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빌런 vs. 미매뉴얼 1.
저희가 출간한 “나를 미치게 하는 오피스 빌런”에 소개된 문제적 인물들, 그리고 Big 5 성격 검사에 기반한 커리어 조언 서비스인 미매뉴얼에서 확인 가능한 개인의 성격 사이의 조합을 이야기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번 글은 첫번째 순서로 “관종형 무능력자” 빌런과 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휘둘리는 성격에 대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관심종자입니다. 겉모습, 본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굉장히 신경쓰는 유형입니다.
자신이 가진 타이틀이나 직함 등을 매우 중요시 하고, 타인, 특히 자기보다 권력이 낮은 사람이 자기를 대우하는 ‘의전’에 목숨거는 행태를 보이죠. 자기 마음에 안들면 길길이 날뛴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행동을 보입니다. 하지만 자기보다 권력이 많거나 자기가 얻을 것이 있는 상대에게는 매우 매우 잘합니다. 눈치도 빨라서 권력자들의 입맛을 굉장히 잘 맞춥니다.
상황을 가정한다면 이런 경우가 되겠네요.
회의 할 때 자기 이름에 직함이 빠져있다고 준비한 사원에게 버럭 화를 냅니다.
갑자기 비가 올 때, 우산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혼자 우산을 쓰고 가버립니다. 내 명품백이 젖으면 안되니까요.
그렇게 가다가 부장님을 마주칩니다. 부장님께 냉큼 우산을 건네드리고 빗속을 뛰어갑니다. 소중한 백은 품에 안은채로 말이죠.
일의 결과보다는 이미지를 많이 따지기 때문에 업무 역량은 대체로 부족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끈질기고 지속적으로 목표를 추구하거나 타인을 설득하는 것을 못하는 타입입니다. 하지만 장점도 있어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발군입니다. 그리고 관종이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같이 남들 앞에 서야 할때는 강점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본인이 돋보이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에 무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매뉴얼의 기반이 되는 빅파이브 성격 분석 결과로 보자면 성실성과 친화성이 높은 사람들이 관종형 무능력자들의 먹잇감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실성, 그중에서도 책임감과 실행능력이 좋음
타인에게 협조적이며 사람에 대해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e.g. 짜증, 책임전가, 뒷담화 등)을 하지 않음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려고 하며, 자기가 좀 더 고생하면 된다는 스타일
규정과 규칙을 중요시하는 FM
절대 잔머리 굴리지 않으며 우직하게 정공법으로 밀고 나가는 스타일
굉장히 좋은 분들입니다. 그래서 빌런들의 타겟이 되는 것이고요. 특히 상사가 자기중심적 태도로 똘똘 뭉친 잔머리의 대왕일 때는 휘둘리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겠지만 안그래도 우직하고 FM인 분들인데 성취욕구가 높은 경우도 많아서 결국 시키는 일을 다 하게 됩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존중이나 보상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결국은 이용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정서적인 상처도 많이 받고, 번아웃되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눈치 빠른 관종형 무능력자가 작정하고 낚시질을 하는데..도저히 버텨낼 재간이 없습니다.
쓰고보니 좀 복잡해보입니다. 정리하자면 자기 관심분야는 열심히 하는데 주변에 큰 관심도 없고 잔머리도 굴리지 않는 소위 '공대생'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무에서는 능력자지만 인간관계에는 아직 순진한 경우입니다. 일단 업무가 주어지면 그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다른 관심사도 크게 없고, 사람들과 어울려다니거나 이런저런 소문을 만들어내지도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인관계가 좁고, 사람 사이 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관종형 무능력자의 타겟이 됩니다. 이들은 사람의 니즈를 캐치하고 남을 이용하는데 탁월하거든요. 처음에는 칭찬도 하고 살살 부추기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일을 맡깁니다. 그래서 '공대생'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요. 하지만 관종형 무능력자들은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곧바로 안면몰수를 합니다. 즐겁고 믿었던 만큼 상처를 받는 것이지요.
1) 본인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용했으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거나 보상을 해줘야하죠. 하지만 관종형 무능력자들이 이런 보상에 대해 굉장히 인색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통 마음의 상처를 아주 크게 주기도 하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기전에 인지를 해야 합니다.
2) 냉정하게 선을 긋지 못하면 답이 없습니다.
관종형 무능력자의 타겟이 되는 두 유형이 가장 못하는 것이 바로 냉정하게 선을 긋는 것입니다. 선뜻 선을 긋지를 못하는 성향이기도 하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가도 막상 상대가 상처받는 표정이라도 보면 금방 풀어집니다. 눈치도 빠르고 사람의 마음을 잘 캐치하는 관종형 무능력자들에게 신나게 이용당하는 것이지요. 이걸 피하려면 어쩔 수없이 냉정해지는 법을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는 이직 등으로 헤어지지 않는 한 답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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