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싸이코 - 빙빙 돌려 까면서 사람 괴롭히는 상사
지위와 권력이 있는 사람을 상대로 맞서 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싸우기는커녕,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소통하는 것조차 어렵죠. 그래서 그런지 왕창 깨지고 나면 뭔가 소심한 복수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 엄마 잔소리에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 버린다던지, 상사에게 필요한 자료를 일부러(또는 무의식적으로)슬쩍 치워버리고 모른 척을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자기의 분노나 짜증을 직접 드러내지 못하고 돌려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수동 공격’이라고 합니다. 보통 자기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기 어려운 약자나 부하직원이 소심하게 복수하기 위해 취하는 전략이죠. 힘센 사람과 맞서기는 무서운데 그냥은 못 넘어가겠으니 약자가 취하는 전략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저도 상사에게 뭔가 부당한 일로 깨진 적이 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죠.
다음 날 출근길에 공교롭게도 교통사고를 당했는데요, 당연히 치료 때문에 그날은 하루 종일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제 상사는 이런 제게 괜찮냐는 한 마디는커녕, 제가 조심성 없이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업무가 본인에게 몰렸다고 핀잔을 줬습니다.
아니 내가 일부러 차에 뛰어든 것도 아니고 파란불에 길 건너는데도 차가 와서 날 치는데 어쩌라고..
이 사건 후에도 상사 때문에 속에 열불이 찼던 날은 묘하게 어딘가 다치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구른다거나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등등..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무의식 중에 상사에 대한 수동 공격을 제 몸으로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사춘기 중학생이 밥 안 먹어!(실제로는 배가 너무 고프지만) 하는 것과 유사한 행동을 제가 무의식 중에 하고 있었던 거죠.
이렇듯 수동 공격은 화나게 만든 사람에게 하는 의식적/무의식적 작은 복수를 의미합니다.
그런다 말입니다, 이 수동 공격을 부하직원들에게 사용하는 상사들이 있습니다.
‘아니, 지가 부장이면서 왜 수동 공격을 해?’ 의아하실 텐데요, 실제 꽤 있습니다.
오늘은 부하에게 수동 공격을 하는 이분들, 뒤끝 충만 돌려까기형 상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요?
상사는 직원에게 문제가 있거나 일의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직위가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많은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문제 직원을 불러서 갈굴 수도 있고, 회의 때 화를 낼 수도 있고, 심하게는 전체 직원 앞에서 망신을 주거나, 인사고과 등에 반영해서 실제 페널티를 줄 수도 있죠. 이런 방법이 적절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직위가 있기 때문에 문제 상황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 가능한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자리’가 만들어주는 권위에만 의존해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건 한두 번이면 몰라도 잘 안 먹힙니다. 특히 능력이 있거나 자존심이 센 직원에게는 정말 약발이 떨어지죠.
상사라면 자리에 어울리는 실력과 역량이 있어야 ‘말발’이 섭니다.
돌려까기 상사는 자리에 어울리는 실력이 없어서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가장 흔하게 생겨납니다.
실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역량이 부족한 모든 리더가 돌려까기와 뒤끝을 시전 하지는 않지요. 돌려 까기 형 상사에게는 기본적으로 불안이 많습니다.
성격적으로 불안이 높다는 점은 평소의 모습에서 감정의 기복이 아주 크고, 태도의 변화도 아주 크며,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한 모습 등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고, 사람들의 관심이 자기에게 와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이 높아지는 것이고, 그걸 외부에 대한 공격으로 푸는 거죠. 타인을 대하는 태도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주로 ‘부정(Denial), 회피, 책임전가’ 같은 식으로 문제에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거죠.
일시적, 일상적인 불안이 아닌 문제가 될 정도의 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대략 전 인구의 20% 내외라고 합니다. (미국 통계 기준) 이들 상당수는 앞서 설명한 정서적 미성숙 혹은 사회적 지위와 역량의 불일치 등으로 눈에 비교적 잘 보이는데요, 이런 미성숙 불안과는 다르지만 역시 돌려까기를 시전 하는 사람 중에 소위 ‘고기능 불안’이라고 불리는, 평소에 불안과 관련된 문제로는 잘 인식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이들은 일도 잘하고, 실행과 추진 능력도 좋고, 적극적이며, 디테일한 내용도 잘 챙깁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기도 하지요. 자세히 보기 전까지는 이런 사람에게 불안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일을 잘하고 나이스 합니다. 하지만 안에서는 수없이 불안과 공포가 교차하고, 사회적 지위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아등바등하죠. 사람들과 눈을 맞추지 않기도 하고, 거절을 잘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이 불안이나 타인에 대한 불만이 자기 내부에 못 견딜 수준으로 쌓이게 되면 타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타인에게도 항상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어야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못하고 돌려서 공격을 합니다.
부하직원이 부탁한 일을 잊어버리고 처리해주지 않거나
휴가 중인 직원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무의식 중에) 만들고 처리를 부탁해서 그 직원이 결국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만들고
새로운 부서원을 뽑는데 부서에서 필요한 사람이 아닌 뭔가 다른 사람을 뽑아서 부서원 전체를 당황하게 만들고
결재할 것 많은 날 갑자기 고객 약속 많다고 외근해서 결국 팀원들 전부 결재 기다리면서 야근하게 만들거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날 갑자기 심각하게 아프거나 등등.
