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혁신 지옥 10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계에서는 '통합'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통합'이라는 용어를 덧붙인 '통합 교육'이라는 용어는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됨에 따라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인종이나 출신이 다양해지고 국제결혼 가정이 출산한 자녀의 수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 교육은 다양한 인종과 출신의 학생들도 다른 평범한 학생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다문화 통합 교육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또한, 과거에 문과와 이과를 명확하게 구별하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문과와 이과의 구별 없이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도 인문학이나 사회학을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배울 수 있게 하고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도 물리학, 화학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배울 수 있게 함으로써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둔 통합 교육이 있습니다. 이처럼 교육 분야에서 통합 교육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통합 교육이라고 하면 보통 장애인 통합 교육이라는 의미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다문화 통합 교육의 경우에는 경기도 시흥, 안산 등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특히 이슈가 되는 교육이고 교육과정 통합 교육의 경우에는 중학교와는 전혀 무관하지만, 장애인 통합 교육의 경우에는 어떤 지역에 있는 학교인지와 상관없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모두 존재하는 교육의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특수학급을 통해서 따로 수업을 듣고 교육받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장애인 학생의 부모가 자기의 자식이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교육받기를 원한다면 수업 전체 혹은 일부를 다른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서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 통합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몇몇 교육 전문가들이나 교육 관련 업무 종사자들은 장애인 학생들도 비장애인 학생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온전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고, 장애인 통합 교육을 통해 비장애인 학생들이 장애인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며 장애인 통합 교육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이러한 변화를 '혁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장애인 통합 교육을 실시하게 된 이러한 변화를 전혀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애인 통합 교육은 현재 학교 현장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대상은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 모두입니다. 또한 일반 교사들조차 그 피해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변화는 전혀 혁신이 아니고 '퇴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장애인 통합 교육이 혁신이 아니라 퇴보라고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학교 현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다방면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장애인 통합 교육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는 교사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학생들을 전담하는 특수 교사들은 대학교에서 다양한 종류의 장애와 장애 종류별 대처 방법과 교육 방법 등에 대하여 오랜 기간 동안 전문적으로 학습하고 지식을 쌓지만, 일반 교실에서 자기가 맡은 과목의 수업을 하는 교사들은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문적으로 학습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닐 때 장애인에 대한 특수 교육과 관련된 강의를 한 학기 동안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교에서 중점적으로 배웠던 내용은 특수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제가 선택한 전공이었기 때문에 특수 교육과 관련된 강의에서 배웠던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습니다. 교사가 되고 나서라도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꾸준히 배우면 되지 않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교사가 되면 그 교사가 맡고 있는 여러 가지 잡다한 행정 업무, 수업 준비, 평가 준비, 학생 생활지도 등 과중하고 어려운 업무들로 인해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꾸준히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혹시 어떤 교사가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자기가 쉬어야 하는 시간까지 특수 교육 공부에 매진하여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매우 많이 습득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지식과 정보들은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론과 실전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과지도와 생활지도가 교육 이론대로 이루어진다면 교사들이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함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문제 학생도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항상 우리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나 상황이 발생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특수 교사가 아닌 다수의 비장애인 학생들을 담당하고 지도하는 대다수의 교사들은 그러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장애인 학생들을 접해본 경험이 많더라도 장애인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돌발 행동을 많이 하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특수 교사가 아닌 교사가 모두 숙지하고 있으면서 숙지한 내용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게다가 어떤 특정 교사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많이 습득했다고 하더라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그 교사는 장애인 학생이 받는 수업의 5%~20% 정도를 담당하는 교사일 뿐입니다. 나머지 비율의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업무와 수업과 학생 지도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신경 쓰지 않고 장애인 학생들의 통합 교육을 위해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열심히 공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저 또한 학교 안에서는 각종 업무와 수업과 학생들에 대한 상담 및 생활지도로 인해 특수 교육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공부할 시간이 없으며, 학교 밖에서는 청소, 요리 등의 집안일을 하거나 여기저기가 아파서 병원을 가거나 개인적으로 중요한 스케줄을 마치는 등 저의 일상을 돌보느라 따로 특수 교육에 대해서 배울 시간이 없습니다.
