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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C Dec 08. 2023

셀프 종이책 발행기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그 마지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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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I 시대의 책 디자인 방법

3. 텀블벅 초보의 프로젝트 런칭 기록

4. 셀프 인스타그램 광고 집행기



오늘은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과정에 대해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는 창작자가 A-Z까지 직접 책임져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단계가 어떻게 보면 가장 부담이 큰 단계였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시작하는 단계도 제가 직접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은 동일했지만, 이제까지는 웹 상에서만 작업을 했다면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는 모든 것이 비로소 현실 세계로 귀착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종이책 출판 프로젝트였다 보니 직접 책을 인쇄도 해야 하고, 굿즈도 실물로 제작하고, 이를 안전하게 포장해 배송도 해야 했습니다. 많은 후원자분들께서 저를 믿고 후원해 주신 만큼,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퀄리티로 미션을 완수하고 싶었기에 부담감이 컸고, 인쇄와 배송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프로젝트 마감 몇 주 전부터 미리 미지의 영역인 '인쇄'와 '배송'에 대해 최선을 다해 탐구한 결과 별다른 어려움 없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의 경험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해보려 합니다. 



1. 종이책 인쇄

저의 프로젝트의 핵심은 '책'이었기 때문에, 종이책이 높은 퀄리티로 제작되는 것이 당연하게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종이책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히 표현하자면 (1) 글 완성 및 교정 - (2) 인쇄용 파일 제작 - (3) 인쇄 사양 결정 - (4) 실제 인쇄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저는 (1)과 (2) 과정은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얼추 해두었다 보니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는 마지막 수정 정도만 진행했습니다.


(1) 글 완성 및 교정 

저의 경우 이미 글을 완성한 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었다 보니, 마무리 단계에서는 오탈자 및 맞춤법 검사만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수차례 글을 직접 읽어보고 또 가족들에게도 점검을 부탁했고, 인터넷상의 여러 국어사전 및 맞춤법 검사기도 적극 활용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렇게 열심히 점검했는데도 나중에 종이책 인쇄본에서 오탈자가... 발견되긴 하더군요ㅠㅠ 어떤 일이든 늘 만드는 사람 눈에만 안 보이는 오류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2) 인쇄용 파일 제작

 <AI 시대의 책 디자인 방법> 글에서 언급했듯, 저는 이미 책의 표지 및 내지 디자인도 얼추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내지는 교정된 글을 새로 얹고 목차 디자인을 살짝 바꾸는 정도로만 마무리했습니다. (내지 파일 제작에는 Adobe Indesign을 활용했습니다.) 

표지에 사용된 메인 일러스트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Midjourney AI를 사용해 생성했는데요, 실제 책의 표지는 앞표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뒤표지와 책등, 날개까지 필요하다 보니 나머지 부분은 Adobe Illustrater에서 제가 직접 제작했습니다. 앞표지 역시 기본 일러스트 위에 별빛을 더 그려 넣는 등 제 마음에 들게 가공을 좀 더 추가했고요. (참고로, 저는 제목 및 저자명 부분에는 후가공으로 은박을 넣었는데, 이런 경우 [잉크로 인쇄되는 영역]의 파일과 [후가공이 들어가는 영역]의 파일을 분리해서 저장해야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 확정안


(3) 인쇄 사양 결정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인쇄 사양을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미리 종이에 대해 공부(?)를 조금 했음에도 어떤 종이로 책을 만드는 게 가장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일지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직접 모든 종이를 사서 만져볼 수도 없고, 인쇄 경험이 없다 보니 어떤 종이가 저의 표지 색감을 잘 표현해 줄지도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는 일단 표지와 내지로 자주 사용되는 종이의 종류에 대한 정보만 익혀 둔 상태에서 '인터프로프린트'라는 큰 종합인쇄 업체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보통 그런 곳에서는 인쇄 규격 상담도 해준다고 들어서 저도 충무로에 위치한 출고실로 찾아가 보았는데, 실제로 인쇄에 자주 사용되는 종이의 샘플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두께나 질감 등을 만져보며 판단할 수 있었고, 담당자분을 통해 유사해 보이는 종이 간의 차이나 장단점에 대해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 끝에 제가 고심해서 결정한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A5 (148mm X 210mm), 무선제본, 옵셋인쇄

표지: 아르떼 울트라 210g, 무광코팅, 컬러, 앞/뒤 날개 100mm

후가공: 무광은박 (제목 & 저자명)

내지: 미색모조 80g, 흑백

(*제가 이번에 배운 점은, 무조건 비싼 종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두꺼운 종이가 좋은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지의 경우 미색모조 80g과 100g 중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직접 종이를 넘겨보며 비교해 보니 100g은 조금 빳빳한 느낌이라 시중의 다른 책들처럼 부드럽게 넘겨지지 않더군요.)


