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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문화재단 Oct 18. 2021

vol.13 새 연구원이 합류하다

부산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 랩 


vol.13 새 연구원이 합류하다



  부산문화재단의 2021년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문화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콘텐츠 모델을 연구‧개발‧실행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작년 AI(인공지능) 기반의 과학기술과 지역문화예술인 부산농악을 접목하여 빚어내어 <AI 농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면 올해는 이를 교육 현장에 접목, 확산시킬 것입니다. 이에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여 모였습니다. 브런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에듀테크(edutech)를 구현하는 지난한 과정이 어떻게 나아가고 기록되는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부산문화재단은 시민 여러분의 새로운 사고를 일깨우고 행복을 제공하는 데 보탬이 되겠습니다.



  지난 시간 부산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 랩(이하 창의랩)은 <AI 농악>을 학교 현장으로 확산하고자 줌(Zoom)으로 모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말과 생각을 부려놓기에 온라인 비대면 회의는 한계점이 있었는데요. 더불어 류기정 부산예술강사지원센터장님의 뼈 아픈 지적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숨쉬는 전문가의 부재가 절실히 다가왔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이어가고자 부산문화재단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을 접했는데요.     



남서아  안녕하세요. 오늘은 새로운 연구원으로 최윤정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바로 최윤정 선생님이 창의예술교육 랩에 참여하신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학교 현장에서 수십 년 분투하며 잔뼈가 굵을 대로 굵은 베테랑입니다. 보통 십수 년 한 영역에 머무르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법도 한데 이 분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최윤정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최윤정입니다. 오늘은 듣기만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웃음)         

    

최윤정 공동연구원



  인사말과는 다르게 최윤정 선생님은 쉼 없이 의견을 내놓으셨는데요. 오늘은 과연 어떤 말이 오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김태희  최윤정 선생님, 정말 반갑습니다. 저희가 열심히 합니다마는 현장에서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르는 면이 있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회의의 목적은 작년 개발한 <AI 농악> 프로그램을 체험형 타입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도록요. 그런데 사실 스케줄에 비해 연구가 약간 늦어진 게 아닌가 싶어 염려됩니다. 그럼에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밀도 있게 진행했으면 해요. 각자 회의 자료를 준비해오셨을 텐데 그렇다고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오늘 회의 목표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 그 가짓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김태희 책임연구원



그러고는 김태희 책임연구원은 아두이노(Arduino)에 대해 조금 설명하였는데요.     


김태희  2000년대 초반 이태리 출신의 예술가 몇 사람이 디자인을 구상하는데 정작 만들려니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기존 프로세스대로 가자니 OS도 따로 필요하고 여러모로 복잡한 것이지요. 그래서 프로토타입용 아두이노가 만들어졌습니다. 아두이노는 제가 알기로 이태리의 어떤 성황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두이노가 개발되며 나온 개념이 피지컬 컴퓨팅인데요. 사물에서 계산성을 추출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면 탁자를 두드리면 소리가 나지요? 이 소리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도록 하여 책상의 어떤 정체성을 디자인 차원에서 변화시킬 수 있겠지요. 즉 디지털 세계와 아날로그 세계를 연결하는 목적이고요.      



   

아두이노(Arduino)



김태희  그런데 굉장히 놀라운 것이, 이 개발자들이 아두이노를 완전히 오픈소스로 공개합니다. 참으로 훌륭한 선택인데요. 누구나 다 카피해서 쓸 수 있게끔 하드웨어 자체도 오픈하는 등 어떤 지적 재산권도 고집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OS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누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놓으면 다른 누구가 그대로 숫자만 바꿔서 활용해도 될 정도입니다. 정말로 쓰는 사람들은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오픈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고요. 웬만한 것을 다 만들어놨어요. 구글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자신이 구상한 것과 가장 가까운 것을 찾아서 다운로드한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또 좋은 마음으로 다시 공개를 하는 거죠. 집단지성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AI 농악>을 확산하려는 창의예술교육 랩이 추구해야 할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이지훈 공동연구원

    


이지훈  네, 맞습니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작년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전산적 사고였잖아요. 올해는 공동체성을 키워드로 하는 그런 콘텐츠가 추가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박자를 같이 맞춘다든지 그런 협업성, 공동 신체성 등이 가미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게임을 통해 애들이 자꾸 고립되어 간다라는 사회적 비판이 많잖아요. 지금 게임하면 그런 이미지를 사회적으로 많이 떠올리고 있어서 이번에 공동신체성으로 가면 장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게 있었잖아요. 올해는 조금 없어도 안 되겠나 싶고요.      