제가 장애인 통합 교육이 혁신이 아니라 퇴보라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장애인 통합 교육이 좋은 취지와 의도에서 시작했을지라도 학교 현장에서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은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기 쉽고, 자기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자기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장애인 학생에 대해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포함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고등학생들도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장애인 학생들을 대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장애인 학생이 일반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통합 교육을 받을 경우 특히 학교에서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의 먹잇감이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진 학생들은 자기가 다른 학생을 괴롭혔을 때 그 학생들의 반응이 크거나 자극적이면 이를 재미있다고 판단하여 더 강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힘으로써 집단 따돌림이 발생하고 학교 폭력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장애인 학생들은 일진 학생들의 괴롭힘을 받을 때 일진 학생들이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일진 학생들의 흥미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일진 학생들의 괴롭힘을 괴롭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거나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이러한 괴롭힘을 더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일진 학생들의 그러한 괴롭힘을 자기와 친해지고 싶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 그 괴롭힘을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장애인 학생들이 교실 내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집단 따돌림을 당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사가 조사를 하고 진술서를 받을 때 장애인 학생들이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하여 가해 학생들을 저지른 죄에 맞게 처벌하지 못하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이 일부의 수업을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듣고 있는 학급이 있습니다. 지능이 일반인보다 많이 낮은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는 학급인데, 그 학생은 심지어 중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자기 자식이 지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아 검사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거부하여 부정적인 증상을 자주 보였다가 1학년이 거의 끝나갈 때 장애인 통합 교육을 신청한 케이스입니다. 이 학급의 학생들은 친구들과 장난을 치면서 "내 부탁 안 들어주면 너는 OO이다."라는 말을 전혀 조심성 없이 합니다. OO이는 장애인 학생의 이름이죠. 이 학급의 장애인 학생은 이 말을 듣고 불쾌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짝 웃으며 기분이 좋다는 제스처를 합니다.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은 이를 보고 더 신나게 선을 넘는 장난을 치곤 하죠.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의 장난은 도를 넘어서 장애인 학생이 애써 그린 그림을 찢거나 물에 적시는 장난을 하고, 장애인 학생이 학교에 가져온 과자와 음료수를 뺏어 먹거나 쓰레기통에 버리고, 장애인 학생이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데 의자를 뒤로 빼서 넘어지게 하여 꼬리뼈를 다치게 하는 등의 장난까지 합니다. 하지만 장애인 학생은 그래도 활짝 웃습니다. 왜냐하면 상담을 해보니 이 학생은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고, 학급에서 센 척하면서 다른 학생들에게 갑질을 하는 불량한 학생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자기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지 자체가 없는 것이죠. 한 번은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이 제가 수업 시간에 교실에 입실하기 전에 장애인 학생에게 제가 오는지 안 오는지 망을 보게 시켰습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있지 않는 상황을 매우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 학생이 제게 크게 혼나도록 하기 위해 품행이 불량한 학생들이 일부러 망을 보게 시킨 것입니다.
장애인 통합 교육으로 인해 학교와 교실 내에서 장애인 학생이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가 되거나 큰 상처를 받는 경우는 장애인 학생이 속한 학급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장애인 통합 교육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학생들은 장애인 학생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애인 학생이 비장애인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섞여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교사들은 비장애인 학생들에게 장애인 학생을 특별히 배려하라는 요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사들도 비장애인 학생이었으면 분명히 혼나고 지도받았을 행동을 장애인 학생이 했을 때 쉽게 혼내거나 지도하지 못합니다. 혼내거나 지도하더라도 비장애인 학생들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약한 강도로 혼내거나 지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장애인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을 역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상처를 받습니다. 학교에서 교육받는 대상은 장애인을 더 우대해 주어도 자기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상황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아직 인격과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역차별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줄일 수 있다는 장애인 통합 교육의 취지가 무색하게 오히려 비장애인 학생들로 하여금 장애인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유도함으로써 전혀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장애인 학생이 비장애인 학생보다 더 큰 배려와 보살핌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비장애인 학생이 더 큰 배려와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받을 때에는 장애인 학생들을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이 학생들이 더 큰 배려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해서 제출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상황이 자기에게 닥쳤을 때 많은 학생들이 이를 역차별로 인식합니다. 