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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설 Oct 19. 2016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와 카르페디엠

이런 경험 있으신가?


1. 시험 기간.  책상 앞에 앉는다. 시험 대비를 위해 교과서를 편다. 공부를 시작하려다 스마트폰 게임 한판만 하고 공부를 하자고 생각한다. 게임 한판을 한다. 그리고 게임이 끝난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다시 한판만 더하고 해야지 생각한다. 그리고 또 게임이 끝난다. '시험공부해야 하는데..'라는 약간의 불안감이 들어온다. 하지만 '한판만 더..'라는 또 다른 마음이 들어온다. '게임 한판만 하는 게 얼마나 더 걸린다구.' 하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게임이 이어진다. 결국 시험공부가 아니라 게임 공부를 하게 된다. 마음은 불안하지만 멈출 수 없다. 왠지 게임을 해도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2. 마음에 들지 않은 회사를 그만두었다.  며칠 동안은 그동안 고생한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자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뭔가 불안감이 또 엄습한다. 이렇게 쉬고만 있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왠지 쉬고 있어도 쉬는 게 아니다.


3. 지금은 회사. 하지만 재미없는 일 따윈 하고 싶지 않다. 밖에서 놀고 싶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또 이래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일을 해도 일을 하는 게 아니다.


4. 회사 일을 끝내고, 드디어 해방! 친구들과 만나 술 한잔을 걸친다. 하지만 남자들이랑 술 마시니 영 재미가 없다. 이때 여자 친구라도 있으면 더 즐겁게 놀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때로는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 생각이 나기도 한다. 노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 왠지 놀아도 노는 게 아니다.


5. 여자 친구와 만남. 카페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즐기지만 영 재미가 없다. 친구들과 PC방에서 놀걸 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여자 친구랑 놀아도 노는 게 아니다.


6. 모처럼의 휴식일. 오늘만큼은 어떤 스케줄도 없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것저것이 생각난다. 하지만 몸뚱이를 일으키는 것조차 쉽지 않다. 걍 누운 체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린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마음속으로 외치지만 공허한 외침에 불구하다.  저녁쯤에 되어서야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밖으로 나왔다. 해는 지고 있고, 왠지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날린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할 때 공부하지 못하고, 일할 때 일하지 못하며, 쉴 때 쉬지 못하고,  놀 때 놀지 못한다. 공부할 때는 놀 생각, 놀 때는 공부할 생각, 친구랑 만날 때는 다른 친구 생각, 다른 친구 만날 때는 또 다른 친구 생각, 점심 먹을 때는 저녁 먹을 생각 등을 한다.


 즉, 우리는 현재에 존재하지 못한다. 이것은 사실 행복에서 멀어지는 길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카르페 디엠' 이란 말이 있다.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 생각한다. 우리말로는 '현재를 잡아라.'라는 의미로 현재를 즐겨라 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얼핏 생각하면 '내일은 없다. 오늘을 즐겨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유명한 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 가 있다. 한 여름에 개미는 열심히 먹이를 모으고, 베짱이는 띵가띵가 노래 부른다. 겨울이 되고 개미는 모아둔 먹이로 겨울을 보내지만 한 여름에 놀기만 했던 베짱이는 먹이를 구하지 못해 결국 개미에게 도움을 청한다.

 당신이 생각하기엔 누가 카르페 디엠의 삶을 살고 있는가? 오늘 만을 생각했던 베짱이일까?

개인적으론 이 이야기만으로는 개미와 베짱이 중 누가 카르페 디엠의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여겨진다. 카르페디엠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의 현재 선택에 대한 집중이자 의지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개미와 베짱이에게 대입해보면 이렇다. 개미가 카르페 디엠을 이루기 위해선 먹이를 구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먹이를 구하는 것에 의지를 내고 집중하는 것이다. 먹이를 구하면서 머리 속에는 놀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카르페 디엠이 아니다. 반대로 베짱이가 카르페 디엠을 이루기 위해선 자신이 노래 부르고 즐기기로 선택했다면, 노는 것에 의지를 내고 집중하는 것이다. 놀고 있으면서 머리 속에는 겨울을 대비해서 먹이를 구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카르페 디엠이 이니다.

결국엔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그것에 집중하고 의지를 내는 것이 카르페 디엠이자 현재의 존재할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이것이 행복의 요소 중 하나라 생각한다. 오늘 하루 자기계발에 열심히 쏟았다고 행복한 것도, 하루 종일 띵가띵가 해서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아침이 되었다. 오늘 하루 나는 게으름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그 게으름에 집중하고 의지를 내는 것이 현재에 집중한 것이자 행복한 길 중 하나다.

아침이 되었다. 오늘 하루 나는  공부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그 공부에 집중하고 의지를 내는 것이 현재에 집중한 것이자 행복한 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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