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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pr 09. 2024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그리고 시장 혁신 (1)


Business model 이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명확하지는 않지만, 꼭 언급되는 글이 피터 드러커 선생이 1994년 발표한 The theory of business 라는 글에서 설명된 다음의 문장이다. 


“Assumptions about what a company gets paid for.  Assumptions are about markets. They are about identifying customers and competitors, their values and behavior. They are about technology and its dynamics, about a company’s strengths and weaknesses.”


유명한 3c 분석이라는 프레임웍을 만들어낸 문장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의 출발점으로도 많이 인용된다. (물론 드러커 선생은 이 용어를 공식적으로 쓴 적이 없다) 


사업을 출발하려면 최소한의 가정들이 필요하다. 고객이 누구고, 무엇을 만들어서 어떻게 팔며 경쟁을 이겨내고, 수익을 남겨 성장을 할지에 대한 가정들이다. 여기에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구조 등 시장 매력도를 합쳐서 (사람에 따라서는 시장 이야기를 빼기도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한다. 


물론 이 기본 가정이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다. 치킨집을 하더라도 치킨집을 선택한 이유는 있어야지. (운명의 장난으로 어쩔 수 없이 특정 사업을 원하지 않는데 떠안은 경우도 있겠지만, 너무 드물테니 논외로 하자) 


하지만 막상 어느 사업이든 그 사업을 출발시켜보면 초기의 가정들이 어긋나게 된다. 세상 편하게 마음먹은대로 사업이 초기 계획대로 술술 풀려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과문한지 몰라도 그런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다. 


초기에 가졌던 가정 중에서 일부는 맞고, 이 맞는 일부는 유지하고 틀린 부분을 수정하면서 시장의 반응이 오는 부분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게 된다. 이 과정을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이라고 할지 피봇이라고 할지 혹은 고객 니즈에 맞춰 운영의 현실화라고 할지는 용어의 문제일테고, 본질은 초기 가정을 계속 바꿔가야 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을 경쟁사보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 변화보다 속도감있게 하는 것이 사업이라는 점이다. 


높은 산의 등산을 할 때 등정루트를 정하지만 산을 오르다보면 계속 길이 바뀔 수도 있고, 아예 그 산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루트를 초기에 정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가정이라면 길을 가면서 최적의 루트로 현실에 맞춰 계속 변경하는 것이 운영 능력이고, 그러다 중간에 평지에 도달해서 다시 등산 루트를 수정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의 업데이트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초기 가설이 없이 출발할 수 없지만 초기 가설만 붙잡고 등산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파른 길을 올라갈 땐 아무리 모델을 좋게 세웠어도 독한 마음 먹고 체력의 한계까지 힘을 쓰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은 분명 길이고, 내비게이션이지만 현실의 도로는 막히고, 공사중이며, 사람들이 무단횡단도 하는 법이다.모델 그 자체가 나를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것이 아니다. 


www.memanu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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