분명 대놓고 욕을 할 수는 없는데, 뭔가 부서원들을 계속 불편하거나 짜증 나게 하죠. 이런 분들은 좋은 사람인 건 분명하지만, ‘상사로서의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좋은 리더로 인정하기 어렵죠. 아무튼 사람이 좋다고 수동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고, 그 경우엔 고기능 불안이 꽤 있습니다.
돌려까기형 상사의 세 번째 주요한 특징은 질투와 공격성향이 높다는 겁니다.
고기능 불안형 상사는 문제가 생기면 일차적으로 자기를 공격 (몸이 아프다거나, 사고가 난다거나, 뭔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식)해서 결과적으로 대상이 되는 부하직원을 공격하지만, 질투와 공격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좀 더 노골적인 수동 공격을 자행합니다.
대표적인 행태는 부하직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척하거나, 처음 듣는 척하는 것입니다.
직원의 중요한 제안에 대해 일언반구도 안 하고 있다가 직원이 없는 자리에서 직원이 제안한 것과 반대되는 결론을 갑자기 내려버립니다.
그러고는 “아, 저번에 이야기한 게 난 반대로 결론날 줄 알았지, 미안해. 그런데 어떻게 하지? 이미 결정 나서 되돌릴 수가 없는데?” 혹은 “진작에 지금처럼 말하지 그랬어? 저번에 이야기한 건 다른 사안인 줄 알았는데?” 같은 식이죠.
분명 사전 미팅에서 합의했음에도 말이죠..
이런 형태의 공격을 받는 대상은 대체로 일을 잘하거나, 부서에서 중심이 되는 부하직원인 경우가 많습니다. 돌려까기형 상사들은 기본적으로 불안이 높고, 사람과의 평등한 관계를 어려워합니다. 때문에 부하 중에서 자기의 자리, 위상, 평판 등을 조금이라도 위협할 것 같은 존재가 나타나면 어떻게든 깎아 내리려고 하죠.
사이코패스 같은 상사는 아예 대놓고 이런 잠재적 경쟁자를 공격한다면, 돌려 까기 형 상사는 불안에서 비롯된 질투를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내가 책임지고 있는 일을 나한테는 일언반구 말도 없이 자기 멋대로 처리하고는 “고생하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그랬지^^” 하는데, 정작 일은 엉망진창으로 해둬서 그거 수습하느라 더 힘든 경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거죠.
다만 이런 것은 그 상사의 의식 속에 있는 행위(“저 놈 골탕 먹여야지”)라기보다는 무의식적인 경우(“바빠 보이는데 내가 도와주지”라고 말하는데 실제 무의식엔 골탕 먹이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당하는 부하 직원 입장에서 속은 터지지만 대응하기 참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 마디로 화는 나지만 거기다 대고 뭐라 그러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경우죠.
수동 공격을 한다는 뜻은 결국 문제를 대면하지 않고 회피한다는 뜻입니다. 대면할 용기나 자신감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자꾸 피하는 습관이 들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들은 문제가 조금만 불거지면 그걸 피하거나 애써 무시하는 형태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문제 상황 그 자체를 직시하지 못합니다.
일 좀 한다 싶은 부하직원이 의견을 제시하면 그 의견 자체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지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라는 생각으로 문제 해결보다는 개인에게 반감을 갖는 거죠.
상황을 직시해서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은 굉장히 많은 정신적 힘이 필요합니다. 부하직원에게까지 수동 공격을 할 정도로 빈약한 정신세계를 가진 상사들은 이럴만한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그걸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불안과 질투만을 느끼고 그걸 표출하는 거죠.
수동 공격의 대표적 패턴
앞서 어느 정도 예시를 들었습니다만, 수동 공격이라는 것 자체가 원체 은밀하고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서 공격을 당한 사람도 자기가 공격을 당했다가 아니라 그저 ‘운이 나쁘다’ 혹은 ‘부서 일이 꼬여간다’ 정도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횟수가 반복되고, 문제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을 때에서야 알게 되죠.
간략한 수동 공격의 양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직원과 말을 안 하고 모른 체 한다
직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체 하거나, 냉소적으로 대응한다
업무에 대해서는 별 말 안 하면서 업무와 상관없는 작은 트집을 계속 잡는다
직원이 싫어하는 상황을 만든다
험담을 하고 소문을 만든다
부서 평판을 망가뜨린다 – 이건 약간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수동 공격에는 자기를 공격해서 목표가 되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부서 책임자인데 미운 부하직원이 있을 경우 부하의 실적 보너스나 승진 등의 기회를 막기 위해서 자기의 인사평가나 보너스를 날리게 될지라도 부서 전체의 실적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쉽게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생각보다 많습니다. 더 흔한 케이스는 자신의 리더십 평판이 망가지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타 부서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기 직원들을 계속해서 깍아내리고 험담하는 부서장들도 있죠. 누워서 침 뱉기인데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이 미운 감정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겁니다. 망망대해에서 배에 구멍을 내면 결국 모두 죽게 되는데, 자기도 죽게 될지언정 부하직원이 성공하는 건 참을 수 없는 거죠. 그렇다고 부하직원과 1:1로 칼싸움할 자신은 없으니 배에 구멍을 내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수동 공격을 인지하고 계속 그럴 것이라고 예상할 것
위에 나열한 조건에 해당하는 상사, 즉, 불안이 높고, 실력과 경험이 부족하며, 질투와 공격성향이 높은데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는 상사와 일하고 있다면 이런 형태의 공격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점과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번째 길입니다.
