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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Feb 06. 2019

이직의 심리학1. 습관성 이직

Career 심리학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이직 욕구가 강해졌던 시점은 보통 명절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누가누가 잘나간다는 이야기, 혹은 주식 대박쳐서 부자됐다는 이야기 등등 별로 듣고 싶지 않지 않은 말들을 듣게 되는 때이기도 하고, 지난 일년 정도의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산다고 인생이 풀리겠나 싶은 우울한 의문도 들기도 하는 때였으니까요.


현타가 한참 온 채로 출근해서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상사들 보고 있으면 가슴이 턱턱 막혔지만..그렇다고 덜컥 결정할 수 없는게 이직이죠.  


이직을 할 것인가 여부 혹은 지금 이직은 잘한 이직인가라는 판단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포탈 사이트에 이직 판단 기준 같은 검색어를 돌리면 수도 없이 나옵니다.이런 기준들을 살펴보면 대략..


업무적으로 크게 성장할 기회가 현재는 없는데 이직하면 주어지거나,

연봉이 20~30% 이상 확실히 올라가거나,

업계 최고로 꼽히는 회사를 직급이나 연봉 등에서 손해보는 것 없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거나,

지금 몸 담은 산업이나 직무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기회가 생겼다던지,

아주 신뢰할만한 상사와의 관계에 기반한 이직이라면 충분히 선택할만한 이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외적 조건 이외에도

현재 있는 상사/경영진의 괴롭힘이나 무능이 견딜 수 없는 수준이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동료들과의 갈등이 심각하거나,

수년간 해왔지만 일에서 어떠한 보람도 만족도 느낄 수 없고,

연봉 등 조건이 너무도 열악하다면 이직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옵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구글 열심히 찾아보다 보면 나오는 내용이지요. 그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고, 가장 중요한 점검 요소이기도 합니다만, 제가 굳이 이 글을 통해 덧붙일 내용들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대상은 위에서 언급한 객관적 기준과는 상관없이, 조직 파악도 못했고 역량이 제대로 쌓이지도 않았는데도 반복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이직하는 경우입니다.


이 조차도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단기간에 너무 잦은 이직은 개인의 커리어를 망가뜨리고 결국 개인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깊게 생각해볼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가까이에서 봤던 자발적 퇴사자 중에서 가장 심했던 경우는 2년간 6번이나 이직한 경우였습니다.


아무리 조직이나 직무가 애초의 기대와 달랐거나, 보상이 형편없었거나, 상사와 동료가 힘들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좀 심하죠. 이런 분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길래 이런 선택을 반복하는걸까요? 그 이유에 대해 좀 생각해보겠습니다.  


※ 이상한 회사와 이상한 상사들이 연속으로 걸리거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돌발변수로 인해 떠돌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제가 이야기할 내용과는 별 상관없으실 것 같으니 짧은 기간에 횟수가 많다고 무조건 습관성 이직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잦은 이직을 반복하신다고 생각되시면 한번 체크해보시라는 뜻으로 쓰는 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1. 현실 감각 이슈 (개방성과 성실성의 함수)


우리의 성격 요소에는 ‘개방성’과 ‘성실성’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개방성은 대략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활발한 상상, 다양한 경험 추구,예술에 대한 높은 호감’ 등의 성향을 의미하는데요, 개방성이 낮다는 건 너무 현실에만 매달려서 살고, 호기심과 상상력이 부족해 삶이 건조하거나 발전이 없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개방성이 지나치게 큰 사람은 무엇보다 현실은 잊어버린 채 그저 신기하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성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성실성은 ‘계획적, 조직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며, 자기통제력이 좋은’ 성향입니다. 너무 낮으면 무책임하고 대충대충하는 태도인 반면 유연성과 순발력이 좋을 수 있고, 성실성이 너무 강하면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 완고하고, 특정 시각에만 사로잡힌 편협함을 보일 수 있죠.


개방성과 성실성이 둘 다 크다는 건 꿈도 원대하고,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지만 동시에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줄도 아는 사람일 경우입니다. 사회적 성취에 유리한 성격인거죠.


