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S MONEY, TIME IS POWER.
* 영화의 리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에서 꽂히는 부분만을 확대해서 생각을 전개해나갑니다.
개봉 : 2011년
감독 : 엔드류 니콜
출연 :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킬리언 머피
시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던 가치의 다른 해석
2011년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인제 봤다.
"사람의 나이가 25살이 되면 노화가 멈춘다. 그 대신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주어진 시간이 다 소진되면 죽게 된다. 경제활동을 해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혹은 시간을 선물 받거나 훔쳐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설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시간으로 모든 것을 산다.
커피는 4분, 고급 레스토랑 만찬은 1개월, 호텔 팬트하우스는 1년..
이렇게 시간이 화폐를 대신한다.
현재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이 인타임이 그리고 있는 미래에서는 부 이자 권력이 된다는 설정.
빨리 달리고 허겁지겁 먹고 무엇이든 빨리빨리 하는 사람은 가난하다는 증거이다.
시간=목숨 이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시간을 아껴가며 다시 시간을 벌기 위해서 노력한다.
시간이 많은 부자들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시간이 곧 부 이자 생명인 미래 사회에서 시간이 무한정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25살 이후 노화가 멈춘다. 25살 생일 이후 내가 가진 외모가 내가 평생 유지하며 살게 될 나의 겉모습이다.
100살 할머니도, 30살 아가씨도 외모만 보면 친구 같다.
영원히 늙지 않는 불멸의 세상에서 행복을 누릴 것만 같은 부자들은 무료함에 시달리며 마음이 늙어간다.
절대적 가치의 무료함, 상대적 가치의 긴장감
25살의 젊음을 간직한 채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는 눈가의 주름을 어떻게든 펴보려고 피부과를 기웃거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뱃살 때문에 우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생 그 나이로 산다면 외적인 젊음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다 젊다면..?
우리가 지속적으로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젊음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면적 대비 가장 투여되는 비용이 높은 신체 부위가 얼굴이라는 말도 있다.
내 나이 대비 어려 보이기 위해서 나보다 젊은 사람들과 비슷해지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모두가 평등하게 젊다면.. 굳이 젊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 가치는 긴장감이 있지만, 절대적 가치는 무료하다.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 생명과 직결되는 상대적인 것이 되는 순간, 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가 된다.
그렇게 인 타임이 있는 미래의 세상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고 권력이고 생명이다.
현재도 소중한 시간. 어떻게 쓸 것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것은 시간밖에 없다.
모두에게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허투루 사용한다.
Killing time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그저 시간을 대충 때우는 걸 의미하는 것만 봐도 시간은 그렇게 죽여도 상관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참..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 안에서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홈리스가 되고, 누군가는 행복해하고 또 누군가는 생을 던져 마감할 만큼 절망한다.
시간을 어떻게, 어디다가, 어떤 가치로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시간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것 같기도 하네.
영화에 대한 평이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기에 훌륭한 소재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
그렇지만 어떠한 배경지식도 없이 영화를 무작정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영화의 소재가 너무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왔고, 내가 그저 흘려보내고 있는 시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왕 주어진 시간인데, 좀 더 소중한 것에 써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게 소중한 것,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들에.. 내 귀한 시간을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