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변화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어느 순간에는 아주 작은 차이여도, 몇 달 몇 년이 지나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질 수 있다. 2년, 5년, 10년 후를 생각해보라. 35p.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세 가지 매력이 있는 책이다. 첫 번째 매력은, 습관을 환경결정론의 관점에서 다룬다는 것이다. 즉, 좋은 습관을 만드는 환경과 나쁜 습관을 없애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 개인의 의지는 그다음 문제이다. 두 번째는 습관은 곧 정체성이라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좋은 습관을 지속하는 힘을 주는 동시에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미룰 필요가 없게 해 준다. 마지막 매력은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실천방법들을 제시한다는 것. 그러니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여러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여부를 추적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난 뒤에는 책의 내용에 따라 기존의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나의 목표는 "부지런한 사람 되기"와 "영어 공부 하기"이다. 이 목표를 정체성으로 바꿔나가는 과정, 습관화하기 위한 환경을 설계하는 과정을 담았다. 여러분도 각자의 목표를 생각하며 따라와 주길 바란다.
누구든지 그럴듯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매일 같이 '실패'에 체크하기 전까지는. 점점 게을러지는 생활을 반성하고자 목표를 설정했다. 내가 꿈꾸는 모습들을 하나 씩 적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기", "일과시간에 인터넷 서핑하지 않기", "평일에는 게으르지 않기", "한국사 진도 목표만큼 공부하기" 등등. 그것들은 곧 목표가 되었다. 매일 목표를 지키고 달라져있을 멋진 모습을 상상하면 기대가 부풀었다. 현실적이게 목표 기간도 일단 짧게 2주로 잡았다. 조금씩 늘려가며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전략이었다. 5월의 일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목표 따위 쓰레기 통에 버리라고 한다. 단순히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사람이 변화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 마인드셋을 다르게 설정해보자. '살을 빼야지',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와 같은 변화 목표는 결과를 중심으로 한다. 노력을 하면 결과를 변화시킬 수 있겠지만, 우리가 흔히 겪는 문제가 있다. 목표 달성은 일시적 변화일 뿐이라는 것.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그 후에는 요요현상으로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원래의 나'가 변하지 않는 이상 숱한 목표는 의미가 없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날 거야'라는 결과 중심의 서술을 하지 말고,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야'라는 정체성 중심의 서술을 해야 한다. 즉,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행동을 통해 원하는 정체성을 조금씩 증명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다. 정체성이 바뀌면 행동이 변화한다. 바뀐 행동은 꼭 지속될 것이다.
정체성 중심의 변화
식이요법으로 5kg을 뺄 거야 → 나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야.
담배 피우실래요? → 담배 끊었어요(결과 중심 변화) or 저는 담배 안 펴요(정체성 중심 변화)
책 읽는 것이 목표 → 독서가가 되는 것이 목표
팁. 유혹에 시달릴 때, 나의 정체성을 기준으로 선택하기.
"게임하고 싶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운동을 매일 하겠다. 매일 아침 조깅을 한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자. 매일 영어공부를 할 것이다.
어제한 다짐은 오늘 잊기 일쑤다.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면 어느새 목표한 일을 깜빡하고 거르게 된다. 깜빡한 한 번이 두 번이 되는 순간 변화는 안녕. 자꾸 깜빡하거나 미루는 이유는 실행해야 한다는 신호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행 의도와 습관 쌓기를 활용해 실천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
실행 의도 : [x]라는 상황이 발생하면 [y]라는 행동을 하겠다.
습관 쌓기 : [기존의 습관]을 하고 나면 [필요한 습관]을 하겠다.
실행 의도 + 습관 쌓기 = 실천
실행 의도가 효과적인 이유는 목표 행동에 시간과 장소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헬스장에 가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자주 그래 왔듯) 어영부영 미루다가 못 가게 될지도 모른다. 반면, '6시 뉴스가 끝나면 바로 헬스장에 가겠어'라는 행동은 신호가 뚜렷하다. 6시 뉴스가 끝나면 '언제 가야 하지..' 같은 피곤한 고민 없이 가볍게 출발할 수 있다.
