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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Jul 02. 2018

엄마의 사교육

prologue

엄마의 사교육


#1. 엄마의 프로필


80년대생, 2000년대 학번. 

90년대의 풍요로움을 10대에 만끽하고, 2002년 월드컵과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를 20대에 보내고,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30대에 만났다.


아빠는 대기업 부장, 엄마는 전업주부, 연년생 남동생 둘,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약한 인천에서 10대와 20대를 보냈다. 


일곱 살 때부터 열세 살까지 피아노 학원을,

일곱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 눈높이 수학을,

열한 살부터 열세 살까지 한자 학원을,

열한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 윤선생 영어를,

열한 살 때 일 년간 수영과 서예 학원을 다녔고,

본격적으로 중학생이 되던 3월부터 고3 때 여름까지 끊임없이 보습학원을 다녔다. 

대학교 입학 전, 한 달 고액 논술 과외를 받고, 수시에 성공했다. 


스물두 살에 미국 어학연수 1년, 스물네 살에 중국어 어학연수 1개월. 그리고 여행사에 4년간 근무하며, 세계 곳곳을 스치듯 여행했다. 북경, 상해, 장가계, 티베트, 미얀마, 방콕, 캄보디아, 베트남, 푸껫, 홍콩, 싱가포르, 파리, 런던, 베니스, 그리스, 도쿄, 미국, 캐나다, 알래스카 등등. 


#2. 엄마의 스펙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교 학사 졸업장. 

영어는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생활영어 수준. 

중국어는 시장에서 간신히 물건을 살 수 있는 정도. 

토익은 학원 다니며 만든 900점(물론 10년 전 점수 ㅜㅜ)과 틈틈이 공부해서 만든 한자 3급(이것도 10년 전). 

피아노는 음을 들으면 대충 반주를 맞추며 칠 수 있는 정도이나 현재는 아이들 동요(상어 가족 ㅠㅠ) 불러주는데 쓰인다. 

현재는 관광청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번역도 하고, 여행 콘텐츠도 만들고, 보도자료도 쓴다.






마음껏 사교육을 접하고 자란 세대다. 사실 요즘 많이 하는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우리 세대부터 시작했다. 나도 경험했다. 남들 하니까 나도 했고, 내가 하니까 남들도 같이 하는 그런 분위기였달까. 그런 까닭에 요즘 아이들이 경험하는 사교육이 많이 낯설지만은 않다. 유치원 다닐 때 엄마가 밤마다 영어 테이프를 틀어줬던 건 선행학습이었을까?


주변의 40대 엄마들을 만나면 이렇게 어릴 적 사교육을 받은 내가 신기하단다. 요즘 애들은(현재 30대인 나를 지칭) 참 많이 배웠다는 등, 많이 배워서 그런지 애들도 잘 키운다는 등. 그래서 낯간지럽지만 이런 말도 듣는다. 



우리 애가 커서 너처럼 됐으면 참 좋겠다.



정작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차라리 부모님이 나를 위해 1억을 투자해, 10여 년 전, 아파트를 내 명의로 사주셨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대학을 안 가고 바로 취직했다면 어땠을까. 좀 더 빨리 승진하고, 돈도 더 많이 벌지 않았을까. 


만약 그랬다면 현재의 경제적 여유로움을 바탕으로 지금 더 재밌게 살고 있지 않을까? 


(물론 부모님께서 어린 시절, 나를 위해 투자해주셔서 지금의 내가 풍요롭게 살고 있음은 너무나 감사하다.)






그런 잡다한 생각이 머리 속에 떠다니다 보면, 내 딸에게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하는 물음이 마지막에 도착한다. 어떻게 사교육을 시켜야 아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뭘 가르쳐야 아이의 삶이 좀 더 행복하고 풍요로울 수 있을까. 


동네 아이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사교육, 남들이 좋다는 사교육, 이맘때에는 뭘 시작해야 한다는 사교육,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난무한 사교육' 등등 다양한 곳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결국 속 시끄러운 얘기들이다. 마음껏 지원해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내가 아이에게 쓸 수 있는(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내가 직접 경험했던 사교육을 기본으로 삼아, 아이에게 맞는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 앞으로 매거진에 <엄마의 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어릴 적 받았던, 그리고 지금 받고 있는 사교육 이야기를 풀어볼 예정이다. 물론 현재 여덟 살 아이가 받고 있는 사교육 이야기도 포함된다. 


'일'로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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