이는 일부분 교육의 문제이거나 우리나라 문화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아동의 발달 단계에 따른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나 도덕적 배려 수준이 아직 높지 않은 것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 비장애인 학생들이 많아지는 문제는 교육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장애인 학생에게 더 큰 배려와 보살핌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비장애인 학생들을 의도치 않게 차별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어떤 학교에서 유일하게 있는 장애인 학생 한 명의 담임교사를 맡고 있었을 때의 일인데요. 우리 반의 어떤 학생이 자기의 소중한 게임 아이디가 해킹당했다며 범인을 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학생이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는 학생은 자기가 게임 아이디를 잠깐 빌려준 적이 있었던 우리 반 학생 세 명이었는데, 그중에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이 한 명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장애인 학생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배부하는 교육용 이메일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가 그 학생에게 물어봤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였고, 해킹 사건이 발생해서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 자식은 자기가 사용하는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친구의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했을 리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여 장애인 학생을 제외하고 나머지 비장애인 학생 두 명에게 누가 범인이냐고 강하게 캐물었습니다. 하지만 두 학생은 자기가 범인이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며 울음을 터뜨렸고 범인은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의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한 범인은 장애인 학생이었고, 애초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하기 위해 친구의 아이디를 잠깐 빌린 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저는 억울한 감정을 느꼈을 비장애인 학생 두 명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장애인 학생을 해킹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한 잘못이 있으므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선생님들은 장애인 학생이니 처벌이 아니라 간단한 훈계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여 결국 처벌은 여론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알게 된 다른 학생들은 왜 똑같은 잘못을 해도 자기들은 처벌받고 장애인 학생은 처벌받지 않냐며 불만을 호소했습니다.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지적 장애가 있거나 조현병,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감형을 해주는 사례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고, 그때마다 지적 장애나 정신적인 문제로 흉악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감형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따지는 내용의 댓글이나 의견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 통합 교육은 이러한 상황이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어 학생 지도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장애인 통합 교육이 혁신이 아니라 퇴보라고 생각하는 세 번째 이유는,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과 섞여서 통합 교육을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정도의 장애인 학생도 부모의 욕심으로 통합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장애인 학생이라도 미래에는 여러 비장애인들과 섞여서 직업을 얻고 사회생활을 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장애인 학생이 통합 교육을 받으면서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과 어울리는 과정이 비장애인 학생들의 사회화에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교실에는 장애인 학생들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포용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다수의 학생들이 있고, 혼자서 다수의 학생들을 감당해야 하는 여건에 놓여 있는 교사가 있습니다. 이러한 교실 여건에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한 장애인 학생이 통합 교육을 받기 위해 투입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들과 그 외의 여러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기의 장애인 자녀가 장애인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한 증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자녀가 통합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하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자녀가 통합 교육을 받을지 말지에 대하여 부모의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욕심으로 장애인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한 학생들이 현재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 장애인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한데 교실에서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 사회화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수업을 방해함으로써 친구들로부터 눈총과 괄시를 받고 교사들로부터 자주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 학생의 내면에는 사회화와 적응을 위한 긍정적인 감정과 요소가 심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노, 혐오, 위축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요소가 심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교실에서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 학생들을 상대하는 것은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여러 가지로 난감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과 달리 교권이 추락하면서 학부모의 비상식적이고 상습적인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많은 현재의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자연스럽게 민원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은 학생들과 접촉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그런데 학부모의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 일반 교실에서 장애인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접촉하는 것은 "왜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취급하셨나요?", "우리 아이에게는 더 많은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셨나요?", "장애인 학생들을 더 특별하게 보살피지 못하는 것을 보니 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등등의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민원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모두 제가 실제로 들었던 말이거나 주변의 선생님들이 들었던 민원상의 발언들입니다). 