둘 다 낮은 경우.jpg


이직과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성격은 개방성은 큰 반면 성실성이 낮은 경우입니다. 꿈은 꾸지만 노력은 별로 하고 싶지 않고, 상상의 나래는 펼치지만 그걸 실현할 방법은 별로 계획하지 않는 성격.

 

이걸 연구한 학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몽상가’ (Dreamer) 성격인데요, 현실인식이 결여된 사고와 무책임한 행동이 특징으로 많이 나타납니다. 이직 상황에서는 즉흥적이고, 미래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정 퇴사하고 꿈같은 회사로만 이직하려는 것 같은 태도로 나타날 겁니다.

 

인간의 성격과 관련해서 100%는 없으니 항상 예외는 있겠지만, 조심하신다는 의미에서라도 자기가 평소에 몽상가 스타일이시고, 스스로의 성실성에 대해 의문이 좀 있으시다면 이번에 이직하려는 마음도 혹시 미래에 대한 무책임한 공상 때문은 아닐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본인의 개방성(Openness)과 성실성(Conscientiousness)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영어 주의)


2.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내적 힘이 부족한 경우 


슬픔, 우울, 좌절, 분노, 불안, 공포, 긴장감, 죄책감, 자괴감 등의 감정은 우리에게 항상 있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들이지만 사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감정들이죠.

 

미세먼지 속에서야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고 배가 고파봐야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에게 위기를 벗어나고 위협에 대처하는 한편, 성장하고 감사해하고 행복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줍니다. 즉, 부정적인 감정이 있어야 행복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런 부정적 감정을 두 팔 벌려 대범하게 환영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이런 부정적 감정을 최대한 즉각적으로 없애버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들었을 때 이걸 곱씹어보고, 다르게 생각해보면서 차츰 내적으로 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다른 감정으로 즉시 대체하려고만 하는 것이죠.

 

사람이 부정적 자극에 대해 성숙의 기회로 여기지 않고 그저 회피, 부정, 대체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우리는 보통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어린 아이들은 고통이 오면 울거나, 피하거나, 모르는 체 하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부정적 감정은 고통과 힘겨움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데, 정신적으로 발달이 아직 덜 이루어진 어른은 어린 아이처럼 피하고, 부정하고, 즉각적으로 대체해서 없는 척 하는 것입니다.

 

이직 과정에서도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딱 봐서 기대했던 것과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실망스럽거나, 불편스러워 보이면 그냥 그대로 다시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죠. 이런 분들은 ‘새로운 회사가 맘에 안들어서 또 다른 곳을 찾는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곳에서 느껴진 자기 마음속의 부정적인 감정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아서 그냥 회피하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직장이란 현실에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힘이 약한 분들은 매 이직 때마다 동일한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즉,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힘이 문제인 것이죠.


한 두번의 짧은 이직은 그래도 커리어에 치명타는 아니겠지만..이게 계속되면 취업할 수 있는 회사의 개수가 줄어들고 회사의 질도 낮아지게 됩니다. 부정적 감정은 곧 부정적 현실이 되어버리고, 어느 순간 너무나 실망스러워서 드디어 자존감에 상처를 내게 됩니다. ‘내가 고작 이런 곳에서 일할려고 이렇게 고생해서 이직을 해왔단 말이야?’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여기서 이럴려고 그 고생을..

 

혹시라도 1년에 두 세차례씩 이직을 하고 계시다면 -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오셨겠지만 혹시라도 -  내가 부정적인 감정들을 견뎌내고 이를 승화시킬 수 있는 내적 역량이 부족하거나, 마음 상태가 이걸 견딜 수 없는 상태가 아닌지 찬찬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힘에 대한 직접적인 측정 도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EQ 등을 확인해서 간접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 듯 하니 아래 사이트 등 무료 EQ 테스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또 영어 주의)


3. 정신적 경직도


여러 조사에 따르면 이직은 여러 스트레스 원인들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에 바로 뒤이어 올 정도로 강한 스트레스 요인입니다. 이직 준비 과정이나 이직 후 적응 과정 등도 대단히 힘겹지만,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확실성’이 사람을 가장 힘겹게 하죠.

