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가 시리얼 판매를 그만둔 이유
B2B 스타트업의 성장에 관해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인 랜디 코미사의 책, '승려와 수수께끼'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상을 낮게 잡으면 평범한 회사로 전락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는 이 말을 많은 분들이 잘못 해석하고는 합니다.
그럼 이상을 높게 잡아야지. 적당히 exit 한 부자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어야지.. 와 같이 받아들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비즈니스 그 자체보다는 성공한 뒤의 내 모습만을 '이상'으로 여기는 것이죠.
과도하게 물질 지향적인 자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성공한 내 모습'만을 그리는 마인드셋이 결국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점입니다. 지금 내 현실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바람에 오히려 높은 이상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떨어뜨리게 되죠.
1. 낮은 이상이 초래하는 결과
요 며칠 초기 단계 B2B 스타트업 몇몇 곳을 코칭할 일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온라인화,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시장에서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이 되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각종 공구, 공장용 설비, 자재 등의 유통단계를 축소하거나 AI 기반 추천, 혹은 노지와 험지 자율주행 SW 같은 것이 이 스타트업들의 테마였습니다. 비즈니스를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R&D와 영업, 마케팅이 요구되는 사업들이죠.
물론 창업자가 적극적이고 보유한 기술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후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을 안정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일단 오프라인 총판처럼 영업하거나 아니면 다른 회사의 아웃소싱 일을 받아서라도 회사를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단계는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용역업체 역할밖에 할 수가 없는 것인데, 한 마디로 차별점 없는 중간상이며 투자자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수주업체인 셈입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일단 서너 달 정도만 외부 일 해주고 여유 생긴 뒤에 본업에 집중하면 된다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플랫폼 개발 도중에 핵심 인력이 퇴사한다거나, R&D 결과물이 볼품없다거나 출시 후 시장 반응이 전혀 없는 경우, 아니면 외주 보수가 생각보다 짭짤하다면 용돈벌이 정도로 시작했던 용역이 회사의 본업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그대로 주저앉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어떻게든 원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높은 이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본연의 역할을 합니다. 즉, 힘겨운 '축적의 시간'을 버텨낼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2. airbnb가 시리얼 판매를 그만둔 이유
airbnb가 한 때 먹고살기 위해 시리얼에 오바마 얼굴 붙여서 팔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지금이야 성공한 기업가들이 '그땐 그랬지' 정도의 에피소드지만 어쩌면 에어비앤비는 본격 시리얼 제조업체, 혹은 선거 이벤트 업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4달러짜리 마트 시리얼을 포장만 바꿔서 40달러에, 그것도 순식간에 완판 시켰으니 말이죠. 하지만 높은 이상이 있었기에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초창기에 만들었던 시리얼 2종결국 B2B 스타트업에는 이런 조언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장을 일구려면 일단 영업도 뛰면서 한동안은 SI 일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으십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비전이나 높은 이상이 아닌, 성공의 과실을 맛보려고 비즈니스를 시작한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마지못해 시작한 SI에서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면 결국 거기에 주저앉게 되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러분의 이상은 무엇인가요? 그 이상은 충분히 높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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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d ~ Series A 까지의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기업의 Corporate Venturing 전략(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 오픈 이노베이션 등)에 대해 조언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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