연구진  예, 좋습니다.     



김덕희 공동연구원



김덕희  다음은 제가 브리핑해보겠습니다. 어느 공간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정하느냐에 따라 키트를 어떻게 만들지도 달라질 텐데요. 저번 회의에서 잠깐 이야기나왔던 것이, 넓은 체육관에서 페스티벌 형태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공간을 쪼갤 수 있는 초등학교에서 할지 여부였습니다. 초등학교에서 한다면 스크린 설비가 되어 있는 교실 여럿에서 방탈출 형태로 스테이지를 차례차례 밟아나가는 형태를 고려할 수 있겠고요. 

          공간을 나누면 악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진행하면 한쪽에서 나는 소리가 커서 다른 한쪽에 방해될 수 있거든요. 참여하는 학생을 쪼개서 4-5명이 한 공간에서 즐기는 방식으로 가면 괜찮지 않을까 해요. 만약 넓은 공간에서 진행한다면 스테이지별로 이동이 쉽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 참여학생이 다른 활동을 관람할 수 있어서 커뮤니케이션과 팀플레이 능력이 향상될 것이고요. 다만 컴퓨터 대신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가 필요할 듯합니다.     


김태희  네. 공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라즈베리 파이가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라즈베리 파이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거든요. 일테면 작년 <AI 농악>에서 저희가 압력 패드를 사용했지요. 그런데 패드에 선을 일일이 연결하자니 10개나 돼 너무 복잡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선으로 만들어볼까 생각해보았는데 그러자니 또 배터리충전을 해야하고요. 그래도 무선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오리로봇과 AI농악 참여 학생들

           


김태희  작년 오리 로봇을 말해보자면 컴퓨터가 따로 있고 거기에 마이크가 달려있었거든요. 컴퓨터가 소리를 인식하면 로봇에 신호가 가는데, 이 알고리즘을 라즈베리 파일을 활용해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렇게 딥러닝을 돌리면, 아마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김덕희  네. 또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작년에는 아이들이 패드를 발로 밟았는데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미디어가 나가거나 패드가 안에서 구부러지곤 했거든요. 올해는 손으로 치는 방식으로 가면 좀 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듯합니다. 패드를 작게 소형화시킨다는 점에서도 프로그램의 확산과 보급에 도움이 될 테고요.     



  그러고는 김덕희 공동연구원은 구상해온 새로운 게임을 발표하였는데요. 오조봇이라는 로봇을 이용한 보드게임입니다. 오조봇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아래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오조봇 기본동작



김덕희  작년 오리로봇은 악기를 연주해 미로를 통과하는 게임이었잖아요. 거기서 좀 더 생각해보았습니다. 보드게임 형식인데요. 팀원이 4명이라면 각자 방향이 있고요. 코코몽말고 오조봇이라는 로봇을 활용해 보드칸에 있는 악기와 악기채를 얻는 게 목표입니다. 오조봇은 조그마한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로봇인데요. 코드에 색깔을 나타낼 수 있어서 그것으로 이동할 방향을 지시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주사위를 던져 해당 숫자를 얻으면 그에 맞춰 타일을 획득해요. 그 다음으로는 서로 협동해야 하는데요. 나는 지금 이쪽 방향 타일이 필요한데 친구가 해당 타일을 가지고 있으면 교환을 한다든지 전략을 짜는 형식이지요. 놀이 방법은 만들기 나름이니까요. 일테면 이 게임은 스테이지 개념이 아니라 낱개로 분할된 퀘스트니까 점수를 계산해서 한 팀이 우승하는 쪽으로 가는 것으로 기획해야 아이들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밖에도 김덕희 공동연구원은 다양한 게임을 발표하였습니다. 해당 브런치 글에 모두 다 실을 수 없다는 점이 참 안타까운데요. 공간에 따라 구상한 프로그램 계획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만영 공동연구원



