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마케팅]AI 시대, 디자인보다 문장이 먼저다

스토리브랜드 언어 전략

by 신승호

사업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도, 디자인도, 심지어 마케팅 예산도 아니다.


결국 성장을 가르는 것은 어떤 단어를 쓰느냐다. 잘못된 말을 쓰는 순간 고객은 혼란스러워지고,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경쟁사로 이동한다. 그리고 이 현상은 AI 시대에 들어서며 더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요즘은 AI가 웹사이트를 설계해 주고,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리드 생성까지 도와준다. 하지만 단 하나, “어떤 언어로 고객에게 말할 것인가”를 정하지 않으면 AI 역시 틀린 메시지를 대량으로 생산할 뿐이다. 모호한 언어, 추상적인 비전, 자기 이야기 중심의 서사는 인간뿐 아니라 AI에게도 가장 어려운 입력값이다.


6576_12361_1840.png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많은 기업이 브랜드를 설명할 때 지나치게 똑똑해 보이려 한다.


“우리는 신뢰를 거래합니다” 같은 문장은 그럴듯하지만 아무 의미도 전달하지 않는다. 반대로 “14일 안에 예산 초과 없이 지붕을 고쳐드립니다”라는 문장은 즉시 이해된다. 고객은 감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명확하지 않으면 바로 이탈한다.


브랜딩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영리함’을 ‘명확함’보다 우선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시간은 평균 몇 초에 불과하다.


그 짧은 순간 동안 고객의 뇌는 단 두 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이 정보가 나의 생존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쓸데없는 정보는 최대한 빨리 거절해 에너지를 아끼는 일이다. 이 두 조건을 동시에 통과하지 못하면 고객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페이지를 닫는다.


그래서 모든 제품은 결국 ‘생존 자산’으로 포지셔닝되어야 한다.


돈을 벌게 해주는가, 돈을 아껴주는가, 불안을 줄여주는가, 잠을 잘 자게 해주는가,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가. 형태가 무엇이든, 고객은 무의식적으로 이 질문에 답을 찾는다. 이 답이 단어로 즉시 전달되지 않으면, 제품의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같은 ‘출장 요리사’라도 한 사람은 “집에 가서 요리합니다”라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가족이 다시 식탁에 앉아 눈빛을 나누도록 돕습니다”라고 말한다.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후자는 요리가 아니라 가족의 연결이라는 생존 가치를 판다. 제품은 같지만 언어가 전혀 다른 시장을 만든다.


이 차이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도구가 바로 스토리 프레임워크다.


스토리는 인간의 주의를 가장 오래 붙잡는 유일한 구조이며, 수천 년 동안 검증돼 왔다. 사업에 적용하면 일곱 가지 핵심 메시지로 정리된다.


첫째, 고객은 이야기의 주인공이어야 한다. 기업이 아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단 하나로 정의하지 못하면 메시지는 흩어진다.


둘째, 고객이 겪는 문제를 정확히 언어화해야 한다.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지갑을 연다.


셋째, 브랜드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언자이자 어시스트 가이드다. 고객을 구해주는 영웅이 아니라, 길을 아는 조력자여야 한다. 공감과 전문성 이 두 문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해결 과정은 세 단계 정도로 단순해야 한다. 복잡한 계획은 행동을 멈추게 한다.


다섯째, 명확한 행동 요청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선택입니다”라는 문장을 회피하는 순간 매출은 사라진다.


여섯째, 제품을 사용한 이후의 성공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


일곱째,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손실 역시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이 일곱 가지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실제로 수백 퍼센트의 매출 성장, 기업 가치의 두 배 상승을 만든 사례들이 이 구조에서 나왔다. 중요한 점은 제품을 바꾸지 않고, 단어만 바꿨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정리된 문장들은 단순히 웹사이트 문구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메시징 캠페인’의 출발점이다. 광고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반복 가능한 핵심 문장을 모든 접점에 일관되게 심는 일이다. 태그라인, 한 줄 설명, 랜딩페이지, 이메일, 세일즈 미팅, 제안서까지 동일한 언어가 흐를 때 고객의 이해 속도는 폭발적으로 빨라진다.


많은 기업이 마케팅에 지치고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다. 핵심 문장이 없기 때문이다. 계단 없는 집처럼, 고객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결국 성장의 병목은 전략이 아니라 언어다. 좋은 제품, 성실한 팀, 충분한 시장이 있음에도 매년 비슷한 매출에 머문다면, 거의 확실하게 말이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감각이 아니라 구조로 해결할 수 있다.


AI 시대는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더 정확한 문장을 요구하는 시대다.


단어를 정리하지 못한 브랜드는 AI와 함께 더 빠르게 길을 잃는다. 반대로 단어를 정리한 브랜드는 같은 기술로도 압도적인 속도로 성장한다.


사업을 키우고 싶다면,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고객에게 정확히 어떤 한 문장을 반복하고 있는가.”



신승호 컬처테크 칼럼니스트 / IP비즈니스 컨설턴트 /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 겸임교수


IP비즈니스 (IP설계워크숍 / 브랜드IP구축 / 위기관리) 컨설팅

엔터테크 및 버추얼아이돌 수익화 컨설팅

사이니지 미디어 컨설팅

공간리테일 수익화 컨설팅 문의 sh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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