이렇게 사양을 결정한 후에는 실제 인쇄를 맡길 인쇄소를 결정해야 했는데요, 저의 경우 어머니가 이전에 수차례 작업을 함께 했던 인쇄소를 소개해주셔서 비교적 수월하게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상담을 받았던 인터프로프린트는 디지털 인쇄 전문이라 옵셋 인쇄는 어차피 외주를 맡긴다고 해서, 직접 다른 인쇄소를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혹시 궁금하실까봐 정보를 남겨보자면, 저는 을지로에 위치한 '윤성문화인쇄사'를 통해 진행했고, 좋은 가격으로 깔끔하게 진행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했습니다. 다만 몇몇 업체에 견적을 의뢰해 비교해 본 후 결정하는 것도 꽤 일반적인 방법인 것 같아서, 이전에 믿고 맡기던 인쇄소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면 먼저 여러 업체를 후보로 두고 비교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4) 인쇄

실제 인쇄에 들어가는 일정이 확정되고 나면, 인쇄소에서 '인쇄 감리'를 보러 오라고 일정을 알려주십니다. 인쇄 감리라는 말은 저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의도한 대로 표지의 디자인 & 색감이 잘 표현되는지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는 절차였습니다. 사실 저는 출판/인쇄에 있어서 전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제가 찾아가서 보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인쇄 과정을 직접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조금 들어서 회사에 2시간 휴가를 쓰고 찾아가서 색감을 체크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미 전문가분들께서 알아서 잘 진행해주고 계셨어서 저는 별다른 수정 없이 확인을 마쳤고, 저와 비슷하게 '어차피 가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싶으신 분들은 인쇄 감리는 생략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인쇄된 종이 한 장을 기념으로 챙겨주셔서, 나름대로 소소한 즐거움은 있었습니다ㅎㅎ)

저의 책 표지가 인쇄되어 나오고 있던 현장


2. 굿즈 제작

저의 경우 종이책이 가장 핵심이었기 때문에 사실 굿즈 제작에는 그리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지는 않았습니다. <텀블벅 초보의 프로젝트 런칭 기록>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인이 주문해 본 경험이 있는 마플(MARPPLE)에서 제작을 진행했고, 굿즈 디자인은 이미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다 준비를 해두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마감 이후에는 수량을 맞춰 주문을 넣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대량 주문 특성상 일정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보니 고객센터를 통해 일정을 협의했고, 그 결과 안전하게 타임라인에 맞춰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휴일이 껴있거나, 주문량이 너무 많으면 생각했던 것보다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더군요. 대량 주문의 경우 고객센터로 연락해 언제까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친절하게 일정 협의에 응해주시기 때문에 유선상으로 혹은 챗으로 연락을 취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특히나 텀블벅 프로젝트처럼 후원자분들과의 신뢰가 엮여 있는 경우, 일정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3. 포장 & 배송

선물 포장과 배송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도 꽤 난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직접 할까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일단 600여 건의 포장을 혼자 소화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무리가 있을 것 같았고, 포장재 주문 및 택배 발송 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계약을 맺는 편이 더 나아 보였습니다. 풀필먼트 업체에서는 보통 포장재 및 택배 발송 비용을 할인가로 제공하다 보니 전체 금액을 따지면 제가 직접 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리고 텀블벅의 경우 창작자 가이드 페이지에서 제휴를 맺고 있는 다양한 파트너사를 소개하고 있다 보니, 저는 큰 고민 없이 텀블벅 물류 파트너사 중에서 견적 및 서비스가 좋다고 판단되는 업체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쉽다'라는 업체와 진행했는데, 제가 진행할 당시 이벤트가도 괜찮았고 책이 파손되지 않도록 포장도 꼼꼼히 해주셔서 만족했습니다. 특히 제품 입고 & 포장 & 출고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제공되는 점이 매우 편해서,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분이라면 해당 업체도 고려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포장&배송이 단계상으로는 책이나 굿즈 제작 이후가 되다 보니, 풀필먼트 업체는 나중에 알아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책과 굿즈를 직접 수령했다가 풀필먼트 업체 쪽으로 다시 보내는 것도 일이기 때문에, 미리 풀필먼트 업체를 알아봐 두고 책과 굿즈 배송처를 해당 업체 쪽으로 등록해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종이책 600여 권은 생각보다도 더 부피/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인쇄소에서 아예 트럭으로 옮겨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예 인쇄소 측에 풀필먼트 업체의 창고로 입고를 부탁드렸고, 결과적으로 아주 편하게 별다른 관여 없이 인쇄부터 배송까지의 과정을 전문가분들의 손을 빌려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종이책 & 굿즈



이상으로 저의 <그림자 마법사들> 텀블벅 프로젝트 과정에 대한 기록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이전에 한 번도 뛰어들 일이 없었던 인쇄 및 풀필먼트의 세계를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고, 이번에 새로운 것을 정말 많이 시도했다 보니 나중에 다른 도전에도 용기 있게 뛰어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의 프로젝트 기록 시리즈가 저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그냥 끝내면 아쉬우니까 저의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를 공유드리면서 끝내보겠습니다. 이미 마감되긴 했지만, 저의 준비 기록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한번 구경해 주세요!


https://tum.bg/Jp5J8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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