 

불확실성이 얼마나 피하고 싶은 것이면 불교에는 ‘모호함을 견뎌내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신경과학쪽의 이야기를 읽어봐도 두뇌에게 가장 비상상황은 무언가 위험한 것 같은데 알 수 없을 때이고, 우리는 롤러코스터가 출발지점으로 올라가고 있을 때나 번지점프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를 가장 힘겨워합니다. 무엇이 올지 알 수 없으니까요.

 

이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비록 좋지 않은 결론이라도 빨리 내려버리려는 경향성이 존재합니다. 상황을 종료시키고 싶은 것이죠. 이걸 ‘정신적 경직성’이라고 합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정신적 경직성은 흔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른 시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경향'을 말하죠. 물론 이것도 잦은 이직을 불러오는데 역할을 할 겁니다만, 이건 이미 이직 관련 글이나 자료에서 ‘열린 마음’을 갖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이직 초기에는 사람, 관계, 업무의 내용, 업무적 권한과 책임, 각종 보상 등 수많은 요소가 불안정하고 불확실합니다. 물론 근로계약에 연봉 정도는 적혀있고, 비교적 큰 회사라면 블라인드 등의 사이트를 통해 기업문화도 어느 정도는 짐작해볼 수 있지만, 그건 그저 개요에 불과할 뿐 실제 내가 가는 현실은 부딪혀 봐야만 알 수 있죠. 


특히 내가 갖게 될 조직내 위상이나 의사결정권한 및 책임 등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고, 또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와서 스스로 주변과 갈등하고 협력하면서 만들어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코 쉽게 사라질 불확실성이 아닙니다.

 

정신적 경직도가 높은 사람들은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고,바람직하지 않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결론을 그냥 내려버리기 일쑤입니다. ‘아, 이 조직은 면접 때 이야기와 다르게 나를 별로 대우하지 않으려나 보다’ 혹은 ‘인사팀이 취업면담때 했던 이야기와 다른데? 내 상사는 내게 권한을 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걸?’ 같은 결론을 불과 며칠만에 내리기도 하는거죠. 


조직내 권한이나 위상 같은 것들은 아무리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고 해도 기존에 있는 사람과 새로 들어온 사람이 갈등, 경쟁, 협력, 협상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지 결코 건물의 담벼락처럼 명시적으로 나눠져있지 않는데도 그냥 포기해버리거나 화를 내거나, 남을 비난하는 것이죠.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타인에 대한 비난을 불러오고,스스로는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는 자기합리화 과정을 동반합니다. 차츰 이직이 습관화되는 겁니다. 평소 자기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못견뎌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이직은 좋은 옵션이기 보다는 자기를 무너뜨리는 악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충동 조절 이슈


지나친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약간의 정서적 상처나 압박도 피해버리는 성격이 아닌데도 습관적 이직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네번째 이유는 충동 조절 문제입니다.

 

충동 조절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분노조절과 공격성일 것 같습니다. 20대 초반까지는 회사나 일터에서 짜증난다고 화를 내면서 그냥 박차고 나오거나, 다른 사람과 큰 말싸움 이상을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 20대 중반 이후, 그리고 사무직에서 이런 경우는 대단히 드물죠. 


하지만 드물다고 해서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평소에는 스스로를 통제하는데 이게 술과 연결되어서는 대형 사고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물리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서로 얼굴을 붉힐 정도로 급격하게 공격성이 나타나는 경우는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충동은 웬만하면 자제합시다.


 이런 공격성향, 분노조절 실패가 현 직장에 대한 불만과 연결되면 앞뒤 고려하지 않은 충동적 퇴사가 나타납니다. 혹여나 술자리 등에서 욱하면서 ‘더러워서 때려치운다’ 같은 말을 주변에게 내뱉고 후회한 적이 최소 두 번 이상 있다면 지금 고려하고 있는 이직도 혹시 동일한 이유, 즉 객관적 이유보다는 스스로의 분노 통제에 문제가 있어서 결행하려는게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하시면 좋겠네요.  



