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유비쿼터스 공무원의 히든트랙
시작하는 공시생을 위하여
짧은 머리를 한 군중, 조용하고 긴장감이 흐르는 체육관 안에서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제발 좋은 곳으로 가야 할 텐데?"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타인의 무관심한 행위에 좌우되어 앞날 정해지는데 걱정했던 순간이 있었다.
"00000번 훈련병 00여단" 그렇게 내가 2년 동안 군인으로 근무하는 근무지가 결정되었다. 아아~ 이 아찔한 무력감... 아마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아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감정일 것이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마치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노래 가사처럼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굳이 아무도 관심 없어하는 군대 이야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는 군대조직과 관료조직의 차이점이 민간조직과 관료조직보다 크지 않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쉽게 말하면 공무원이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이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만족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직업이 아니고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있으니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모든 의견들이 그렇듯 그럴듯한 말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냥 보고 지나치면 그만이다. 무엇이든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 수용 혹은 무시의 관용을 베풀어주길 부탁드린다.
공무원을 준비하기에 앞서서 먼저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 국가,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과 그 기관이 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여기까지 식상하고도 뻔한 이야기네 하고 창을 닫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국가 또는 공공기관은 왜 있는 것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느냐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에 있어 명확히 답을 구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고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공무원이 될 사람들에게는 앞으로의 원활한 직장생활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각자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정부조직의 목적은 국가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 존재의 목적은 국가운영의 효율성보다 안전성에 우선한다. 그 이야기는 곧 정부는 상당히 보수적이며 현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성질 때문에 기득권 집단에 보다 더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누구나 뻔히 알지만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집단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으며, 안타깝게도 외부로부터 바꿔달라는 요구 또는 압력에 수용보다는 저항이 우선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아쉽게도 이러한 속성은 요구의 가치 또는 옳고 그름과 문제를 떠나 개인적인 성향 문제보다는 조직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 공무원 개인이 옳다고 생각하여도 본인 혼자의 의도만으로는 이끌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근무할 곳에 대해 대략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할 차례다.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상당수 공시생들이 말하는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를 꼽는다. 정말 틀에 박히고 식상하며 어디 교과서에나 실릴 이론적인 말이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떠나 이게 과연 공직자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서 올바른 동기인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 그건 장기간 시험을 고되게 준비해야 되는 공무원 말고도 실현할 수 있는 것들이 주위에 많다. 위에서처럼 식상한 동기를 부르짖는 사람들에게는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에 가서 봉사를 하는 게 더 목표를 빨리 실현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다소 과장했지만 필자가 말하고 하는 바는 국민의 봉사자라는 동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 자신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동기를 찾으라는 것이다. 나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면접관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답은 어차피 자신에게 있는 것이므로 더 이상 조언해 줄 말을 없다. 다만 필자의 경우를 말하자면 당당하고 솔직하게 내 욕구와 나 자신을 인정했다. 안정된 직장, 저녁이 있는 삶 등 구체적인 욕구와 보수적인 성향,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선의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 등등
시작하는 공시생들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말은 정보의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터넷이나 주위에서 하는 말로 내면에 형성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많은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오류로 그 고생을 다하고 합격을 즐거움을 누린 지 얼마 안돼 잘못된 선택임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올바른 정보의 원산지인 공무원들은 사실 많은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 당연히 공무원뿐만 다른 직장 대다수가 직장에 대한 정보를 숨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공무원도 다른 직장과 별다른 이유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직장과 유사한 대표적 이유는 수많은 공무원들도 각자의 보직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하는 일이 각각 다른데 어찌 공무원 한 단어로 일반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며, 내 보직이 공무원을 대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시생 입장에서 원하는 보직을 대상으로 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했다고 그 보직을 가질 수 있느냐? 안타깝지만 보직은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병이 자대에 배치받는 것처럼 무관심한 타의에 의해 배정을 받는다. 물론 최소한으로 부처 정도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가지고 있긴 하다.
어찌 됐든 우리는 열심히 공부하고도 운에 따라 직장생활, 더 나아가서는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물론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주위의 인식처럼 좋다는 데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반론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며 그 정도가 다르므로 좋지 않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배부른 소리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안타깝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개인적인 배경에는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며 그 배경에 기인한 불만족은 개인의 것이므로 필자는 그 다양성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공무원도 보직에 따라 여건이 제각각이니 편향되고 극단적인 정보들을 무작정 신뢰하지 않는 것이 보다 이롭다는 이야기다. 굳이 위로를 하자면 대다수 공무원들이 그렇듯 시험에 합격하고 현실을 깨달은 뒤 적응하며 근무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시작하는 공시생들을 위해 들려줄 말을 얼추 마무리가 되었고 앞으로의 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되도 않는 필력이지만 될 수 있는 한 좀 더 유쾌하고도 시원하게 공시생에서부터 현재까지의 경험들을 유익한 정보들과 버무려서 풀어낼 계획이다. 능력이 된다면 유독 비판에 취약한 공직사회의 안타까운 면면을 대변하여 시민들과 공무원들 간의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정말 마지막으로 공시생분들 모두 파이팅!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