결국 이러한 민원을 받지 않기 위해 장애인 학생이 수업 시간이나 학교 생활 중에 어떠한 비상식적 행위들을 하더라도 접촉하거나 지도하지 않고, 이는 아직 미성숙한 비장애인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가 학생을 차별하고 누구에게만 더 큰 혜택과 배려를 베풀고 있다는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결국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 학생을 제대로 지도하든 아니면 민원을 받지 않기 위해 접촉하지 않든 간에 교사는 다른 학교 구성원으로부터 불합리한 질타와 비난을 받고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제가 현재 수업을 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 중에도 통합 교육을 받는 것이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교실에서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이 있습니다. 자폐 증상이 심하여 매시간마다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며 옆에 있는 친구의 몸을 꼬집고 지나치게 소란스럽거나 갑자기 수업 중에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의 돌발 행동을 하는 학생입니다. 돌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도 그러한 지도의 효과는 3분을 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변 학생들로부터 수업 시간에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들으면 흥분해서 이상한 행동을 더 많이 하고 "너나 잘해!"라고 큰 소리를 지르면서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일반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다른 학생들과 교사에게 매우 큰 스트레스를 주고 수업을 제가 계획한 대로 제대로 진행할 수 없게 만듭니다. 한 번은 수업 방해의 정도가 매우 심하여 그 학생을 강하게 혼내고 지도했는데, 주변의 다른 선생님들이 "저 장애인 학생의 부모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강하게 지도하면 안 된다."라고 저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 장애인 학생의 부모는 평소에도 학교에 여러 가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자기 아이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으면 민원을 제기했다고 하더군요. 저에게 그 부모가 민원을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그 장애인 학생은 강한 지도를 받은 이후에도 수업 시간에 문제 행동을 계속 반복했으며, 자기 행동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저에게 와서 "저번에 선생님이 저를 너무 혼내서 저는 속상했어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다른 학생들은 "네가 잘못해서 혼난 건데 왜 네가 난리야?"라고 말하면서 또 학생들 간에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많이 일어난 덕분에 이 상황들을 진정시키고 해결하느라 유독 그 반의 수업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수업 진도도 항상 제일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교사로서 학교에 근무하면서 제일 크게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입니다. 집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며 엄연히 위계라는 것이 존재하는 공간이고 학교는 다수의 교사 및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며 학생과 교사 간의 위계, 선배 학생과 후배 학생 간의 위계가 있을지 몰라도 학교에서 주로 접촉하는 대상은 자기와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집에서 보여주는 언행과 학교에서 보여주는 언행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집에서는 부지런하고 부모님과 대화도 자주 나누는데 학교에서는 어떠한 것도 하려고 하지 않고 친구도 사귀려고 하지 않는 학생이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예의가 없고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도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며 교사에게 애교가 넘치는 학생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가 집에서 보여주는 언행을 기준으로 하여 학교에서도 집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언행을 활용하여 학교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이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언행을 하여 학부모 상담을 하게 되면 "우리 아이는 집에서 그런 언행을 하는 아이가 아닌데 학교에서 잘못 교육을 시킨 것 아닌가요?", "우리 아이는 집에서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차별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가요?" 등의 말을 하는 학부모들이 매우 많습니다. 이처럼 자기 아이에 대한 많은 학부모들의 무지는 학생 지도를 어렵게 하는 매우 큰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원인이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 학생을 지도할 때에는 더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장애인 학생이 교실에서 하는 문제 행동의 강도와 지속성이 너무 높아서 엄격하게 지도하거나 학부모에게 이 학생이 통합 교육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이야기하면 "우리 아이는 원래 그 정도로 장애가 심한 아이가 아닌데 학교에서 방치해서 그렇게 만든 것 아닌가요?", "원래 장애 아동은 그 정도의 문제 행동을 당연히 하는 법인데 학교가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닌가요?" 등의 이야기를 하며 교사들의 속을 터지게 합니다. 