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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독서노트(7월 21일~7월 27일)

by 카레맛곰돌이

읽은 도서


1. 녹색 계급의 출현(7/24~25)


읽고 있는 도서


1. 서양미술사_에른스트 곰브리치(4/13~)

2.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EX 1_나가츠키 탓페이(7/19~)

3. 허상의 어릿광대_히가시노 게이고(7/20~)

4. 사라지는 섬_정종오(7/26~)


읽을 예정이 있는 도서


1.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_한국경제신문

2.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_조지 손더스

3. 예술이라는 일_애덤 모스

4. 졸업_히가시노 게이고

5. 새벽의 사원_미시마 유키오




학원 수업이 끝난 후로 좀처럼 읽던 책들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당장 『녹색 계급의 출현』은 취업할 때 제출할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읽었고 그 외의 다른 책들은 읽으려고 펼치긴 했는데 좀처럼 페이지를 넘기지 못해서 중간에 멈춘 책들이다. 수업이 끝난 후에 진도를 못빼는 이유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결국은 밖으로 나돌아다니거나 다른 새로운 일들을 하고 있는 게 생겨서 같다. 조립해야지, 생각하면서 사놓고 방치해뒀던 레고라던지, 못 간 전시전 구경이라던지, 깨야지 생각만 하고 방치했던 게임이라던지 말이다.


사실 오늘은 뮤지엄 산에 다녀오려고 했었다. 취직이 되면, 취직이 안되더라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면 주말에 다녀와야하니 평일에 시간이 남을 때 1박 2일로 혼자 다녀올 계획을 세운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서울 기온이 38도, 37도 언저리를 육박할 정도로 더운 날씨가 지속되었다는 점 정도. 솔직히 날이 이정도로 더우면 밖에 나가야지 세웠던 계획도 재고해야 한다. 더군다나 뮤지엄 산에 가고, 출렁다리에도 갈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더우면 움직이는 거 자체가 힘들테니... 카메라도 가져갈테니 카메라 무게까지 생각하면 날이 좀 선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DSLR까지는 참아도 이 날씨에 삼각대와 망원렌즈까지는 못 들겠다.


책 이야기를 하면 『녹색 계급의 출현』은 생태주의와 사회현상에 대한 철학적, 사회적인 도서다. 우리가 생태주의자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극진적 환경주의, 에코테러리즘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당장 우리가 뉴스를 켰을 때 보이는 인물들이 모나리자에 스프를 뿌리는 이들, 미술관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중들은 생태주의에 대해 다소 반감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꼭 그렇지 않더라고 정부의 정책 보조금, 지원금을 먹는 단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태에 대해 결국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화의 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당장 우리 주변에 도태된, 사회에서 비주류 취급 받는 문화, 학술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예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지만 극단주의자들만 관심을 받아 마치 극단주의자들이 이 담론의 대표이자 마스코트라고 인식받아 배척당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사례들이 발생하는 연구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면 그 목소리를 취합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거대한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연구 규모에 비해 그런 장소의 부재가 크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극단주의자들만이 목소리를 키우며 활동하고, 당연히 자극적인 걸 찾는 사람들의 특성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들이 주류인 것처럼 포장되는 문제가 이어지고.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고라가 필요하다. 그들이 뭉쳐서 우리는 급진주의자가 아니고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환경을 걱정하는 생각, 작은 실천을 이루는 것 만으로도 생태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이야기다. 당장 비슷한 커뮤니티들을 생각해보면 된다. 민주 시민의 장이라는 컨셉으로 커뮤니티를 이어가고 있는 '빠띠'와 같은 커뮤니티들이 최근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하고, 애초에 이런 커뮤니티에 대해 아는 시민들이 많지 않다는 것 자체가 공론화가 미흡하다는 이야기니까. 사실 자극적인 사이트들 사이에서 이런 아고라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진다는 건 어려운 이야기다. 그렇기에 어떻게 우리는 이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읽고 있는 책들은 말 그대로 진도가 안나가는 책, 리제로 6권? 재밌었다! 재밌어서 바로 7권을 읽고 싶었는데 작가는 중간에 알고 갈 정보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EX라고 중간 단편집을 넣었다. 내가 읽고 싶었던 내용은 이게 아닌데, 김이 좀 새서 결국 덮어놓고 말았다. 『허상의 어릿광대』도 읽어야 하는데 최근에 신경을 전혀 안쓰고 있었다. 나는 소설을 밖에 다닐 때 읽는 편이다보니 나가는 일이 많을수록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서 소설을 많이 읽게 되고, 나가는 일이 적거나 핸드폰을 꺼낼 일이 적을수록 소설을 읽는 빈도가 줄어든다. 최근에는 나가도 핸드폰을 꺼낼 일이 적어서 자꾸 소설을 읽는 빈도가 줄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도 한두 권 읽어야 하지 않나.


『사라지는 섬』은 빙하에 대한 이야기다. 여름이 오면 늘 빙하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읽고는 한다. 특히 올해는 해수온도가 작년에 비해 1도가량 올랐다고 할 정도니 작년과는 아예 다른 바다가 되었다고 해도 된다. 8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해파리가 작년보다 배 가까이 많이 발생해 바다에 해파리 출몰 주의령이 떨어졌고 비상사태가 심각 수준까지 올랐다고 한다. 사실 해파리는 문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온도가 오르면서 물고기의 생태가 바뀐다. 우리 바다에 살던 녀석들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시원한 물을 찾아 떠나고 우리 바다에는 따뜻한 물에 사는 물고기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양식장에 사는 녀석들은? 시원한 물을 찾아 떠날 수 없기에 양식장에 갇힌 녀석들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최근 광어에 대한 뉴스를 살펴보면 전부 양식장 광어가 폐사했다는 이야기밖에 없다. 국민 횟감이라는 광어도 이제 몇 년 후면 식탁 위에서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열대어가 잡히기 시작했다는데 그보다 시원한 물에 사는 광어가 살 수 있을리가.


최근에 올라오고 있는 서평은 이력서 제출할 때 같이 제출하라고 해서 작성해본 서평들이다. 보통 1장 분량, 혹은 2000자 분량을 요구하다보니 평소 내가 쓰는 글보다 짤막하게 쓰게 되는데 이게 분량 맞추기가 쉽지 않다. 쓰고 싶은 말들을 구상하다보면 기본 2500자, 3000자 언저리인데 그걸 잘라내서 2000자로 줄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 나도 무언가 모자라게 이야기를 담는 것 같아 답답함을 떨쳐내기 어렵다. 나 뽑아가는 곳 없나... 며칠 후면 이달의 독서 결산인데 아마 이번 달은 조금 모자라게 담긴 독서 결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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