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무인택시가 가능해진 순간, 잃게되는 것

FSD가 열어젖힌 미래 이동성, 플랫폼 독점과 노동 해체의 시작점

by 신승호
6314_11971_3649.png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테슬라 FSD, 무인택시 상용화 임박.”

최근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완전자율주행(FSD)이 특정 조건에서 이미 사람의 개입 없이 주행하고 있고, 로보택시 네트워크 역시 시간문제라는 이야기다. 기술적으로 보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센서, 데이터, AI 모두 임계점을 넘어섰다.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이 기술이 어떤 구조 위에서 작동하느냐다.


만약 테슬라 무인택시가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택시는 더 이상 ‘기사의 노동’이 아니다. 차량은 플랫폼의 자산이고, 알고리즘이 운행을 결정하며, 요금과 배차는 중앙 서버에서 통제된다. 사람은 운전석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이게 진짜 혁신이다”, “교통비가 내려갈 것이다”, “사고도 줄어들 것이다”. 적어도 초반에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이미 우리는 비슷한 과정을 여러 산업에서 목격했다. 플랫폼은 늘 가격 파괴로 시작해 구조 장악으로 끝난다. 초기에 무인택시는 기존 택시보다 싸고, 편하고, 빠를 것이다. 소비자는 환영한다. 기존 택시 산업은 경쟁력을 잃는다. 협회는 반발하지만 “기술 발전을 막는다”는 비판 속에 힘을 잃는다.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선택지가 사라진 시장이다.

기사 n명이 나눠 가졌던 수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과실은 대규모 플랫폼 하나로 수렴된다. 차량을 소유한 기업, 데이터를 쥔 기업, 네트워크를 통제하는 기업이 시장 전체를 장악한다. 이 시점에서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수수료라는 이름이 아니라, 요금 구조 재편이라는 이름으로.


이때 우리는 묻게 된다. 이건 사회적 후생의 증가일까, 아니면 권력의 이동일까.

기존 이익단체, 예를 들어 택시협회는 그동안 “기득권”으로 비판받아 왔다. 분명 비효율도 있었고, 소비자 경험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구조 아래에는 최소한 수많은 개인의 생계가 분산되어 존재했다. 기술 플랫폼은 이 분산을 허용하지 않는다. 효율은 높이되, 소득은 집중시킨다.


이 문제는 택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로톡과 변호사협회, 프롭테크 플랫폼과 공인중개사협회 갈등도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 플랫폼은 중개를 ‘투명하게’ 만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중개의 권력을 재배치한다. 전문직과 자영업자가 나눠 가졌던 몫은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광고 구좌로 전환된다.


그래서 이익단체의 반발을 단순히 “혁신 반대”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의 주장은 사회적 후생을 낮추는 몽니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생존 구조가 통째로 해체되는 것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특히 무인택시처럼 인간 노동 자체를 제거하는 기술 앞에서는 이 질문이 더 날카로워진다. 이건 직업의 미래가 아니라, 소득 분배 구조의 미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FSD 무인택시는 분명 기술적으로 대단한 성취다.

그러나 그 기술이 단일 플랫폼의 독점 네트워크로 귀결된다면, 우리는 더 싸게 이동하는 대신 선택권과 협상력을 잃게 될 가능성도 함께 떠안게 된다. 플랫폼은 언제나 말한다. “우리는 중개자일 뿐이다.” 하지만 시장을 통제하는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무인택시가 가능하냐가 아니라, 무인택시 이후의 시장을 누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기술을 막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이 만들어낸 효율을 누가 가져가고,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테슬라 무인택시는 이동의 미래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미래가 더 자유로운 사회일지, 더 집중된 사회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술은 이미 준비됐다. 이제 남은 건, 그 기술을 어떤 구조 위에 올려놓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신승호 컬처테크 칼럼니스트 /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 겸임교수

https://www.kmjournal.net/news/articleView.html?idxno=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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