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향한 첫걸음 '수험생활'

수험기간 단축의 비결

by 룸메이트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의 참담한 결과를 담담히 수용하고 재수에 모자라 삼수까지 겪고 공무원 학원에 문을 두드린 것은 2010년 어느 맑은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수험생활을 거칠 때마다 인생에 있어 한 가지씩 얻는 깨달음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수험 경력의 모든 것을 열거하는 것은 부족하고 부끄러운 개인사를 공개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다수가 관심이 있고 그나마 유익한 공무원 시험에만 이야기하는 것이 정보가 범람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자 줄 수 있는 조그마한 배려이다면 배려이지 않을까?


시간이 흐르면 모듯 것이 변하듯 공무원 시험도 매해가 지나면서 변하기 때문에 당시와 지금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으며 깨달은 바가 있어 지금부터 그것들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시험이란?


간혹 사람들은 하기 쉬운 실수가 시험을 곧 공부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부인하겠지만 사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어느 유명한 토익학원의 모 강사가 한 말을 빌려하자면 시험의 목표는 합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시험의 목표가 공부가 되는 순간 수험생의 비극은 시작된다. 마치 외국어 공부를 위해 토익을 준비하는 것처럼 공무원 시험과목 공부를 위해 먼저 체험하듯 학원을 다니는 것은 장수의 길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험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은 완성도에 연연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이론을 1회독 하거나 강의를 한번 다 듣고, 문제로 바로 들어가 실전을 경험해보고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처럼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낫고 보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게 낫다고 하는 것이며, 그래서 다들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시험은 합격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합격을 위해 능동적으로 길을 찾아라. 누구도 진짜 답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니 가르쳐줄 수 없다 각자의 해결책은 다르기 때문에...


수험기간의 역설


대다수의 공시생들이 처음으로 수험의 길로 들어갔을 때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말이 있다. "보통 수험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지만 필자 역시도 누군가에게 별생각 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결론은 말하자면 수험기간은 개개인 별로 다르다는 것이지만, 지향하는 바는 모두가 같다. 수험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공무원 시험의 경우 적정한 기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래 공부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로운 것은 아니며 전략을 잘 세운다면 모두가 원하는 짧은 기간 내 합격의 금자탑을 세울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보통은 시험 합격선을 앞두고 간발의 차로 재수의 고배를 마시고 난 직후가 합격할 적기이다. 기량이 어느 정도 합격선 그 언저리에 다다랐으므로 온 힘을 다해 벽을 뛰어넘을 때이며 보통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그 순간에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이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그 해에 이루어지는 시험에 복수로 합격하는 것이 공무원 시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암기와 속도의 상관관계


시험은 필수적으로 시간적 제약을 동반한다. 그리고 시간을 절약할수록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며 이는 정답률과도 무시할 수 없는 관계로도 이어진다.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단축하면 점수가 오른다는 사실은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알고 있는 바이나, 줄일 수 있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다소 부족하다.


문제 해결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힘든 방법은 바로 암기다. 보통의 사람은 문제를 해결할 때 문제의 상황을 인식하고 필요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답을 찾는다. 좀 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 방법을 저장해놓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마치 열쇠 같은 도구처럼 꺼내 바로 문제를 해결한다. 물론 올바른 도구를 꺼내려면 잘 구분하여 정리해 놓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겠지만


이 같은 과정이 바로 암기이며, 이것이 공부를 잘하는 비결 중 하나이다. 문제 인식 - 배경지식 습득 - 문제 해결이라는 과정을 생략하여 시간을 단축하는 것 바로 여기에 시험 속 암기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단 시험 속의 암기가 빛을 발하려면 이해나 반복을 통한 체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금방 사라져 버리거나 불안한 도구에 불과하다.


덧붙이자면, 이해라는 것은 듣고 보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하며 써보거나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음으로써 증명된다. 공교롭게도 암기 또한 스스로 써보거나 남에게 설명함으로써 체계를 쉽게 잡을 수 있으며 여기서 생성되는 체계는 암기량과 암기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해와 암기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는 인식은 자칫 암기에 대한 게으름의 핑계를 제공해주는 명분이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불행히도 필자 또한 위와 같이 간단한 비밀을 고3도, 재수도 삼수도 아닌 공무원 수험기간에서 다다라서야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차곡차곡 이 지적 자산을 쌓아오고 단련해온 깨어있는 자들과의 차이를 실감하면서 말이다.


시험시간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남들보다 암기가 부족한지 자신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늦은 것 같다고? 괜찮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시험 합격에 필요한 암기량에 불과하다 더구나 고시를 제외한 공무원 시험의 경우는 이해가 필요 없는 단순암기 비중이 제법 있는 편이지 않은가?


규칙과 집중


수험생활에 있어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규칙적인 생활과 그것에 바탕을 둔 꾸준한 공부량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수험생들이 규칙성보다는 공부량에 매달린 나머지 얼마 안 가 지쳐 흔들리고 슬럼프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더 여유롭게 규칙적으로 공부한 수험생보다 공부량이 적게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결말이 나와버린다.


너무 많지 않아도 좋다. 충분히 자고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를 말하자면 구체적인 공부 시간을 말하긴 어렵지만, 오전 9시부터 한번, 오후에 두 번, 저녁에 한번 공부하고 저녁 9시가 되기도 전에 하루를 접었으며 토요일 오후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대신에 철저히 공부시간을 지켰으며 이는 장시간 이동거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체력전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평시에는 규칙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시험 2~3개월 전에는 집중적으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불행히도 이때 슬럼프가 오면 금년에 있을 여러 번의 시험의 결과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전 시험은 다음 시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공부하되 마지막에는 최대한 많은 것을 담아라.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 넘칠 정도로




필자에게 있어서 수험기간은 아련한 추억의 시간이다. 새벽 강의를 줄 서서 기다리고, 컵밥으로 점심을 때우며, 스터디와 학원에서 만난 이성들을 동경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합격자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순간조차도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모든 건 합격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임을 명심하고,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라고 이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다음번 글에서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노량진에서의 일상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에피소드 식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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