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전략부재 및 플랫폼과의 충돌 (feat.iOS)
다음은 작년초 오랫동안 쓰던 다채로운 컬러 로고를 버리고, 단색 중심의 심플한 워드마크로 디자인을 바꿨다. 과거 빨강-노랑-연두-파랑의 컬러풀한 로고는 다음이라는 포털이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서사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 이 색채가 사라지면서 사용자에게 다음은 더 이상 눈에 띄는 정체성으로 자리잡지 못하게 됐다 . 특히 단색, 굵은 형태의 로고는 기존 기억과 크게 어긋났다.
사용자 반응은 ‘낯설다’를 넘어 부정적인 감정과 연관되기 시작했다. 이는 색채 심리학적으로도 검증된 현상이다. 밝고 대비가 있는 컬러 로고는 정보 포털 브랜드로서 인지적 친근감을 준다. 반면 단색 로고는 차분하지만 동시에 비감정적 비친화적으로 인식되기 쉽다.
여기에 최근 또 하나의 변수는 iOS 플랫폼 자체의 변화다. 올해 12월 iOS 26.2 업데이트가 전 세계에 배포됐다. 애플은 iOS 26 시리즈 전체에서 Liquid Glass라는 시각적 철학과 UI 변화 - 잠금 화면 투명도 조정, 색 대비 처리 최적화, 그리고 전체적인 시스템 비가시성 강화를 도입했고, 12월 12일경 iOS 26.2가 공식 롤아웃되었다는 보도가 있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UI 요소의 대비를 줄이고 시스템 정보 콘텐츠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렌더링 철학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존재한다. 이러한 변화는 앱 아이콘과 브랜드 로고의 시각적 우선순위를 낮추고 배경과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한다.
이 때문에 과거 다채롭고 눈에 띄던 로고들이 iOS 환경에서 더 칙칙해 보이거나 미묘하게 다른 톤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단색 저대비 형태의 로고는 iOS 시스템 컬러 처리와 상호작용할 때 그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난다.
플랫폼 감각과 브랜드 전략의 충돌
여기서 더 문제가 생겼다. 다음 로고는 단색 워드마크 전략을 선택했지만, 그 변화가 ‘플랫폼 친화적’으로 작동하기보다 시각 인지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다채로운 다음 로고는 iOS에서도 잘 보였다. 그러나 새 로고는 iOS의 저대비 시스템 통일 UI 환경에서 균질화되거나 무감각해 보인다.
즉 사용자 기억에서 익숙함이 떨어졌고, 플랫폼 시각 처리와 정서적으로 맞지 않으며, 정보 소비와 사용자 경험(UI 우선순위)에서도 설계 오류를 만들었다. 이 세 가지가 겹쳐져 리브랜딩은 단지 색 하나 바꾼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와 플랫폼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은 실패로 귀결됐다.
왜 사용자들은 부정적일까
단순히 “꽃이 핀 느낌이 없다”, “예전 로고가 더 예쁘다” 수준이 아니다.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시각 및 감정적 기억 프레임을 새로운 디자인과 비교한다. 이때 기대 대비 실제가 크게 어긋나면 심리적으로 “왜 이렇게 보이냐”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브랜딩 실패의 고전적 사례다. 기대된 정체감이 제거된 상태에서 새로운 정체감이 사용자 인지 환경과 충돌하면, 그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된다.
디자인이 플랫폼을 무시하면 실패한다
브랜딩은 단지 색과 형태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플랫폼) 환경 + 사용자 기억 + 정보 소비 맥락 세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복합 설계다.
다음 로고의 변화는 정체성을 희석했고, 플랫폼의 시각 처리 변화와 맞지 않았으며, 사용자 인지 프레임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는 낯섦이 아니라 “부정적 감정”이다. 리브랜딩은 계속 실패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