5. 정신화/성찰기능 이슈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건강한 성인의 두뇌가 갖춰야 하는 기능 중에 ‘정신화(Mentalization)’ 혹은 ‘성찰기능’ 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의 행동, 표정, 말과 말투 등을 보고 들을 후 상대의 마음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감정, 느낌, 생각, 신념 등을 추론해내는 능력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앞의 상대가 지금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갖고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구나를 짐작해내는 능력이죠.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상대의 말과 행동을 보고

(1) ‘그 사람의 현재 마음 상태가 어떻겠구나’ 라고 추정하고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2) 그 인지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마음 상태에 맞는 적절한 말과 행동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공감이 생기고 관계가 발전해갈 수 있죠.


연애의 기술처럼 느끼시는 분도 있겠지만 엄마가 아이의 행동 하나만 보고도 상태를 읽어내고, 친구의 얼굴 표정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친구를 위로하려고 하고, 경험많은 선배가 후배의 태도에 담긴 힘겨움을 나눠줄려고 노력하는 것 등이 모두 정신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때 가능합니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말과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상황에 대해서도 전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왜곡되게 인지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말이나 행동, 결정 등에 대해서도 왜 그렇게 했는지 제대로 이해도 설명도 하지 못합니다. 소위 말귀를 아예 못알아 먹는다는 평을 듣는 사람에게 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를 포함한 사람과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지,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동성이 크고, 감정 기복도 심하며, 우울이나 분노 등을 심하게 표출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해보시면 속터져 죽어버릴 것 같다 싶습니다. (물론 과도한 긴장이나 공포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어리버리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죠. 하지만 정신화 문제는 지속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조금 오래 관찰하면 문제 있는 사람은 비교적 잘 보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습관적 이직을 하시는 분들에게 정신화 문제는 꽤 중요하고,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 같습니다.

 

하나의 직업에서 다른 직업으로 옮겨갈 때 필요한 준비와 확인해야 하는 사항 등에 대해 이분들은 제대로 진행을 못시킵니다. 충동성도 강하고, 상황의 맥락도 파악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자기의 왜 정말 꼭 이직을 해야하는지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된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싫다’는 느낌 정도만 가지고 그냥 이직 결정을 하는 겁니다.

 

설마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최근에 골목식당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장님들 중에서 큰 투자를 하고 설비도 들여놓았는데 맛없다는 말 한마디 듣자 “저도 그 메뉴 사실 싫어해요,그냥 새 메뉴로 바꿀까요?” 처럼 대답하시는 분들 있었죠? 수천만원어치 설비까지 들인 메뉴도 하룻밤 사이에 버리는 분들도 있는데 이직 정도야 반나절 고민거리도 아니죠. 다만 이 문제가 있는 분들은 자기에게 이 문제가 있다는 걸 절대 인지하지도 않고 인정하지도 못합니다. 주변에 이런 분이 있다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사람의 정신화 기능이 괜찮은지를 점검할 수 있는 약식의 무료 테스트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에서 한글 버전 찾으시면 됩니다. (테스트는 그냥 보셔도 됩니다만 점수에 대한 해석 만큼은 전문가에게 찾아가셔서 하시길 권장드립니다. 테스트는 쉽지만 해석은 많이 어렵습니다. 정신과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심리증진센터 정도만 찾아가도 충분히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요약을 좀 해보겠습니다.


반복적으로 짧은 기간에 수 차례 이직을 실행하는 경우에, 일차적으로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정말 이직했던 회사나 그 곳의 상사/동료가 문제가 있는지 판단해보시고, 정말 문제였다면 당당하게 새로운 곳을 계속 찾으시면 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별 문제 없는 회사들이었는데 내가 계속 옮겨다고 있다면, 혹시나

내가 너무 공중에 붕 뜬 몽상만 하고 있지 않은지,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힘이나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는 힘이 부족하지 않은지,

충동조절 이슈, 특히 분노조절이나 공격성향이 조금 과다하지 않은지,

나의 정신화와 성찰기능이 건강한지에 대해

꼭 점검해보시고 이직을 실행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퇴사와 이직이 좋은 커리어 성장 도구이기는 하지만 자칫하면 자기를 다치게 하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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