정만영  그럼 이번에는 제가 발표해보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도그빌>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영화임에도 불구, 연극 무대처럼 선이 그어져 있고 인물은 우리가 소꿉놀이하듯, 그 선의 경계가 실재한다 믿는데요. 그러니까 구획된 선을 건물의 벽처럼 느끼고 행동한다는 것이지요. 넓은 공간에서 진행한다면 이처럼 선을 그어서 공간을 구성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서 바닥을 테이프로 구분해놓고 특정 메시지나 악기채를 받은 그룹은 특정 지역에 가는 것이지요.      


        

영화 도그빌의 한 장면



김  정  정만영 선생님의 경우 소규모 키트 대신 페스티벌 형태를 생각하고 정리해오셨는데요. 저희 계획상 사실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말하는 두 마리 토끼란 하나는 소규모키트이며 다른 하나는 4차시 정도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걸 어떤 교육 형태로, 교안 형태로 잡아야할 듯해요. 이게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소규모 키트를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만약 어렵다면 기존 키트를 그대로 쓰되 보완할 점을 찾아 조금 더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김덕희  최윤정 선생님. 요즘은 학교에서 이런 수업이나 활동을 하는가요? 한다면 어느 수준까지 하는지요?     

최윤정  학교에서는 블록 코딩을 많이 합니다. 그걸로 수업은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기본적인 지식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아두이노 센서를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정보과 교사가 아니면 사용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오늘 언급되는 보조 게임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오조봇이나 컴퓨터 이런 걸 써도 좋지만 그 외에 오프라인에서도 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같이 곁들이면 되거든요.      


김덕희 어쨌든 올해 프로그램 방향은 작년에 했던 것을 기초로 해야할 것 같고요. 키트를 쪼개든 아니면 그 컨셉을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새규모의 키트를 만들든 그것은 우리 하기 나름일 듯합니다. 그래도 좀 폭넓게 확산이 가능한 형태여야 하긴 할 텐데요.      


최윤정  단계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1단계는 아날로그 형태와 부산 농악에 대한 교안을 담고요. 2단계는 오조봇이랑 간단한 곳에 사용된 형태가 담는 거죠. 그리고 3단계는 희망하는 교사에 한해 코딩 교육을 조금 설명하는 형태로 가고요. 가장 심화된 내용은 마지막 4단계에서 교육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김태희  네, 아주 괜찮게 들립니다.     


최윤정  그러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기획해야 할 텐데요. 제가 1, 2단계를 김덕희 선생님과 만들어보겠습니다. 1단계에서는 부산농악을 아날로그 형태로 짜보겠습니다. 2단계는 블록코딩을, 3단계는 아두이노나 오조봇 등을 중심으로 기획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단계는 아두이노나 메이키 메이키를 구체적으로 사용하는 난이도로 잡아야할 듯합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제가 부산농악은 수업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잡아보겠습니다.     



  당장 1, 2단계 콘텐츠를 만들어오겠다는 최윤정 선생님의 발언에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최윤정  그리고 로봇을 직접 활용하는 높은 단계는 김태희 책임연구원께서 만들어주시면... (일동 웃음)    



  최윤정 공동연구원이 말을 흐리자 다들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작년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복잡한 기계를 현실화하는 일은 대개 로봇 전문가인 김태희 책임연구원의 몫이었습니다.     


 

김태희  네, 그 목표대로 콘텐츠가 나와주면 참 좋을 것 같고요. 오늘 김덕희, 정만영 연구원이 예시로 들어준  프로그램을 추려서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이렇게 3시간 남짓 이어진 회의가 끝났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큰 틀을 잡았다는 점이 수확이라면 수확입니다. 단계별로 나눈 스테이지를 다음 시간까지 만들어오기로 하고 연구진은 흩어졌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모쪼록 <AI 농악>이 보편적인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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