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 랭킹과 스마트블록 도입 이후, 파워블로거의 몰락과 살아남는 콘
‘파워블로거’는 디지털 권력의 상징이었다.
검색어 하나만 잘 잡아도 유입이 쏟아졌고, 협찬과 리뷰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블로그를 ‘퍼스널 미디어’이자 ‘사업 수단’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네이버 블로그의 검색 환경은 그 기초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블로그 지수가 높다고, 글을 자주 올린다고, 혹은 키워드를 반복했다고 상위 노출되던 시대가 아니다. ‘AI 중심의 스마트블록’과 ‘콘텐츠 신뢰도 기반 랭킹’이라는 이름의 알고리즘이 콘텐츠의 성패를 결정한다.
변화는 치명적이다.
수년간 공들여 쌓아올린 블로그의 순위가 무너지고, 하루 방문자 수가 반 토막 났다는 블로거들의 호소가 이어진다. 지금, 블로그는 다시 배워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예전에는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블로그 글이 VIEW 탭에 순차적으로 노출됐다. 검색어 ‘강남역 맛집’ 하나로 상위 노출을 먹는 순간, 하루 수천의 유입은 보장된 듯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블록’이라는 이름의 큐레이션 알고리즘이 검색 결과를 자동으로 분해해 보여준다.
‘제주도 맛집’을 검색하면, ‘아이와 가기 좋은 맛집’, ‘현지인 추천 맛집’, ‘혼밥하기 좋은 곳’ 등 다양한 세부 블록이 등장한다. 유저의 검색 의도에 따라 결과가 나뉘기 때문에, 예전처럼 ‘1등’ 하나로 유입을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 파편화된 결과는 곧 체감 유입의 급감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과거 블로그 운영자들이 목숨처럼 여겼던 ‘최적화 지수’ 역시 의미가 달라졌다. 네이버는 블로그 지수보다 콘텐츠의 신뢰도와 문맥, 의도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이는 LLM 기반 AI가 블로그 글을 읽고, 단순히 키워드를 얼마나 넣었는지보다 실제로 ‘정보 전달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대충 써도 지수 높으니까 상단’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성스럽게 쓴 글이라 해도 광고성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저품질’ 판정을 받고, 검색 결과에서 아예 누락되기 일쑤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리뷰 콘텐츠를 주 수익원으로 삼아온 파워블로거들에게는 필터링 강화가 큰 타격이다. 협찬을 받았지만 진심을 담아 쓴 글조차, AI가 ‘광고성’으로 판단하면 무조건 배제된다. 수익과 노출이라는 두 축이 모두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지금은 블로그끼리의 경쟁이 아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놓고 블로그, 카페, 지식인, 공공기관 정보, 그리고 유튜브 영상까지 모두 같은 무대에서 겨룬다. 예전처럼 블로그 탭 안에서 경쟁하던 폐쇄적 생태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전환기 속에서 살아남는 블로그는 무엇일까?
첫 번째 전략은 ‘검색형’과 ‘홈피드형’ 콘텐츠의 투트랙 운영이다. 검색형 콘텐츠는 여전히 중요한 유입 창구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를 위한 제주도 호텔 추천” 같은 글은 검색 의도가 분명하고, 정보 전달이 핵심이다. 이런 글은 구조화와 키워드의 맥락이 중요하다.
반면, 네이버 앱의 홈피드는 유튜브처럼 사용자 취향을 반영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퇴사 후 30일, 내가 배운 5가지” 같은 글은 정보보다 공감과 감정이 중요하다. 이런 감성적 콘텐츠는 일시적이지만 큰 도달을 일으킬 수 있다. 검색과 홈피드, 양쪽을 모두 공략해야 블로그가 살아남는다.
두 번째 전략은 글쓰기 방식의 변화다. 네이버는 글을 요약해 미리 보여주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첫 문단에서 핵심 정보를 던지는 것이 유리하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좋네요” 같은 서론은 줄이고, 바로 본론을 제시하자. 또한 소제목과 불렛 포인트, 표 등을 통해 구조화된 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AI가 글을 읽고 신뢰도와 정보성을 판단할 때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세 번째 전략은 ‘경험의 증거’를 남기는 일이다. AI는 실제 경험과 스팸성 광고를 구분하려 한다. 따라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 촬영한 영상, 그리고 세부적인 경험 정보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 식당은 4번 출구가 가깝고, 2층 화장실은 여성용만 있어요” 같은 정보는 단순한 맛 평가보다 신뢰도를 높인다. 스톡 이미지보다 직접 촬영한 고유 이미지가 AI 랭킹에 더 우호적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성과 소통이다. 주제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하나의 분야에서 깊이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그가 점점 더 유리해지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두서없이 다루는 ‘잡블로그’는 점점 신뢰도가 낮아진다.
그리고 여전히 중요한 것은 이웃과의 소통이다. 댓글, 공감, 그리고 질문에 대한 피드백은 단순한 품앗이가 아닌 실제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체류 시간은 검색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결국, 네이버 블로그는 과거의 ‘노하우’가 통하지 않는 새로운 질서 속으로 진입했다.
이제는 블로그 지수보다 글의 맥락, 경험의 진정성, 구조화된 정보 전달, 사용자 취향에 맞춘 감성 콘텐츠가 핵심이다.
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사람만이 블로그라는 무대 위에 다시 설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이, 진짜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