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하는 산책은
선경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해 준다.
마땅히 공감되어야 할 감정에도 미동하지 않고, 사고가 깊게 잠재워진 무뎌진 마음에
아름답고, 신비롭고,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풍부한 색채로 내 마음을 가득 채워 준다.
- 평소의 산책로 -
하천가의 돌 위에 앉은 원앙새의 영롱한 깃털색은 창조주의 염색 기술을 감탄하게 한다.
자신들의 예쁜 깃털을 다듬는 재빠른 고갯짓과 물장구를 치는 날갯짓은 우아하고 매끄럽다.
물속에 군데군데 예쁘게 피어있던 꽃처럼 하천바닥에 붙어 잠을 자던 어린 물고기들이 가끔 바람이 일구는 물결에 떼 지어 이리저리 춤추는 모습에 눈길이 사로잡힌다.
꾸꾹 꽥꽥, 익살스러운 소리를 내는 집오리들과는 달리 원앙새와 비슷한 울음을 내는 오리 녀석들은 줄어든 물살을 즐긴다.
비가 한동안 오지 않아 물이 줄어 드러난 경사진 바위 위 여기저기에 흩어져 푸릇푸릇한 물이끼에 감사하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 비가 온 뒤의 산책로 -
살이 잔뜩 올라 통통하고 거대한 물고기들과
청록색과 밤색으로 예쁘게 단장을 한 오리는 비에 씻겨 맑고 깨끗해진 물결을 타고 좌우로 앞뒤로 오가며 자유롭게 뱃놀이를 즐기고 있다.
다리가 쭉 뻗어 키가 훤칠한 왜가리는 하얀 날개를 퍼덕여 어린 참새를 쫓아내면서 잘 보이는 수면 아래를 바라보며 먹이사냥에 열중하고 있다.
비가 거칠게 내리면 어디론가 사라진 새들이 보이지 않던 며칠 전의 하천가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저마다 날씨의 작은 변화에도 힘껏 감사하며 즐기고 여유를 누릴 줄 아는 작은 생명체들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고, 부러움을 느낀다.
삶을, 존재함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도 누리지도 못하고, 소통마저도 서툰 나에게 그들은 매일 새로움으로 다가와 오늘 하루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맞이할 수 있는 에너지와 희망을 선물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