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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y 20. 2020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6 - 예스맨 상사

'당연하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책 발췌

<벌써 몇주째 제품개발팀 오과장은 팀장에게 거의 매일같이 투덜거리고 있었다. 최근 몇달간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응하는 제품을 급하게 만들어내느라 제품개발팀원들 대부분이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먹듯 하고 있었다. 때문에 팀원들은 팀장에게 앞으로는 신제품 출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해왔었다. 

그 사이 직원들을 갈아넣어 벼락치기로 만들어낸 경쟁 대응 제품이 그런대로 선방을 했고, 그걸 기념하는 부서 회식 자리에서 팀장은 큰 소리로 팀원들에게 지난 몇 달간 일요일도 제대로 쉬지 못했으니 최소한 향후 몇 달은 신제품 개발 요청도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또 생기면 이번에는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제대로 야근 수당과 주말 근무 수당을 꼭 챙겨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불과 1주일 후, 마케팅 팀과의 하반기 신제품 개발 및 제품 리뉴얼 회의에서 팀장은 기획 및 마케팅팀의 신제품 개발 요청 사항 중 단 하나도 거절하지 못했다. ‘경쟁 대응 제품을 단기간내에 개발하는 걸 보고는 개발팀장의 업무추진력에 깜짝 놀랐다. 앞으로도 그 속도를 유지해달라’는 마케팅 임원의 한마디에 개발팀장이 팀원들에게 한 약속도 잊어버리고는 ‘앞으로 개발 속도를 더 높이겠다’는 장담을 덜커덕 내뱉어버린 것이다. 함께 참석했던 대표이사가 ‘팀에 야근이나 주말근무가 좀 있다고 하던데, 지금 속도로 일하면서도 효율을 높이면 팀장이 더 능력자로 보일 것 같아’라고 한 말에는 아예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꼭 그렇게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팀원들을 더 열받게 한 것은 마케팅팀과 제대로된 협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었다. 넓게 보면 회사 전체의 제품 개발 속도를 높여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니 이에 개발팀원들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케팅 팀의 요구를 그대로 가지고 온 팀장이 팀원들에게 ‘우리가 그동안 일을 너무 느슨하게 해와서 그랬던 것이지 우리 능력은 충분하니 야근같은 것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회식 후 불과 몇 일도 되지 않아서 당당하게 한다는 사실에 팀원들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몇 달 동안 집에 못가고 일한 수고는 어디가고 우리가 느슨하게 일했다니? 그 뒤에 연결되는 팀장의 말은 더 가관이었다. 그는 우리가 효율이 높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앞으로 야근도 주말근무도 하지 말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야근 수당과 휴일 근무 수당은 신청하지도, 받지도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하반기 일정도 상반기처럼 연속되는 야근과 주말근무가 계속되었고, 게다가 상반기보다도 야근이나 주말근무 수당 신청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일을 해야 했다. 3개월동안 연속해서 주말 근무를 한 직원 하나가 출근길에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간 날 오과장도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다.>



[예스맨 상사 특성과 대응책]  

특성 

- 인간적으로는 호인, 그러나 상사로서 자각 부족 

- 나서고 주도하려는 성향 강함 (윗사람에게만 적극적으로 보이고 싶어함) 

- Risk를 피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지 않음 

- 성실하고 책임감 많으나 경직적임 

- 조직과 자기의 상사를 위해 일함 


대응책 

- 할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전달할 것 

- 실적관리자라고 생각하고, 리더로서 기대하지 말 것 

- 약속을 믿지 말 것

- 상황에 따라 그냥 프리라이딩할 것 



- '당연하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 사무실 싸이코 대응 매뉴얼' 에서 발췌

   (저자 : 패스파인더넷. 넥서스 출판사, 2020년 3월)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401078?Acod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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