[x]라는 상황에 [기존 습관]을 대입하면 완벽하다. 내가 매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일을 새삼스레 의식해보고 대입하자. [기존 습관]인 [x]라는 상황은 별다른 오차 없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나는 자연스레 목표한 [y]라는 행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보통 습관으로 만들려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쁜 습관을 떨쳐내기 힘든 이유는 그 행동이 쉽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하러 나가는 것은 인내와 체력을 요구하는 고된 일일 수 있다. 반면 조금 지루해질 때마다 SNS를 훑는 것은 쉽다. 그렇게 30분이 금방 흘러간다. 이런 환경에서 의지만으로 매일 조깅을 하고, 집중하는 동안 sns를 보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좋은 습관은 쉽게, 나쁜 습관은 어렵게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2분 규칙 : 새로운 습관을 시작할 때 그 일을 2분 이하로 하라
매일 밤 침대에 들기 전에 책을 읽어야지 → 한 페이지를 읽어야지
오늘 요가를 해야지 → 요가 매트를 깔아야지
아침 조깅을 5킬로미터 뛰어야지 → 운동화 끈을 묶어야지
211p.
예를 들어, 아침마다 조깅하는 것이 목표라면 습관 목표를 "잠에서 깨면 바로 운동화 신기"로 설정하는 것이다. 모든 습관의 시작을 2분 만에 해낼 수 있는 쉬운 일로 바꿀 수 있다. 매일 토익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퇴근 후 책상에 앉아서 토익책 펼치기"처럼.
2분 규칙은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옷만 갈아입은 후 운동화를 신는다. 또 점심을 먹고 나면 그 직후에 바로 영어책을 펼친다. 일의 시작은 고속도로의 분기점과 같아서, 일단 진입하기만 하면 그 뒤부터는 쉽게 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매일 아침, 점심마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필요한 일들이 자동화되고 일상이 되기 시작하면 고민, 선택, 다짐의 피곤함에서 해방될 수 있다.
팁. 습관이 익숙해지기 전이라면 한동안은 처음 2분에만 집중해도 된다. 즉, 2분 규칙을 실행하고 멈추는 것이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이왕 시작했는데 조금 더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게 규모를 점점 늘려가면 된다.
팁. 나쁜 습관은 시작을 어렵게 만들자. 나는 핸드폰의 SNS 어플을 지웠다. 정 보고 싶으면 다시 설치해서 보다가 또 지운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면 자연스럽게 다른 일을 찾는다.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지금까지, 약 3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항상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지냈다. 입시가 다행히 뜻대로 풀린 덕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학문적으로 대단한 성취를 이뤄내는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멋있어 보였다. 부러워하고, 질투를 하기도 했다. 나도 무언가를 이뤄내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야심한 목표를 가지고 살면 발전적으로 인생을 사는 기분이 들어 우쭐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다짐만이 가득할 뿐. 이렇다 할 성취는 없다.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게을렀고 실패와 그것에 따르는 시선이 두려웠다. 나는 3년 동안 계획만 하면서 내가 뭐라도 되는 것 마냥 기분만 내고 있던 것이다.
또 그렇게 목표를 가지고 살다 보니, 하루를, 매 시간을 전투적으로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장, 단기 목표를 정하고 하루 단위 목표를 매일 생각해서 플래너에 써놓았다. 야심 찬 목표를 쟁취해야 하는 전투적인 생활은 극적인 기분이 들었으나 지속하기 힘들었다.
크게 세 가지 이유였다. 첫 번째 이유는 시간 단위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선택해야 했다. 새로운 시작을 수시로 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다. 두 번째로, 막연함과 불안함에 시달려야 했다. 세 번째로, 결과가 생기기 전까지 나는 만족하거나 행복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습관이 필요했다. 내가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습관이 공부를 하게 하고 싶었다. 내게 필요한 일, 공부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상이 되어야만 지속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습관의 힘은 내게 '이제 뭘 해야 하지'에서 오는 피곤함을 많이 줄여주고 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가장 유용한 배움을 하나 꼽으라면 '정체성 중심의 변화'를 하라는 주문이다. 결과 중심 변화를 꾀하는 생활. 눈 앞에 목표와 원하는 결과를 두고 사는 '결과 중심' 삶은 고달프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만족과 여유, 행복은 유예된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까 봐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 앞에 무력하다. 결과마저 안 좋다면 무너지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와 반대로 '정체성 중심의 변화'는 과정 중심이다. 하루하루 내가 믿는 나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이미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있다. 그 정체성을 바탕으로 유혹을 떨쳐내고 해야 할 일을 찾아간다. 그렇게 오늘의 일을 마치면, 내 믿음, 정체성은 더 짙어진다. 오늘, 매번 행위마다 만족을 느끼는 생활이다. 지금 시간을 훗날의 준비과정이 아니라 지금 자체로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이다. 결과? 습관은 지속될 뿐 결과가 필요하지 않다. 좋은 습관은 자연스레 좋은 결과를 가져 올 확률이 높다. '내일을 위한 오늘'에서 벗어나 '오늘을 위한 오늘'을 되찾은 기분이다. 큰 위안이 되었다.
자기 계발서는 뻔하지만, 이 책은 뻔하지 않다. 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