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아내, 나로 살아가는 법>
나는 누군가를 책임지기 위해 살았던 사람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러다 보니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오랫동안 내 삶의 가장 뒤편으로 밀려 있었다. 아니, 그건 너무나 사치스러운 질문이었다. 아이의 건강, 남편의 일정, 가족의 삶은 너무나도 중요했기에 내 꿈, 내 일, 내 취향은 종종 무시당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엄마의 일이고, 아내의 몫이라 믿었다. 지금껏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나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나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고, 늘 누구를 위한 존재로만 살아가는 삶이었다. 가족여행을 예약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나 남편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골랐고, 외식장소를 고르더라도 가족들이 잘 먹는 곳으로 택했다. 그러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그렇게 살아서는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나에게도 건강한 삶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선언하려고 한다.
나는 엄마로서도,
아내로서도,
그리고 작가로서도,
나답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아이의 학교를 챙기고, 남편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나는 매일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매일 한 장의 글을 쓰고, 매일 나를 위한 운동을 하고, 매일 나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려 한다. 나는 더 이상 “이 정도면 됐지”라는 말로 나를 달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중에”라고 미루지도 않는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이라고. 엄마이기에 나 자신을 잊는 것이 아니라, 엄마이기 때문에 더 단단하게 나를 지켜야 한다는 것. 아내이기에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이기 때문에 서로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작가이기에 유명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이기에 내 이야기를 끝까지 써야 한다는 것.
나는 엄마고, 아내고, 작가다.
그것은 나의 정체성을 나눠 가진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이름들이다. 어떤 날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밥을 짓는다. 어떤 날은 남편과 골프 라운딩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또 어떤 날은 혼자 책상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쓴다. 그 모든 하루가 모여 나는 지금,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 그게 내가 진심으로 원하던 삶이다.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선택한 이 삶이 옳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