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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12. 2020

재택근무 속에서 내 멘탈 챙기기

몇 가지 대표 유형을 중심으로

2019년, 미국의 한 회사에서 재택근무/원격근무를 하는 직장인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자료를 보다 보니 재밌는 점이 있었습니다. 재택/원격 근무에서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 다섯 가지 중에서 무려 세 가지가 나에게서 생겨나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Being in the different time zone than teammates는 국내에서는 해당사항이 없으니 패스하겠습니다) 


그 세 가지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위 : 업무를 마감했지만 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느낌

2위 : 외로움

5위 : 스스로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어려운 점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재택근무가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던 나라입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일과 일상의 구분, 고립감과 동기부여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니 인상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반 강제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셈인데요,  아무래도 재택근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이고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라는 이슈 자체를 내가 해결할 수도 없고, 또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도 알 수가 없으니 지금 현재 내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로 나의 성향을 파악하고, 여기 맞춰서 소소하게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지요. 한 번 살펴볼까요?




1. 자신감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리드하는 성향인 경우


1) 기본적인 성향


평소에 유쾌하고 적극적이며 업무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를 드러내는 기회 자체가 일종의 에너지죠. 좋게 말하면 리더십있고 분위기를 잘 이끌지만, 다른 말로는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풀이 죽고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뜻도 됩니다. 


이런 분들이 가지는 가장 큰 착각은 사람들 앞에서 적극적이라고 해서 일에 대해서까지 자기 주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재택근무 동안에는 나를 내세울 기회도 없고, 나를 우러러봐주거나 내게 좋은 이야기를 해줄 사람도 없기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물론 메신저나 이메일로 자기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어필할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자기를 드러내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소소한 만족감이죠.  


2) 해결책


이런 성향이신 분들이 느끼는 재택근무 이슈에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자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으라는 것인데요, 제일 쉽게 할 수 있고 또 적절한 것은 바로 운동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자기 유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운동으로 몸을 잘 다져놓으면 사무실에 출근해서 자랑할 수도( = 본인을 어필할 수) 있죠. 


사실 FM대로의 해결책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도 않을뿐더러 갑자기 이렇게 해보자고 하면 잘될 리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성향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2. 차분하고 배려심 있지만 수동적인 성향인 경우


1) 기본적인 성향


이런 유형도 사실은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던 사람들입니다. 상황의 경과와 그에 따른 의사결정, 수반되는 업무의 우선순위화 같은 것들을 모두 상사와 동료에게 의존해왔던 거죠.


이런 분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우울감보다는 당혹스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하며, 누구와 언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를 누군가 다 결정해줬습니다. 혹은 분위기를 보고 본인이 눈치껏 파악했죠. 하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에서는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난처해지는 것이죠. 이런 경우 재택근무는 가시방석이 되거나 이 사람, 저 사람이 보내는 메신저와 이메일에 시달리면서 그냥 바쁘기만 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자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다 보니 남에게 계속 끌려다니는 것입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 이렇게 일하면 주위에서 수고했다 한 마디라도 해주지만 재택근무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 자기 유능감은 물론, 존재감이 떨어집니다. 일에 대한 성과 평가도 나빠지기 쉽습니다. 


2) 해결책


이런 성향이신 분들께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업무 계획을 미리 짜보는 것입니다. 


집에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할 일과 계획을 작성해서 팀 동료와 상사에게 보여줍시다. 원초적으로는 '내가 이렇게 바쁘게 일한다'는 표시이며, 업무의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있다는 어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생각한 업무와 그 우선순위가 팀 전체와 align 되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나의 일이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리고 이런 습관을 기르다 보면 사무실에 복귀해서도 이전과 달리 조금은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3. 예민하고 업무 아웃풋에도 자신감이 부족한 성향


1) 기본적인 성향 


평소에 불안이 높고 사람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상처를 잘 받는 분들에게 재택근무는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환경입니다. 


아무래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그중에서도 여러 명이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체 맥락은 잘 읽히지 않고 가시적인 표현과 문장들만 눈에 띕니다. 그러다 보면 오해가 생기기 쉬운데, 평소 예민했던 분들에게는 그대로 상처가 됩니다. 나중에 오해가 풀리더라도 한 번 받은 상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동료나 상사가 상황과 맥락에 대해 세심하게 설명하는 사람들이라면 문제가 줄어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상처 받기가 더 쉬워집니다.  


또한 상처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립감을 느낄 여지도 매우 커집니다. 사무실에서는 동료와 커피를 마신다거나, 상사와의 면담을 통해 조율할 수 있지만 재택근무에서는 어려우니까요. 


2) 해결책


이런 성향이신 분들께는 두 가지를 조언 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나와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령 점심 먹고 통화를 한다던지,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오후 시간에 잠깐 영상통화를 한다던지 하는 식이죠. 혼자 있으면 감정 조절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불안과 우울감이 커지기 전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시간을 정해서 루틴 하게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햇빛을 보며 바람을 쐬는 것입니다. 리프레시가 되는 것을 떠나서, 햇빛은 세토로닌 분비를 촉진시켜서 사람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명상할 때 나오는 호르몬인 세토로닌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고 안정감 있고 집중력 있게 만들어 줍니다. 불안에는 가장 좋은 치료제인 셈이죠. 그러니 점심때 30분 만이라도 산책을 해주세요. 포만감에 느슨해지지도 않고 업무에 대한 의욕도 생겨납니다. 


자기 기분을 환기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기 힘으로 기분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게 됩니다. 




평소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높거나, 자신감이 많지만 자기를 드러내려는 성향이 아니거나, 외적인 요소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은 사실 사무실이나 재택근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성향의 분들에게는 매우 힘든 경험일 수도 있고, 재택근무의 특성상 고립감이나 동기부여 부족 등이 지속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매우 쉽기 때문에 자기 성향에 맞춰 적절한 보완책을 생각해놔야 합니다. 갑자기 시작된 재택근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나 환경의 세팅만큼 자기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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