실제로 학부모 상담을 하면 비장애인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학부모에게 이야기해 주었을 때 학부모들이 믿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통합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의 경우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학교와 교사 탓을 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제가 이전에 중학교에서 근무했을 때 통합 교육을 받는 장애인 학생을 담임 학급의 학생으로 맡게 되었는데, 그 학생의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 학생인 것이 학교와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담임교사인 저와 학교에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요구를 듣고 장애의 정도가 심한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가 그러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교실 내에서 매우 정도가 심한 틱 증상을 보였고, 수업 시간 중에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과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다른 친구들이 그 학생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장애인 학생이 보여주는 틱 증상을 따라 하면서 그 학생을 놀리고 괴롭히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장애인 학생을 놀린 학생들을 엄격하게 혼내고 다시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지도했습니다. 그런데 그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에게 항의성 전화가 왔습니다. 저에게 왜 자기 아이가 지적 장애를 가진 것을 이야기했냐고 따지더군요. 저는 그 학생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을 단 한 번도 학생들에게 발설한 적이 없으며, 다른 교사들도 발설한 적이 없고 그저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학부모는 수업 시간 중에 그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교사들이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저는 그 장애인 학생 한 명을 위해서 수업을 그 장애인 학생의 수준에 맞추어 진행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그 학생의 수준에 맞추어 수업하는 것은 그 학생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다른 학생들에게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꼴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학부모는 화제를 바꾸어 집에서는 그 장애인 학생이 틱 증상을 심하게 보이지 않는데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자기 아이가 틱 증상이 있음을 알고 조롱하면서 놀리는 상황이 발생했냐고 따졌습니다. 저는 집과 학교는 공간 구조도 다르고 주변에 있는 사람의 종류와 수도 다르고 통제를 받는 정도도 다르고 다양한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보여주는 언행이 다를 수 있으며, 학생이 학교에서 주변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불안감을 더 느끼면 틱 증상이 심하게 발현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학생이 교실에서 통합 교육을 받기에 적절하지 않은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학교에서 이 학생이 지적 장애를 가진 것을 다른 학생들에게 철저히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더했습니다.
저는 그 장애인 학생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외부로 노출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학부모의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였습니다. 이처럼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가 집에서의 언행과 학교에서의 언행이 다른 것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들은 다른 학부모들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학교에 공격적인 논조로 민원을 제기합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가 교사를 형사 고소하거나 교사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사건'은 이러한 실태를 증명해 주는 듯합니다. 부모가 자기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통합 교육을 신청하여 일반 교실로 몰아넣는 것은 이처럼 자기 아이의 사회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할 수 있으며, 주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거나 그 학생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건드려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안 그래도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장애인 학생을 끌어안고 수업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교사들이 불필요한 민원, 비난, 항의에 시달리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통합 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학생의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통합 교육은 모든 학교 구성원들을 불만족스럽게 만들고 어느 학교 구성원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저는 장애 아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풍부하게 지니고 있지 않아서 통합 교육을 주제로 한 글을 쓰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교직 경험과 제가 직접 겪은 사건들, 주변 교사들이 겪고 있는 사건들, 뉴스에서 크게 보도되는 사건들을 다양한 각도로 고려해 보았을 때 장애인 통합 교육은 혁신에 가까운 변화가 아니라 퇴보에 가까운 변화라고 확신합니다. 아무리 장애인 통합 교육의 취지와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정신적 장애를 지닌 학생들, 특히 가벼운 정도의 정신적 장애를 지닌 학생들을 제외하고 그 이상의 정신적 장애를 지닌 학생들은 부모의 의사와 상관없이 장애인 통합 교육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생들은 교사가 통제해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고 교실 내에서 위험한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 학생들에게 통합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어느 학교 구성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저는 중학교를 제외하고 고등학교에서만 통합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학생들은 고등학생들보다 미성숙하고 도덕성이 덜 발달하여 장애인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나 배려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장애인 학생들이 교실에서 보여주는 문제 행동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장애인 학생과 접촉하여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애인 학생이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사실이고, 이들에게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저는 크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장애인 통합 교육과 관련해서는, 학교가 과연 그러한 사회적 배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적절한 공간인지, 그러한 사회적 배려를 하기 위한 시도가 학교 구성원들의 이익을 증진하는지, 통합 교육을 받는 당사자인 장애인 학생에게 과연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조치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숙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