수동 공격은 개별 공격 하나하나의 대미지는 약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누적되기 전까지는 크게 공격당한다는 느낌도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공격을 당하는 것조차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상사의 공격을 눈치채기보다는 “내가 요즘 집중력이 떨어졌나?” 혹은 “내가 역량이 부족한가?” 같은 식으로 자기 자신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그저 모든 월급쟁이들이 겪는 것처럼 ‘회사가 힘들고, 일에 지치고, 그러다 보니 힘든 걸 거다’처럼 생각하고 업무 성과가 낮아지거나 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동 공격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죠.
돌려 까기 형 상사와 일할 때는 어떤 형태로든 공격이 있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촉각을 세워야 합니다.
수동 공격은 약한 대신 반복적이며, 악의적이고, 무엇보다 아주 오래 지속됩니다.
처음엔 긴가민가 싶고, 그냥 내 잘못 같다 싶겠지만, 촉수를 잘 세워놓고 있다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되면 문제의 원흉이 누구인지 잘 알게 됩니다. 대응 방법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공격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반복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습니다.
형태는 매우 다양한 것이라 예상할 것
앞서 수동 공격의 예시를 몇 개 언급했지만, 은밀하게 진행되고 공격하는 사람이 자기가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해진 형태라는 게 있을 수 없습니다.
각 상황마다 얼마든지 여러 형태가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대략 다음의 5가지의 범주에 해당되는 행동이 반복적으로 보이면 수동 공격이 시작된 것이라 인지하면 됩니다.
사람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행동
미묘하게 표현되는 모욕적 언사나 행동
부정적이고, 불편하게 만드는 태도와 표정
맥락에 맞지 않는 고집스러움과 집요함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해줘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이상하게 처리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보복하려 하지 말 것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같은 식으로 대응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선 상사는 사실 자기도 모르게 여러분의 존재에 위협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상사의 의식 속에는 자기가 누군가를 공격하고 있다는 생각이 단 1%도 없을 수 있는 거죠. 심지어 주변 사람들에게는 여러분에 대한 칭찬을 하면서 이런 공격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맞상대를 하면 여러분의 평판만 나빠질 가능성 매우 큽니다. “저 직원은 이상하게 윗사람에게 삐딱하네?” 혹은 “저 직원은 일처리를 잘한다고 하더니 지금 팀장 밑에서는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한 걸?” 같은 식으로 말이죠.
다른 이유는 상사가 의식적으로 돌려 까기 하고 있는데 여러분이 거기에 같은 방식으로 보복하려 할 경우 상사는 자기의 돌려 까기가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내가 한 대 때렸을 때 상대가 말로 점잖게 나오면 100% 내가 잘못한 것이지만 같이 주먹을 휘두르면 내가 먼저 때렸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정당방위처럼 인지한다는 거죠. 이런 싸움은 결국 더 큰 보복만 불러오게 되는데, 상사는 그 지위 때문에 무조건 유리합니다. 절대로 맞상대하지 마세요.
조언을 요청하는 식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릴 것
기분이 상당히 나쁘시겠지만, 머리를 아주 약간 조아리고, 문제가 되었던 상황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식으로 요청을 하면 돌려 까기 형 상사의 ‘자기 우월감’이 치료가 돼서 갑자기 친절해집니다.
가령 새로운 업무 처리 방식을 둘러싸고 상사와 의견 갈등이 생겼고 그 직후부터 수동 공격이 시작되었다면,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상사에게 가서 “저번에 이야기해주셨던 방안이 제가 생각했던 방식보다 좀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좀 알려주시면 잘 진행시키겠습니다.” 같은 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당신이 문제 삼는 상황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해 당신이 우월하다고 인정해줄 테니 치사한 수동 공격 그만해라’를 우아하게 전달하는 겁니다.
잘 풀리고, 해피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만, 여러분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좀 나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지금 당장 부서 이동이나 이직 등의 대안을 준비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매일매일 냉전처럼 상사와 미묘하게 부딪히는 느낌이 싫다면 이 정도 수준에서 휴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 해봤는데도 소용없다면? 해야죠, 퇴사!
머리까지 숙였는데도 상사가 수동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다면? 관계는 회복 불가라는 뜻입니다.
이 상사와 일하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을 최대한 빠르게 찾아야겠죠. 물론 그 사이 내 평판이 망가지는 것만큼은 최대한 피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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