독을 내세운 ‘야구여왕’으로 여자 야구를 띄운다.


5085_9739_297.png '야구여왕' 프로그램 포스터=채널A


tvN은 배우 마동석이 기획에 참여한 복싱 예능 ‘아이 엠 복서’를 통해 액션과 리얼리티를 결합한 새로운 포맷을 준비 중이다.


예능이 스포츠를 ‘재조명’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새로운 종목 생태계를 창출하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이제 스포츠가 예능 트렌드의 중심”이라며 “IP 확장을 통해 팬덤을 키우고, 안정적 시청층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실제로 ‘신인감독 김연경’ 이후 여자배구의 현장 관람객이 늘고, SNS에서도 ‘직관 인증샷’이 급증하고 있다. 방송이 다시 스포츠로 이어지는 완벽한 루프가 만들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방송산업 전반의 ‘IP 전쟁’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스포츠 중계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적 드라마와 감정의 편집이 예능에서는 가능하다. 결국 승패를 넘어, 인물 중심의 서사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기획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스포츠 예능은 ‘리얼리티’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품은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았다.


5085_9740_3418.png '열혈농구단'프로그램 포스터=SBS


김연경, 안정환, 서장훈, 이대호, 박세리 등은 이제 단순한 예능 출연자나 해설자가 아니다.그들은 대국민 인지도를 바탕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종목의 ‘미디어 리더’,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서사 창조자’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그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일회성 예능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팀이자 브랜드이며, 스포츠가 문화로 확장되는 IP 산업의 새로운 플랫폼이다.


웃음에서 출발한 스포츠 예능은 이제 감동과 산업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경기장은 더 이상 방송국의 세트가 아니라, 콘텐츠와 팬덤, 그리고 비즈니스가 함께 뛰는 새로운 필드가 되었다. 지금, 예능은 그라운드를 넘어 문화의 리그를 창조하고 있다.


신승호 컬처테크 칼럼니스트


https://www.kmjournal.net/news/articleView.html?idxno=508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잇브랜딩] 광고제국 WPP는 왜 ‘플랫폼'이 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