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창의성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이지만, 내 비즈 모델이 말이 되는지, 그리고 외부에서도 볼 때 매력적으로 보일지 판단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1. 재무 공부를 아주 약간만 해서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의 개념을 학습한다.
어지간하면 아무리 이해도가 떨어져도 일주일이면 충분히 빠삭하게 공부할 수 있다.
2. 이 둘을 합쳐서 내가 소모하는 투자 (여기서 말하는 투자는 내 회사로 들어온 자본금 투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업을 하기 위해 시설, 설비, 재고, 매출채권 등에 투입한 돈을 의미)가 어느 정도 되는지와 손익계산서를 함께 정리한다. Free Cash Flow라고 하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사업 구조가 단순해서 1번이 마무리되면 불과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3. 올해 사업에 대해서는 월별로, 내년 것은 분기별로 그 다음해는 반기 정도로 해서 3년치 FCF를 정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출액과 원가를 내가 생각하는 제품군/서비스군별로 나눠서 적는 것이다. 비용도 내가 생각하는 정도로 적는다. 만약 내가 마케팅 비용은 천만원 이번 분기에 쓰면 다음 분기에 매출액이 10억원 늘어날 정도로 제품이 매력적이라 믿는다면 그렇게 표시한다.
4.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내 사업에 대한 롤모델 회사, 내가 생각하는 경쟁사와 잠재적 경쟁사의 재무제표를 구한다. 그들의 창업 초장기 재무제표를 구해서 그 자료를 FCF 형태로 정리한다. (우리나라는 약간만 규모가 되면 Dart에 아주 감사하게도 재무제표가 올라온다. 창업 초창기 자료는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뒤져보면 꽤 초기부터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다.)
5. 그들의 초기 3년간의 매출액 증가율, 원가 증가율, 주요 비용 항목별 증가율을 구한다. 그리고 각 항목별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구한다. 가령 매출이 100억이고 광고선전비가 10억이면 매출의 10%가 광고선전비다.
6. 이들의 성장율 및 매출액 대비 비율에 대해 내가 전망한 내 사업의 매출 성장율 및 원가/비용 항목의 매출액 대비 비율을 비교한다.
7. 만약 그들의 성장율 대비 내 성장율이 매우매우 크거나, 원가나 주요 비용 항목들의 매출액 대비 비중이 현저히 낮다면 내가 그들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내가 생각한 내 사업의 비즈 모델이 사실 말이 안된다는 뜻이다. 가령 내 벤치마킹 대상 회사가 창업 초기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를 10%씩 쓰면서 매년 30%씩 성장한데 반해 나는 광고선전비를 1%만 쓰면서 50% 씩 성장하겠다고 계획 세웠다면 내 제품이나 기술, 고객 소구력 등이 이들 벤치마킹 회사보다 아주 월등해야 하는데, 그게 뭔지 정확히 떠오르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내가 사업 준비를 잘한 것이고,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내가 허황된 비즈니스 모델을 세워서 그게 재무 숫자를 부풀린 것이라는 뜻이다.
8. 사실 주식 투자를 좀 하거나, 혹은 대학 시절 기업 재무 기초 수업만 들었어도 해봤거나 해보고 있는 일들이다.
9. 비즈니스 모델은 내가 생각하는 사업의 미래 FCF에 명확하게 반영되어야 한다. 왜냐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 자체가 모델링을 기반으로 하고, 기업에서 모델링의 의미는 결국 재무적으로 숫자가 확인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0. 투자 받으러 다닐 때 자꾸 비즈니스 모델이나 차별적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많이 나오면 내가 주장하는 모델과 경쟁력을 재무적으로 투영해서 그것을 잘하는 업체와 비교해보면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11. 처음 해볼 때는 어렵지만 주변에 재무 분야 일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도움받을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점검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